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순간이 영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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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순간이 영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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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냉정과열정사이>

^^^▲ <열정과 냉정 사이>의 포스터^^^
1. 마지막 인사(?)

준세이의 손가락이 사람들 틈 사이에서 까딱까딱 아오이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순간, 피식 웃음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 사랑의 완성이던가, 아니면 사랑의 시작이던가. 피렌체에서 밀라노를 거쳐 도쿄까지, 그들이 다시 만나기까지 그들은 길고도 화려한(?) 여정을 거친다.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는 그런 영화다. 눈물은 나오지 않는데, 진한 감성이 느껴지는 영화. 아, 그들은 그렇게 서로를 용서하고 화해를 하는구나. 그것이 사랑인 것이구나, 하는 탄식. 감독은 이 슬프지만 기쁜 영화 곳곳에 재치있는 코미디를 적절히 가미하면서, 자칫 지루할 뻔한 영화를 대중적인 재미를 부여하면서 잘 연출해낸다.

2. 피렌체에서 도쿄까지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중세회화 복원사로 일하고 있는 준세이. 서른번째 생일날 피렌체의 두오모 성당에서 함께 하자던 아오이와의 약속을 가슴에 묻은 채 살아가던 그에게, 어느 날 그녀의 소식이 전해진다.

그녀가 살고 있다는 밀라노로 달려가보지만 그녀 곁엔 이미 마빈이라는 다른 사람이 있다. 어색한 만남을 뒤로 한 채 돌아오는 준세이. 그런데 그가 공들여 복원해오던 치골리의 작품이 누군가에 의해 찢겨져 있다. 애정을 갖고 일하던 스튜디오마저 문을 닫게 되고, 준세이는 다른 미래를 찾아 도쿄로 돌아온다.

아오이와 함께 했던 추억의 장소를 찾아가보지만, 사랑을 속삭이던 카페도, 처음 만난 중고레코드 가게도 모두 사라져버렸다. 그 무렵 친구로부터 아오이가 자신을 떠나게 된 비밀을 알게 된 후, 밀라노에 있는 그녀에게 편지를 띄우는 준세이. 오지 않는 답장을 기다리던 어느 날 피렌체의 스튜디오로부터 연락이 오고, 준세이는 피렌체로 다시 돌아온다.

한편, 준세이를 떠나보냈지만 마음 속으론 늘 그를 사랑하고 있는 아오이. 준세이의 편지로 인해 과거의 추억 속으로 다시 젖어들 무렵, 그녀의 새로운 연인 마빈은 미국으로 함께 떠날 것을 제안한다. 드디어 아오이의 서른번째 생일날, 준세이는 10년 전 약속을 지키기 위해 피렌체의 두오모 대성당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3. 냉정과 열정 사이

“피렌체에 있는 두오모 대성당은 연인들의 성지래.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곳... 서른 번 째 생일날, 나와 함께 거기 가줄 거지?”

이 영화는 그러므로, 사랑에 관한 영화다. <냉정과 열정사이>엔 대체 무엇이 있을까? 그를 떠나고 싶지 않지만, 떠나야만 했던 어쩔 수 없는 상황. 가슴 속 열정은 들끓는데, 나의 이성은 냉정한 판단을 내려야만 할 때. 아오이가 준세이를 떠났을 때, 그녀를 버린 건 준세이였다.

오해에서 비롯된 이별은 그 후, 서로에게 심한 상처가 되어 서로를 방황하게 만들지만, 그들은 다시 만난다. 그러나, 그들의 앙금은 가시지 않았고 그들은 다시 헤어진다. 그리고, 마지막. 준세이가 마지막으로 그녀를 잡을 수 있는 이유는 그녀의 마음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그가 확인한 순간이었다.

<냉정과 열정사이>에는, 이거다 하고 정의할 수 없지만 어쩌면 다시 만나야만 되는 그들, 그러니까 영원한 사랑을 맹세해야 하는 미묘한 마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그것이 인생인 것이니까.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때는 해야되지만, 소명이 다하는 그날까지 가슴 속의 열정만큼은 버리지 말아야 할 테니까.

준세이와 아오이의 사랑은 신파적이지 않다. 그들이 다시 만나는 순간, 손가락을 까딱하는 것만큼이나 가벼우면서도 그 작은 순간이 영원한 것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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