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는 늘 '만만하게 볼기만 맞는 놈'인가
담배는 늘 '만만하게 볼기만 맞는 놈'인가
  • 홍경석 기자
  • 승인 2003.11.05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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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는 흡연자와 비흡연자가 마땅히 취사하는 당당한 '기호품'이다

요즘의 정치판을 보노라면 한 마디로 머리까지 혼란스럽다.

천문학적인 금액을 기업으로부터 받았다는 정치권의 무변한 후안무치함은 국민들의 속을 여지없이 뒤집어 놓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의 정치판을 바라보고 있자면 상탁하부정(上濁下不淨)의 연속이라고 밖에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지난 1997년 대법원에서 2천 2백 5억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았을 당시에도 "정치자금으로 다 써 버려 돈이 없다"고 버티고는 급기야 지난 4월의 재산명시 심리 법정에서는 보유중인 예금액이 고작 "29만 1천원밖에 없다"고 밝혀 국민들의 공분과 조소를 불러일으켰던 인물이 바로 전두환 전 대통령이었다.

하지만 최근까지 언론에 의해 파악된 전씨 일가의 재산은 최소한 2백 50억원대에 이른다고 하니 전씨의 거짓말은 이제 백일하에 드러난 셈이다. 그러한 거짓말로 인해 10월초 가재도구가 경매처분된 데 이어 11월중에는 전씨의 자택별채마저 경매될 처지에 봉착하였다니 이 얼마나 부끄러운 귀결이란 말인가!

또한 최근엔 '열린 우리당'이 민주당에서 분당하면서 연일 대선자금에 대한 난타전이 벌어지고 있다. 현 대통령의 일등공신이었던 사람이 하지만 이제는 일급저격수로 변신하여 "받았다", "안 받았다"며 점입가경의 이전투구를 벌이고 연일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젖히며 적나라한 치부까지도 죄 까발기고 있음은 역시도 상탁하부정의 연장선상이라 하겠다.

이처럼 권력과 정치를 통해 치부하려는 행위는 성실하게 생업에 매진하면서도 내 집 장만은 커녕 먹고살기에도 급급한 필부들의 가슴에 대못을 치는 일종의 배신이며 중범죄라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함에도 전(前) 정권의 실세로 일컬어졌던 권노갑씨는 1인분에 무려 30만원짜리 식사를 즐겼노라는 모 호텔 종업원의 증언까지 나와서 국민들을 허탈하게 했다.

믿고 존경할 수 있는 깨끗한 정치인과 원로가 없는 사회이다. 그래서일까... 주지하다시피 경제불안이 가중되면서 보릿고개형 생계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 저간의 초상인 것이다. 누란의 위기에 봉착한 대한민국호(號)는 과연 어디로 가고있는지 그저 암울할 따름이다.

그럼에도 보건복지부 장관은 마치 담배와는 철천지 원수간이라도 되는지 "담뱃값을 매년 갑당 1천원씩을 올리겠다"고 난리이니 실로 어이가 없다. 주지하다시피 빈부격차의 심화로 인해 저간의 세태는 전기료와 수돗세마저도 내지 못하는 빈곤층이 점증하고 있다. 위에 열거한 바 그대로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는 커녕 절망과 우려감만을 확산케 해 주는 정치로 인해 국민들은 담배라도 태우면서 울화를 애써 삼키고 있는 것이다.

필자 역시도 복지부 장관의 담배가격 인상 철학(?)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 바는 아니다. 담배가격의 인상분을 재원으로 하여 흡연으로 인한 폐해의 구제사업 기금으로 활용하겠다는 발상은 인정한다. 하지만 "우리도 이젠 선진국 수준으로 담배가격을 인상하겠다"는 복지부 장관의 발언에 이르면 고개가 갸우뚱거리는 것도 부족하여 이내 손사래까지 치게 되는 것이다. 전기료와 수돗세마저도 내지 못하는 빈곤층이 점증하고 있는 사회가 어째서 '선진국'이란 말인가.

'만만한 놈만 볼기 맞는다'는 속담이 있다. 서민들의 시름을 달래주는 기호품인 담배를 늘상 폄훼하고 매도하는 것도 모자라서 가격에 커다란 날개까지 달아 고공비행을 시키려는 복지부의 정책은 당장에 재고되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담배는 '만만하게 볼기만 맞는 놈'이 아니다.

담배는 흡연자와 비흡연자가 마땅히 취사하는 당당한 '기호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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