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을 향한 한국 학생의 몸부림 [시대극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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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 향한 한국 학생의 몸부림 [시대극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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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학생 한국 여학생 유인 극 실패

[시대극2] 일본인 학생 한인 여학생 유인의 전말
 
총 등장인물


구식 - 남 주인공, 1939년 일제식민지 당시 중학 6년(지금 고등 3 년)의 당찬 청소년

국희 - 여 주인공, 위 당시 여중 5년, 민규호씨의 딸로 구 식의 연인

소희 - 명랑한 떡팔이 소녀, 국희의 의동생

대구역장 - 국희 외삼촌, 구식이를 돕는다

민규호 - 국희 아버지, 대구대동한약종상경영, 애국심이 강하다

메가다 쥰이찌로 - 메가다 겐진의 아들, 일본인 학생으로 국희를 짝사랑 하다 납치극을 벌인다

메가다 겐진 - 메가다 다네다로(한말 재정고문)의 아들. 금 밀반출 실패로 자결함

똘만이 - 매가다 겐진의 심복

재선 - 구식이 의형제 중 둘째로 노조에 가입하여 활약 함

임용: 의형제 중 셋째로 의협심이 강하고 채란과 사랑 함

채란: 영리한 어린 기생

고주임; 경북도경 고등계 한인 형사주임

앵두: 구식이 모친, 옛 기생

미나미 지로: 당시 조선총독

정무총감: 총독부 2인자

기무라: 정무부총감, 반도삼총사

후지마: 총독부 감찰과장

요다: 총독부 정보과장

다께미아: 대구지역 헌병대장, 반도삼총사

오노: 경북도경부장, 반도삼총사

국희 친구: 1,2,3


쥰이찌로 친구: 요다 등 한국 남학생 1,2,3들
 
 

[ 참고 ] 대본 중 ‘ --- 기록 --- ’된 부분은 실재적 역사 임
 
  

제 1막 

때: 1939년 경, 일제 말기

장소: 대구 달성공원 앞 광장

무대: 공원 정문 앞에 잡화 물과 과자들이 진열된 두 칸 쯤 되는 제법 큰 가게가 있다. 처마에서 달아낸 차양 막 아래 간이 의자와 탁자 몇 쌍이 놓여 있다.



막이 열리면,

그 곳에 중학 5, 6학년(현재 고2-3년) 쯤 되는 여학생 3-4명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고, 고급 천으로 된 산뜻한 교복을 차려입은 말쑥한 여학생이 들어서자, 반가워한다.



여학1: 국희야, 니는 우째 맨날 꽁뱅이고.

국희: 조양회관에서, 춘원 이광수선생의 초청강연을 듣다가 거만.

여학2: 소설나부랭이를 쓴다는 왜놈 앞잽이--, 그 분 말이지--.

국희: 그래, ‘의무교육과 우리의 각오’라는 제목인데--, 우리도 하루 빨리 신학문을 깨우쳐야한다는데 느낀바가 컸어. .

여학2: 조선문인협회 회장 자리도 일본 놈이 시킨거래.

여학1: 배워서 손해 볼끼 오딧노 예, 그 분이 처음 쓴 ‘무정’이란 소설 있째, 내사마 여주인공 기생 영채가 국희 니하고 꼭 닮았다고 생각한기라.

여학3: 야, 이 문둥아, 국희가 선영이를 닮았지, 우째 기생 영채를 와 닮았다 카노.

국희: (웃으며)기집애들 별것을 갖고--시끄럽기는.



국희는 그 얘기속의 영채가 되었던 선영이 가 되었던 간에 남자 주인공 형식이 같은 애인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솟구치자 쓸데 없는 망상을 한다 싶어 입가에 야릇한 미소를 띠다 지운다.

이 때 초등학교 3-4학년 쯤 되는 소녀(소희)가 떡 바구니를 들고 그들 앞에 나타난다. 

 
소희: 언니들 예, 인절미 좀 사주이소.
 
국희는 그 소녀를 유심히 살펴본다. 흰 저고리와 짧은 치마는 광목천으로 낡아 있지만 깨끗이 빨아 풀을 먹여 보기 좋았고, 눈은 초롱초롱하고, 영리해 보인다. 

국희: 예야! 니 이름이 뭐시고.

소희: 소희라 케요.

국희: 이름이 예쁘구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이 떡 전부다 얼만데--.

소희: 언니가 다 산다카먼, 헐케 해줄께요---, 5원 주이소마.

국희: 그래 전부 다 다오, (떡 바구니 채 탁자에 올려놓고) 우리 떡 먹자.

