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때로는 연출이 필요하다”
“대통령도 때로는 연출이 필요하다”
  • 정화영
  • 승인 2003.09.16 15: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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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의 시사만화가 눈에 비친 노무현 대통령 6개월

^^^▲ 노무현 대통령^^^
지난 연말 대선에서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승리가 확정됐을 때, 시사만평을 그리는 필자로서는 한 가지 걱정이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새 정부가 출범하고 당분간은 정권 비판거리가 없어지게 되고 그렇지 않아도 선거에 져서 기죽어 있을 야당에 대한 비평만화만 계속해서 그려대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순진한 발상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야말로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대통령과 검사들의 토론이라는 사상 초유의 파격적 행보로 시작된 노 대통령의 권위 파괴적 언행이 방송과 신문을 통해서 여과 없이 그대로 전달되면서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로 하여금 저러다가 생방송에서 방송사고라도 터지는 건 아닐까 하는 조마조마한 마음까지 들게 했다.

취임 불과 3개월 만에 "대통령직 못해 먹겠다는 생각이 든다" 라는 섬뜩한 말을 하는가 하면 계속되는 국내외 기자회견장에서도 불필요한 부연설명을 너무 길게 해 '그쯤에서 좀 멈추었으면...' 하는 아슬아슬한 심정으로 가슴 조이며 지켜보게 하는 등 대통령을 풍자해서 만들어낼 수 있는 소재도 하루가 멀다 않고 마구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던 것이다.

필자는 여기서 노무현 정부가 취임 7개월째로 접어든 현재까지 전반적 국정운영 철학의 빈곤이라는 총체적인 문제 제기에서부터 경제불황에다 파업 등 사회혼란, 신당 문제를 둘러싼 여당과의 불협화음, 그리고 기득권 보수언론과의 첨예한 대립, 대미 저자세 외교 등에 이르기까지 연일 터져 나오는 혼란상을 보고 있다.

사안별로는 기대에 못 미치는 부문도 있었지만, 노 대통령은 우리 사회 곳곳에 잠복돼 있는 잘못된 관행과 아직도 덜 완성된 민주주의에 대한 가치 등의 기본적 과제에 대해 검찰과 국가정보원, 국세청 등을 대통령과 통치 기구로부터 해방시키고 제왕적 대통령의 폐해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기득권에 집착하며 권력과의 암묵적 흥정을 벌여 왔던 기존의 보수 거대 신문들과도 서로 아쉬울 것 없는 건강한 긴장 관계로 관계 정립을 해내겠다면서 바탕적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기자는 이 지점에서는 방향타를 올바로 잡고 있는 것으로 공감하고 지지를 보내고 싶다.

"알맹이는 지키되 껍데기는 바꿔라"

하지만 이러한 일련의 방향과 대통령이 생각하는 국가 전반의 시스템 개혁, 다시 말해 행정 조직의 체질을 능동적인 구조로 완전히 바꾸어 놓음으로써 사회 곳곳의 잘못된 병폐들을 공직사회 조직에서부터 바로 세워 놓는 역할을 참여정부가 해보겠다는 의지는 취임 반년이 지나가고 있는 지금, 오늘의 현실을 볼 때 막연히 진행되고 있겠거니 하고 짐작만 하게 될 뿐이다.

기실 겉으로 드러나는 수많은 난제와 혼란만이 더 크게 확장되어 피부로 느껴지는 작금의 상황은 국민들의 불안 지수도 따라서 그 도를 넘어서게 하고 있지는 않는가 심히 우려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찌됐든 앞서도 말했듯이 노 대통령의 기본적 소신은 올바른 방향점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을 믿는 기자로서는 중심을 잃지 말고 끝까지 그 의지를 밀고 나가 주기를 바란다.

그럼 이제 그 껍데기 얘기를 좀 해 보기로 하자. 많은 국민들이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은 지금까지의 정치인들과 비교해서 그래도 때가 덜 묻고 진실한 사람이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대체로 이견이 없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더 많은 사람들이 그를 못 미더워 하고 있으니, 그것은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다시피 '경솔한 언행', 바로 거기에 원인이 있는 것이다.

