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정부-시위대 대화 결론 못내
이집트, 정부-시위대 대화 결론 못내
  • 김상욱 대기자
  • 승인 2011.02.07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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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시위대, 무바라크 즉각 퇴진 거듭 요구

 
   
  ^^^▲ 카이로의 반정부 시위대원들 일부가 군의 장갑차 궤도 바로 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 AP^^^
 
 

이집트 정부와 무슬림형제단을 포함 반정부 시위대 간에 6일(현지시각) 대화를 개시하면서 정국이 진정 기미를 보이면서도 반정부 시위대는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즉각 퇴진 주장을 철회하지 않아 앞길이 주목된다.

6일 오마르 술레이만(Omar Suleiman) 부통령과 반정부 시위대 연합간에 시위발발 이후 처음으로 대화를 시작해 정부측 나름대로 언론자유 및 경찰병력의 원대 복귀, 정치범에 대한 일부 석방 등 대폭 양보안을 제시했으나 시위대 지도자들은 정부의 제안을 거절했다.

시위대는 무바라크 대통령의 즉각 퇴진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퇴진이 이뤄질 때까지 다시 협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이집트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현재 이집트의 정국은 무바라크가 즉각 퇴진을 할 경우 그 이후의 대안이 마땅치 않고, 계속 무바라크가 지금까지 주장하는 대로 퇴진을 거부한 채 직무를 수행할 경우, 반정부 시위대의 퇴진 요구가 더욱 거세어지는 상황에 놓여 있어 진퇴양난(進退兩難)의 형국에 빠지게 되는 어려운 입장이다.

특히 반정부 시위대 측의 대화 참가자들은 “우리 어느 누구도 시위대의 대표가 아니다”면서 “우리는 시위참가자들이 요구하고 있는 한 가지 요구(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가 관철될 때 까지 압박을 계속 가하기로 했다”면서 정부측 제안을 거절했다.

시위대측은 “현재 통치체제는 거꾸로 가고 있다”면서 “현 상황은 매일 더욱 많은 (정부 측의) 양보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시위대의 주장을 고수했다고 에이피(AP)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사태가 진정국면으로 접어들고는 있다. 지난달 25일 시위 발발 이후 12일째 일상의 업무가 마비됐으나 6일부터 은행 업무가 개시됐고, 증권거래소가 다시 문을 열었으며, 일부 학교도 다시 개교를 했다. 그러나 야간 통행금지는 존속하고 있으며, 군대의 탱크들도 주요 공공기관 건물이나 주재 대사관 및 중요 기관에 대한 경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시위 대응차원으로 무바라크 대통령은 오는 9월 임기까지 채우고 재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양보를 하다, 시위 양상이 더욱 거세지자 내각을 해산하고 새로운 부통령을 임명하면서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그는 아들(가말 무바라크)에게 권력승계를 하지 않겠으며, 집권당인 국민민주당(NDP) 지도부 6명이 퇴진하는 등 무바라크 입장에선 일련의 양보를 거듭했으나 반정부 시위대는 조건 없는 즉각 퇴진 요구를 철회하지 않고 있다.

6일 양측간의 대화에서 정부 측은 강력한 통제 속의 1개월 전에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양보, 즉 ‘언론의 자유’를 주겠다고 거듭 양보안을 제시했으나, 시위대는 무바라크의 퇴진 없는 양보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시위대의 주류를 이루는 무슬림형제단은 지난 1954년 이후 현 집권세력의 최대 라이벌 그룹이다.

무바라크 집권 이후 30년 동안 이른바 야당 세력은 정부에 의해 근본적으로 항의 한 번 제대로 할 수 없는 처지였다. 이날 양측 대화에서 정부측은 시위대의 주요한 요구에 양보 없이 시위대를 달래려고 일부 양보안을 내 놓았으나 결코 시위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무바라크의 거듭된 퇴진 거부 때문이다.

시위대들은 무바라크의 퇴진 사유로 경기침체, 부정부패, 만연된 빈곤의 악순환, 고물가, 고실업, 장기집권에 따른 국민들의 염증 등을 내세우며 무바라크의 퇴진을 집요하게 주장하고 있어 대화에도 불구하고 타협에 의한 해결책이 쉬워 보이지 않는다.

한편, 1979년 안와르 사다트 전 이집트 대통령이 미국의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정을 체결 한 이후 집권을 한 호스니 무바라크는 미국의 좋은 친구(a good friend)로서 역할을 해왔으나 이집트 국민들의 격렬한 시위로 미국도 오락가락하는 대 이집트 전략으로 혼선을 빚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위 초기 ‘질서 있는 정권 이양’을 내세우다 시위 양상이 격해지자 ‘즉각 퇴진’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가, 다시 그의 퇴진에 따른 이집트 정국 불안을 내세우며, “이집트의 미래는 이집트 국민들이 결정 할 일”이라며 한발 빼고는 “그가(무바라크) 하고자 하는 것은 오직 그만이 안다(Only he knows what he's going to do.)”고 말하면서, 점진적이고도 평화적인 이양 쪽으로 방향을 다시 돌리는 등 이집트 반정부 시위대와는 거리가 있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미 행정부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집단 세력인 ‘무슬림형제단(Muslim Brotherhood)’이 무바라크 이후의 새로운 집권세력으로 부상을 할 경우 미국의 국익에 해로운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무슬림형제단은 이집트 정파 중의 하나이며, 그들은 국민들의 대부분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집단이라고 말하고는 있다.

대화에 참석했던 무슬림형제단의 대표자격인 에쌈 엘 에리안(Essam el-Erian)은 “이집트가 더욱 강력한 수백만 명의 시위를 수용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에 무바라크가 이번 주 말쯤 고집불통의 태도(퇴진거부)를 중단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그의 퇴진을 기대하고 있는 등 미국의 기대와 이에 응하는 태도에 엇박자가 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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