여학1: 국희만 만나면 내 목구멍은 잔치 날이라 컹께. (모두 떡을 집어 먹는다)

국희: 소희야, 니도 같이 먹자. 부모님이나 형제가 있니--,

소희: 엄마만---. 몸이 불편해요.(어머니가 아픈데도 티 없이 명랑하다)

국희: 학교는

소희: 쉬고 있어요.

국희: 돈 받어 (국희는 치마 춤에서 지갑을 꺼내 10원짜리 두 장을 소희 손에 쥐어 준다)

소희: (십원짜리가 둘인 것을 보고) 어마! 언니 왜 카십니꺼(돈을 받았다가 국희에게 도로 주려 한다)

국희: 오늘이 내 생일이야, 고아원이나 양노원에 갈라 켄는데--, 니 어머니가 아프다 안켔나--,

소희: 그래도 예.

국희: 소희야 내일 이 시간 요기서 다시 만나자.(새끼 손 까락을 내어민다. 소희는 얼떨결에 손을 내밀어 걸었다, 학생 모두 박수를 친다)

국희는 소희를 동생으로 삼겠다고 생각했다.



여학1: (국희가 예쁜 동생이 있으면 좋겠다고 한 말이 생각나서) 소희는 이제 복 터졌꾸마.

소희: (상기된 얼굴로)언니 내일 꼭요, 엄마를 동산병원에 모시고 가야지--, 언니들 안녕, (소희는 퇴장한다)
 
이 때, 소희가 퇴장한 쪽에서 중학 5-6년 쯤 되어 보이는 남학생 4-5명이 들어서며, 국희 일행 쪽으로 다가간다. 소희는 다시 들어와 남학생들이 국희 일행에게 수작을 거는 것을 보자,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바삐 퇴장한다.



요시다: (국희를 가리키며) 조 계집애 만 놔두고 모두 쫓아버려 

다른 남학생들이 우루루 달려들어 국희 친구들을 발길로 차고, 손으로 후리처서 모두다 쫓아버린다. 국희를 다라나지 못하게 막아선다.
 
여학2: (끌려가면서) 야! 깡패새끼야! 너그들이 감히 대 낮에 무슨 행패냐(팔을 휘젓고 달려든다)
 
남학생1이 뺨을 후리치니 엎어진다. 다른 남학생이 일으켜 옷소매를 잡고 끌고 나간다. 외톨이가 된 국희는 남학생들에게 팔목을 잡혀 공원 뒤편으로 발버둥 치며 끌리어 가는데 이 때 어떤 준수하게 생긴 일본남학생 하나가 나타나서 행패부리는 남학생 일행을 덮치며 

메가다: 고노 조센진 바가야로-- 

 
번개 같이 국희의 손목을 잡고 있는 학생의 윗도리 목깃을 잡자 어느새 둘러매고 뒤로 던져버리는 것이다. 그러자 그들은 모두 겁을 먹고 사방으로 달아났다.

국희는 조선 학생에게 낭패를 당할 위기에서 일인 학생으로부터 구제된 것이다. 둘이는 가게 앞 의자로 가서 앉았다.



메가다: 괜찮소까 (국희는 일본인이지만 고마웠다. 이목구비가 뚜렷하여 다소 호감이 갔다)

국희: 혹시 이름은

메가다: 와다구시와 메카다 쥰이찌로 데스요

국희: 메카다 라 켔지요

메가다: 하이, 메카다데스요 (으시되는 투다)


국희는 언젠가 아버지와 함께 조양회관에서 서상일 선생의 강연을 듣던 기억이 떠오른다.
 

-- 일본이 노일전쟁에서 연전연승하여 조선에서 힘의 우위를 확보한 후, 경쟁국인 청국과 러시아 등 제 세력을 몰아내고 우리조정을 압박하여 한일 간에 용빙협약을 체결하게 되었는데, 그 협약에 따라 일본 내각의 대장성국장 메가다 다네다로(目賀田種大郞)라는 사람이 한국 정부의 재정고문으로 부임하였고, 외교고문에는 스티븐스라는 미국인이 부임하였다.

 

그 때부터 우리나라는 국가 재정과 외교권이 일제의 지배하에 들어가 사실상 그들의 속국이 되었다. 이런 과정에서 재정 고문 메가다가 제일 먼저 한국화폐개혁을 통해 조선의 금융과 통화를 일본이 장악토록한 후, 일본 은행으로부터 천삼백만 원이란 거금을 고율 차관으로 빌려와 관리의 채불 임금과 각종 공 기관의 운영 및 용역비에 충당했고, 한국 조정은 그 돈을 만져보지 못하고 빚만 떠안게 되었다.

