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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멕시코

^^^▲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멕시코>의 포스터^^^
검은 장발에 검은 색 가죽옷. 총이 가득 든 기타케이스를 들고 황량한 벌판에 놓여진 도로를 따라 걷는 사나이가 있다. 그는 '황야의 무법자'도 '돌아온 장고'도 아니고 '존 웨인'은 더욱더 아니다.

그가 바로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이 10여년에 걸쳐 만들어 오고 있는 '마리아치' 시리즈의 최종판 격인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멕시코(이하 <멕시코>)>의 <엘 마리아치('연주자'라는 뜻)>다. 단돈 7000달러로 <엘 마리아치>라는 영화를 만들어 단번에 주목을 받기 시작한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은 3년 후 후속편인 <데스페라도>를 만들어 흥행감독의 입지를 굳혔다.

어릴 적부터 VHS 카메라를 항상 손에 쥐고 살았다는 그의 재치가 돋보이는 <멕시코>에서 그는 감독뿐만 아니라 각본, 제작, 촬영, 미술, 편집, 음악을 직접 도맡아 했다. 그렇다면 <멕시코>는 어떤 영화일까.

엘 마리아치(안토니오 반데라스)는 멕시코에서 이미 전설로 불리워지는 사나이다. 사랑하는 아내 캐롤리나(셀마 헤이엑)와 딸을 마르께즈 장군에게 잃고 자신도 치명상을 당한 채 숨어지내고 있다. 삶의 의미를 잊고 지내던 그에게 CIA 요원인 샌즈(조니 뎁)가 접근한다.

마약 카르텔의 보스인 바리요(윌렘 데포)가 계획하고 있는 쿠데타를 저지하기 위해 엘을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바리요의 오른팔인 마르께즈장군에게 복수할 기회라는 생각에 동참하기로 하는데...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의 작품에서 늘 보여지듯 <멕시코>도 또한 한껏 가벼운 유머가 주를 이룬다. <스파이 키드>시리즈에서 볼 수 있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멕시코>에서도 비슷하게 등장한다.

통기타 대신 등장하는 일렉기타는 마치 기관총과 같은 성능을 내고, [엘]의 동료인 [벨리니(치치 마린)]의 기타 케이스는 폭탄을 실은 버기카로 돌변한다. 감독의 장난스런 상상이 돋보이는 장면들이다.^

<멕시코>에는 반가운 얼굴들이 꽤나 많이 등장한다. 2편부터 함께 했던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셀마 헤이엑을 비롯해 빼어난 연기력과 매력으로 헐리우드에서도 상한가를 치고 있는 조니 뎁, 그리고 윌렘 데포와 미키 루크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또한 가수 훌리오 이글레시아스의 아들이자 자신도 라틴 팝의 스타로 군림하고 있는 엔리케 이글레시아스도 한 몫을 한다. 3000만 달러라는 제작비로 어떻게 이런 라인업을 짤 수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데스페라도>에서 '바텐더는 죽지 않는다'고 믿지만 결국 죽어야만 했던 그 '바텐더'가 이번에는 CIA요원인 샌즈에게 정보를 파는 역할로 등장하고, 전편에서 [엘]을 죽이기 위해 단검을 던지던 '킬러'가 이번에는 샌즈의 수족인 쿠카이(대니 프레조)]로 모습을 보인다. 유명배우들의 그늘에 가려 단번에 눈에 띄지는 않지만 어쨌거나 반가운 얼굴들이다.

감독의 빼어난 능력, 화려한 출연진은 분명 <멕시코>를 믿음직스럽게 만들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채로 폼잡는 데 여념이 없는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자신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 주지 못하고 산만한 연기를 보여주는 조니 뎁은 감독의 의도된 연출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쉽게 공감을 하기 힘들다.

여기에 비중이 높은(유명한) 배우들이 너무 많이 등장을 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아내의 복수를 하고자 하는 엘, 쿠데타를 노리는 [바리요], 동료의 복수를 하려는 퇴역 FBI 요원, 뒤에서 이를 조종하는 CIA 요원 샌즈는 저마다 자기 이야기를 2시간동안 뱉어낸다. 얽히고 설킨 그들의 복잡한 관계는 흥미롭지만 플롯의 핵심을 흐리게 하는 요소다.

<멕시코>는 적은 돈으로 블록버스터 급의 영화를 만들어 제작자와 평단, 그리고 관객들까지 열광케 만들었던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의 신작이지만 왠지 또 한편의 '전편만 못한 속편'이 나왔다는 생각을 감출 수가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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