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남녀상열지사>의 한 장면^^^ | ||
영화가 끝나갈 때 즈음, 유난히도 맑은 하늘은 무엇을 설명하려 하는 것일까. 과연 그들의 삶이 그토록 맑았다고 할 수 있을까. 시대가 몇 년이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우리네 현실에서 진실은 죽었고, 모략과 계략은 아직 존재한다. '아직'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아직'이란 단어에 희망을 품어본다.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는 인간의 본성에 대하여 진지하게 묻지만, 그것을 풀어내는 방식은 결코 진지하지 않다.
조선의 바람둥이 조원은 당대 최고의 정절녀인 숙부인의 정조를 뺏는다면 자신의 몸을 주겠다는 조씨부인의 제안에 게임을 시작한다. 이미 그 게임의 결론은 보지 않아도 대부분은 눈치챌 만한 것이겠지만, 그 게임에 조원이 몰입하는 방식은 결코 쉽게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다.
게임에 지나치게 몰입하다 보면, 눈앞에 놓여 있는 패를 놓치는 수가 있다. 조원의 실패는 거기에서 비롯된다. 그는 작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그는 승리했다. 그러나 그 승리는 결코 진정한 승리가 아니라 패배였다. 그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승리가 아니라, 패배였을 것이다.
<스캔들 - 조선 남녀상열지사>의 제목이 암시하듯, 그들이 함께 가는 마지막 길은 기뻐야만 하는 것일진대, 영화는 결코 기쁘지 않다. 그러나 오히려 그것이 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계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높은 기대에 비해 영화는 다소 실망스럽기도 하다. 초반의 진부한 설정과 지루한 대사들, 때로는 신선감이 떨어지는 설정들까지.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는 뛰어난 기획력과 완성도 높은 재미는 있을지언정, 신선한 아이디어는 별로 없다. 몰입할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이 뛰어난 배우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여운은 그들이 가야만 했던 높디높고 맑디맑은, '하늘'이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사랑이 사람을 변하게 한다지만,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는 장난이 사람을 변하게 만든다는 (물론, 이건 좀 우스갯소리기이긴 하지만) 아주 웃기는 설정이다.
좋은 쪽으로의 변화는 좋다. 아니, 좋은 쪽이라기보단 진실한 쪽으로의 변화가 좋은 것이다. 그 변화에 의한 비극이 닥친다 해도, 그것이 결코 불행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원하는 진실을 이루었으니, 이제는 죽어도 여한이 없으리. 영화는 그렇게 말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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