 

당시 조선정부의 일 년 예산이 천이백만원 정도였으니 천3백만 원은 너무나 큰 빚이다. 더하여 외국선박 항구 이용 세, 관세 등을 담보로 일본이 이익을 챙겼고, 철도부설권, 광산개발권 등 이권을 독점하여 한국을 착취하였던 것이다. 이런 경제 침탈의 최초 실무 원흉이 메가다란 재정 고문 이었다 --
 

그 이후 국희는 우연히 아버지로부터 재정고문 메가다의 아들이 대구 상공계에서 활동하며 세도를 부리고 있다는 예기를 들은 바도 있었던 것이다. 이 학생이 바로 악질 대구 메가다의 아들이리라 고 짐작했다.

그러나 국희는 깡패로부터 구제해준 그를 냉정하게 대할 수 없어 경계하며 세심하게 관찰 하였다. 메가다라는 이름 때문인지 어딘지 모르게 천박한 느낌이 들고, 진실 되지 못한 부랑기가 풍겨난다고 생각되었다. 국희는 가게 안으로 들어가서 사이다와 과자를 들고 나온다. 사이다 뚜껑을 열고 컵에 따르며,
 
 
국희: 오늘은 너무 감사했어요 (의례적 고마움을 표하자)

메가다: 무슨 그런 말씀을! 사실 나는 일 년 전부터 국희씨를--,(야릇한 미소를 띠며, 그는 사이다 잔을 입에 대고 한 목음 마신다)
 
가게 안에서 안익태씨가 근년에 작곡하였다는 애국가 리듬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온다. 조선 사람의 한이 녹아 흐르는 것 같다. 국희는 싸늘한 눈으로 메가다에게 

국희: 가봐야 해요, 친구들이 걱정이 돼요. (국희가 일어서려는데)

메가다: 잠깐만, (국희는 잡힌 손을 빼고 의자에 앉자) 국희씨의 오도상(아버지)이 약정골목에서 한약종상을 경영하는 착실한 집안이라는 것도 알고 있어 다래

국희: 우리 아버지를
 
국희는 이 말을 듣고, 섬뜩 놀란다. 나를 일 년이나 뒤를 쫒고, 아버지까지 알고 있다니, 우리 집이 독립 운동의 아지 터인 것을,
 
메가다: 나는 일본귀족 가문에서 태어났어 다래, 한말 조선정부의 재정고문 메카다 다네다로씨가 와다구씨노(나의) 오지상(할아버지)이고, 나의 오도상(아버지)와 다이큐(대구)에서 이름 있는 혼도노(정말) 부자 데쓰요(입니다).

국희: 메카다상 소래(그것과)와 와다구시와 관가이(관계)가 나이데스요(없다)
 
국희가 바로 일어서려는데, 방금 전의 떡팔이 소희와 대륜고등학교 뺏지를 단 당찬 학생이 국희 친구들에게 행패를 부렸던 서너 명의 학생을 끌고 그 곳으로 들이 닥친다. 이를 본 메가다는 얼굴색이 파랗게 질린다. 당찬 학생은 그 들을 국희 옆 좌석에 발길로 차서 강제로 앉게 한다. 

구식: 야! 기다나이(더러운) 닛봉진, 니 이름이 메카다 준이찌로지. (놀란 메가다는 대답도 하지 아니하고, 같이 끌려 온 학생들을 보며)

메가다: 아니, 어찌 됐소까.

요시다: (한 학생이 구식의 눈치를 보며) 메가다 상, 달아나는 데 이 학생에게 잡혔다 데쓰요

남학1: 저 분의 한 빤지에 요시다가 엎어지길래 우리 셋이서 죽자고 달려들었는데---, 번개 같은 고시나게(엎어치기)를 당하여 잠간 사이 모두 길바닥에 처박힌기라요.

남학2: 저 학생이 니 이름을 물어 ‘메카다’라고 하였더니, 메카다--, 메카다라 했제 하며, 조용히 따라오지 않으면, 메카다를 내 햄마 빤지로 골통을 부셔버린다고 협박하기에 이렇게--.
 
이 소리를 들은 국희는 얼굴색이 변하더니 메가다를 향해

국희: 못된 닛본진(일본인), 연극을 꾸미고서--, 메카다라 할 때 알아 봤어 

떡 팔이 소녀 소희가 바구니를 든 채, 

소희: 언니! 요전에도 저치들이 어떤 언니에게 해코지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조양회관으로 들어가 저 오빠를 대리고 왔어요.

구식: 저는 장구식입니다.

국희: 민 국희입니다. 너무나 고마워요.
 
장내 불이 꺼지며 희미해진다. 소복을 한 처녀들 너 댓이 무대 한 편으로 나와서 ‘울밑에선 봉선화’(?)를 합창한다. 불이 꺼지며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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