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서경환 부장판사)는 16일 회사에 수 천 억 원의 손실을 떠넘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으로 기소된 김승연(60) 한화그룹 회장에게 징역4년과 벌금 51억 원을 선고했다.

이어 한화그룹 경영지원실장으로 김승연 회장의 지시를 이행한 혐의로 기소된 홍동옥 여천NCC 대표이사에 대해서는 징역4년과 벌금 10억원, 한화국토개발 대표이사로 비자금 조성에 가담한 김관수씨에게는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각각 선고하고, 재판부는 김 회장을 포함해 실형이 선고된 이들 3명의 피고인을 모두 법정구속 했다.

재판부는 이날 “김 회장은 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위장계열사 한유통. 웰롭을 부당지원하고, 계열사 보유주식을 누나 측에 저가로 양도해 각각 2천833억 원, 141억 원의 손해를 끼쳤고, 차명 주식거래로 15억 원의 양도소득세를 포탈했다”며 김승연 회장의 유죄를 인정하고, “김 회장은 한화그룹의 지배주주로서 영향력과 가족의 지위를 이용해 차명 계열사를 부당지원하는 등 손해를 끼쳤으며, 모든 범행의 최대 수혜자로서 반성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 “김승연 회장은 모든 공소사실에 대해 이는 전적으로 홍동옥 씨의 단독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한화그룹은 피고인을 정점으로 일사불란한 상명하복의 보고 체계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검찰이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본부조직에서는 김 회장을 CM(체어맨)이라고 부르면서 CM은 ‘신의 경지’이고 절대적인 충성의 대상이며 본부조직은 CM의 보좌기구에 불과하다고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화그룹 관계자는 “재판부의 이날 결정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즉시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