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제품의 블랙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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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제품의 블랙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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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재 생산 기업 중국 진출 신중하게 해야

 
   
  ^^^▲ 중국 역사유물인 청동 두상
ⓒ 사진/china.org.cn^^^
 
 

블랙홀은 중력이 너무 커서 심지어 빛조차 빠져나갈 수 없는 천체를 말하는데 블랙홀은 빛을 빨아먹긴 하지만 결코 빛을 밖으로 내보내지 않아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

중국이 천체 중 블랙홀과 같은 작용을 하는 국가로 인식될 만한 장점과 위험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보아도 그리 틀린 얘기는 아닐 듯싶다.

인력자원의 풍부성, 저렴한 인건비, 중국 정부의 외국기업 유치 열정 및 지원 정책, 무한 가능성의 잠재 시장 등으로 한국을 비롯해 많은 선진국 제조업들이 유행처럼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겨가고 있다.

최근 일본의 정보기술업체들이 중국 진출을 서두르고 미국, 프랑스, 독일 등 많은 기업들이 중국에 이미 진출했거나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이 우후죽순격으로 진출한 기업들의 성공률은 그리 높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최근에 중국 정부는 신기술을 중심으로 기업들을 받아들이고 있지만 지난 친 중국인들의 모방 기술, 불법 복제기술의 범람으로 진출 초기의 시장 진입에 따른 비용과다지출, 후에는 중국 기업의 모방, 복제에 의한 따라잡기로 이익을 제대로 낼 수 없는 상황이 비일비재하다.

다시 말해 중국 진출의 어느 정도 자유롭고 손쉽지만 이윤을 창출을 통해 자국으로 송금하기가 매우 어려워지고 있을 뿐 아니라 자칫 기업을 고스란히 중국인들의 손에 넘겨주고 빈손으로 되돌아오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복제·모방 천국으로 외자기업 힘겨워

최근 미국의 경제신문인 <월 스트리트저널>지는 1993년에 중국에 진출한 미국의 그레이트 레이크사는 중국 진출 성공사례로 손꼽힐 정도로 성장가도를 달리다 격심한 중국기업과의 경쟁에 휘말려 매출 및 이윤창출이 급감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 소비자제품을 판매하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외국 회사들은 중국 국내 경쟁사로부터 심각한 경쟁에 직면하고 있다. 외국회사 중역들은 그들의 제품이 신기했고, 소비자들은 감동하고, 중국 회사들의 경쟁은 보 잘 것 없었던 90년대 중반을 그들의 황금기로 묘사하고 있다.

미국의 <메릴린치>는 금년 초에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중국내의 치열한 경쟁 때문에 이윤이 줄어들어 진출 기업들이 이익을 내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레이트 레이크사는 93년 중국에 진출 100% 과일주스를 생산, 판매해 참신한 시도로 받아들여졌고 당시 많은 다국적기업들의 수많은 실패를 피할 수 있었다고 한다. 동사는 베이징에 근접한 항구도시인 텐진에 있는 공장에서는 중고 설비를 이용하는 등 저비용을 유지했다.

대도시에 집중했고 중국인의 입맛에 맞추었으며 신선함을 강조하기 위해 투명한 유리병에 내용물을 넣었다. 1995년 처음으로 이윤을 올리기 시작했다.

1997년에는 사업 확장을 시도 텔레비전 광고에 4백만 달러(우리돈 48억원)를 투자하면서 26개 도시로 확장해 나갔다. 이때 중국의 경쟁기업이 나타나 그레이트 레이크사 제품의 반 가격으로, 좋은 품질의, 더 큰 용량의 제품을 생산해냈다.

또 현대적인 수퍼마켓이 등장해 진열대 위의 진열 비용을 더 많이 요구했다. 이렇게 환경 변화에 따라 그레이트 레이크사는 지난 2년 새 가격을 40%나 낮추지 않으면 안될 처지가 됐다.

