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연말을 기해 남측의 진보계열 단체와 일부 지자체 등에 연하장을 배포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은 이 연하장 메시지를 통해 '6.15 공동선언에 기초한 애국활동을 바란다.'는 내용을 호소했다.

이 소식에서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이 최근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와 산하 본부, 범민련, 한총련, 민화협, 우리겨레하나되기, 인천시, 강원도 등 단체 30여 곳과 개인 10여 명 등 총 50여 곳에 팩스로 연하장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특히 인천시와 강원도는 단체장이 민주당 소속이란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 연하장에서 북한은 "새해에도 남북공동선언의 기치 밑에 나라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며 조국통일을 위한 애국활동에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하장을 받은 50여 수신자 중에서 33곳이 통일부에 접수 사실을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이처럼 친북 또는 종북세력으로 판단하는 남측 단체와 개인에게 연하장을 발송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현상은 아니지만 현 시국을 볼 때 민감하다는 게 안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북한은 2001년 이후 남측 종교·사회단체 및 개인들에게 신년 인사와 대남 선동 내용의 연하장을 발송해 왔다.

이에 앞서 북한은 지난달 23일에도 연평도 포격사건의 책임이 한국과 미국에 있다는 요지의 팩스를 종교·사회단체와 대북 경협기업 등 총 80여 곳에 발송한 바 있다. 이처럼 긴장국면 속에서 북한이 팩스를 통해 선전 메시지나 선동적 연하장을 집중 발송하는 것은 '남남갈등'을 부추겨 국가 안보전선을 약화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번 연하장 수신대상에 일부 지자체가 포함된 것은 비교적 친북성향의 지자체가 대북 물자지원에 나서도록 종용하기 위한 것으로 정보당국은 해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