반대자이건 지지자이건 간에 수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또 지적해도 정작 대통령 본인이 외면하는 것인지 아니면 도저히 스스로 통제가 안 되는 것인지 모를 일이지만 이 문제가 적절히 제어되지 않는 한 참여정부가 성공하건 실패하건 여부를 떠나서 짧은 5 년이라는 임기는 혼란의 연속으로 비추어 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을 우선 지적하고자 한다.

동물의 세계에서 수많은 무리들이 믿음직한 우두머리를 따르는 원리는 인간이라고 해서 동물인 이상 그 자연적 원리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다. 상사 또는 집단의 리더를 따르고 안 따르고의 기준이 되는 것은 말초적으로는 믿음직스러운가 그렇지 않은가를 판단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것이고 우선은 사람인 이상 '말'이라는 표현 수단을 보고 신뢰감이 결정 지어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젊은 세대, 기성 세대를 막론하고 이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모두 같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말을 줄여야 한다! 다소 분위기가 경직되어 보이는 한이 있더라도 대통령이 공석에서 입을 열 때는 사전에 면밀히 계획되고 검토된 서면을 읽는 것으로 과감히 캐릭터를 바꿔야 한다."

그렇게 검토된 사안을 행동으로 옮김으로써 인정받은 연후에 비로소 부담이 적은 자리에서 보여지는 지금과 같은 솔직하고 소탈한 대통령의 면모는 오히려 국민들로 하여금 소중한 빛으로 발할 수도 있는 것이며 대통령의 자리는 그래서 연출도 때로는 필요하다는 것이다.

작년 대선 때 상대 인물에 대한 얘기를 해 보자. 정몽준 후보가 '정풍' 이라는 이름으로 급작스럽게 인기몰이를 할 수 있었던 동력은 노 후보보다 더 똑똑해 보였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월드컵 4강의 붐 때문이었을까?

물론 다른 원인도 있었지만 어차피 미디어의 위력은 사람의 감성을 움직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듯이 터놓고 말해서 말은 좀 어눌한 듯해도 허우대와 말에서 느껴지는 신뢰감 면에서 더 좋은 점수를 얻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결국 대선 바로 전날 상상할 수 없는 즉흥적 행동으로 그 실체를 드러내며 산산이 깨어지기는 했지만 말이다.

또 90년대 후반 무렵부터 부상하기 시작한 이회창 후보는 어땠는가? 그 당시 DJ와 YS를 비롯한 정치인들과 비교해서 얼마나 왜소해 보였으면 "그 사람은 너무 가시 같아서 대통령감으론 글쎄..." 하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그 후에 한나라당 내에서 강한 장악력을 발휘하기도 하면서(정당의 비민주적 운영문제의 폐단은 여기선 논외로 하기로 하고) 언행에 무게를 실은 결과, 노 후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안정감 면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결국 노 후보의 고전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에서도 교훈을 얻어야 하지 않겠는가?

말 실수의 문제는 거대 보수신문에서 확대 재생산해 내서 그렇다느니 대통령의 타고난 천성이기 때문에 바꿀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분명히 말하고 싶다.

"노 대통령, 알맹이는 지키되 껍데기를 확 바꾸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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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논객 2003-09-17 08:37:08
기자라면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 더구나 그것이 사적인 자리에서의 취담이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나가는 기사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그런 면에서 정화영 기자의 기자수첩은 도를 지나치다 못해 섬뜩하기까지 하다. "대통령의 껍데기를 벗겨야 한다"는 막가파식 발언은 독자들을 공포로 몰아 넣기에 충분하다. 가뜩이나 인터넷 언론의 절제되지 않은 행동이 뜻있는 국민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는 요즘이다. 기자라면 자신의 기분대로 펜가는 대로 써내려 갈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절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 정화영 기자. 당신은 이제 졸지에 막가파식으로 아무 말이나 해대는 기자가 된 거요. 당신도 좀 연출이 필요한 것 같은데 어떻게 연출을 하실 생각이오? 꼬투리나 잡고 왜곡이나 일삼은 언론에는 별 말을 못하면서 꼬투리 잡힐 일을 하지말라고? 자 한번 물어봅시다. 이 기자수첩을 쓴 당신이 꼬투리 잡일 일을 한거요, 아니면 내가 쓴 위의 글이 잘못된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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