과거 일본이 외국의 선진기술을 모방해 우선 제품을 만들 팔고 이윤을 남겨 새로운 기술을 창출하는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기술 선진국에 진입했던 것처럼 중국이 일본 못지 않을 정도로, 아니 어쩌면 일본 이상으로 모발기술과 복제기술로 선발주자들을 치고 올라오면서 이제 중국은 치열한 경쟁시장(head-to-head competition)이 돼가고 있다.

앞서 말한 과일 주수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과일 쥬스 시장은 대만의 팅이 홀딩사, 유니-프레지던트 엔터프라이스, 코카콜라의 3개회사가 100%주스의 절반가격으로 10%짜리 주스를 출시이후 2001년부터 급성장을 하기에 이른다.

이에 따라 다른 주스회사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어 주스와 드링크제 판매액은 14억 달러(1조6천800억원)를 기록 전년대비 40%의 성장을 기록하는 등 치열한 경쟁관계가 유지되고 있다.

그레이트 레이크사는 과일 주스 시장에서 이제 연간 1천만 달러를 판매, 년 20%성장을 유지하고 아직 이윤을 내고 있다. 그러나 팅이 홀딩스와 같은 후발 주자가 시장의 20%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유니 프레지던트사는 현재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패거리(관계)중심 상관습 기승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베이징 시노블 푸드사는 95년도에 레스토랑에서 '넥타'를 판매하기 시작, 판매 첫해에 이윤을 냈다. 그러나 역시 이 분야에도 중국 내 경쟁업체들이 대두하자 주스 판매처는 레스토랑에서 슈퍼마켓으로 옮겨갔다.

금년 4월에는 시노블 드링크라인의 가격을 반이상 낮추지 않으면 안되게 됐다. 결국 회사의 최대 투자자인 캐나다의 라손드 인더스트리는 작년 930만 달러(111억원)의 영업손실 후 중국 투자를 줄일 것이라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같이 외국기업이 소비제품을 들고 중국에 들어가 크게 성공하기가 대단히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은 너무나 모방기술과 복제 기술이 뛰어나기 때문이며, 상관습에 있어서도 소위 '꽌시(관계)'를 중시하기 때문에 돈 좀 될 듯 싶으면 자기들끼리 소위 패거리 장사를 통해 외국기업을 위협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필자가 아는 대만에서 국수공장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대만과 중국 사이의 금문도 바로 위쪽에 있는 복건성에 국수공장을 차렸다. 특히 중국도 대만 기업인들을 동포 차원에 많이 끌어 들였다.

그는 복건성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공장 가동 초기부터 이익을 내면서 사업이 확장 일로에 들어서려 하고 있었다. 복건성 간부들은 그 공장에 자기들이 아는 여직원을 채용해 달라고 부탁을 해 의심 없이 채용했다.

초기엔 그 여직원 등이 열심히 일하고 복건성 관계자들과의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공장 운영에 전혀 지장이 없었다. 7개월쯤 지나자 그 여직원과 대만사장간의 소위 부적절한 관계가 이뤄지고, 부적절한 관계까지 이뤄진 마당에 사장은 서로 신뢰하고 대만을 오고가고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공장과 관련된 일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았다. 도대체 되는 일이 없었다.

사장은 그 이유를 물으러 복건성 관계자를 만났다. 일이 안 풀리는 이유 및 문제 해결차원에 만났던 것이다. 그런데 대만 사장은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공장을 자기들에게 저렴하게 넘기든지 아니면 손 털고 대만으로 가라는 최후통첩 같은 얘기를 듣고 황당했다 한다.

그러나 아무리 법적 절차를 밟아 그 공장 가동을 유지시키려 했으나 관계기관에선 막무가네로 일처리를 해주지 않아 결국 빈손으로 대만으로 되돌아 왔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 이야기는 여러 사례중의 한 예에 불과하다. 이렇듯 중국은 특히 소비제품에 대해선 철저하게 패거리 사업을 통해 외국기업을 괴롭힌다.

우리 나라 중소기업도 저렴한 인건비에 현혹돼 많은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했고 또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중국 자체가 보유하지 않은 첨단 기술 제품이거나 그들이 금방 모방할 수 없는 기술제품은 별 문제 없이 기업 운영이 가능하지만 단순히 인건비 차원의 중국진출엔 사전에 철저한 조사를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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