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의 현실인식, 필연인가 전략인가
스크롤 이동 상태바
부시의 현실인식, 필연인가 전략인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지도 떨어지고, 국내외 압력 거세지고, 경제 휘청거리고

 
   
  ^^^▲ 부시 미 대통령
ⓒ 사진/whitehouse.gov^^^
 
 

조지 W.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종전을 선언한 지난 5월 1일 이후 처음으로 7일 밤, 미 전역에 생중계된 텔레비전 연설에서 이라크 전후 현실에 대해 간접적이나마 현실적 인식 태도를 보였다.

그는 이라크 전후 사정이 잘 돼가고 있지 않다고 말하며 이 현실을 타개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유엔을 위시한 동맹국들의 협조, 더 많은 자금 그리고 미국의 희생이 따를 것이라고 말하기에 이르렀다.

부시는 당당했다. 지금까지 부시 대통령은 9.11테러 이후 줄곧 우리의 대 테러전은 ‘중간 정도에 와 있다’고 말하면서 “자유의 적은 절망적 상황에 빠져들 것이며 그들은 필패할 것“이라고 끈질기게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았었다.

그러면서 부시는 지난 3월 이라크 침공 후 에이브러험 링컨호에서 5월1일 당당하게 이라크 주요 전쟁이 끝났다고 선언하며 향후 이라크는 큰 무리 없이 잘 해결될 것이라고 호언해 왔다.

이처럼 부시의 호언장담식 종전 선언에 대해 리처드 게파트(미주리) 하원의원 같은 이는 "문제는 대통령이 사진촬영쇼를 했다는 것이다. 그는 항공모함에 전투기를 타고 착륙해 전쟁이 끝났다고 선언했다"면서 "그러나 그는 아무런 계획도 없었고 우리에게 필요하고 우리 병력들이 다른 나라들로부터 정당하게 받아야 할 도움도 결코 우리에게 오지도 못했다"고 꼬집기도 했다.

7일 부시 미 대통령이 텔레비전 연설에서 말한 이라크 전후 상황은 당초 3월 공격, 즉 충격과 공포 전쟁을 통해 사담 후세인을 1개월 이내에 축출하고 이라크인들이 미군의 해방군을 맞이할 것으로 여겼으나 지금의 현실은 이와는 상당한 차이가 나고 있는 상황이다.

미 국방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라크에서 미국 작전 비용은 1개월에 약 39억 달러(약 4조7천억원) 가량으로 추산돼왔으며, 이 비용에는 파손 장비 교체나 탄알 같은 간접비용은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의원들은 행정부로부터 이라크에서의 군사비용 및 재건비용이 한 달에 45억 달러(약 5조 4천억 원)정도 소요된다는 얘기를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부시, 불끄기 바쁘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텔레비전 연설에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의 대 테러전 비용 870억 달러(우리돈 약 104조원)를 의회에 요청하고 이라크전을 반대했던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을 의식해서인지 과거를 잊어버리자고 하면서 이라크 전후처리에 협조해줄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동맹국들 모두가 다 사담 후세인을 축출하려는 우리 결정에 동의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하면서 "그러나 우리는 과거의 이견으로 현재의 임무가 방해받도록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는 대량살상 무기(WMD)를 보유하고 있어 이를 기어이 찾아내고 말겠다고 장담했으나 이번 연설에서는 그 문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이 없었다. 대량살상무기를 지금까지 찾아내지 못해 부시의 진실성이 곤두박질치고 이에 따라 지지도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내년 대선과 더불어 이라크 현실이 너무 예상 밖으로 사태 발전이 이뤄지자 ‘과거는 흘러갔다’ 그러므로 ‘앞으로나 잘해보자‘는 식의 급박한 현실을 반영이라도 하듯 발언을 했다. 마치 일방적으로 일을 벌려놓고 일이 잘 풀리지 않자 급한 나머지 우선 협조해달라는 형국이다.

독자적으로(go-it-alone), 고집스럽게, 그리도 일방주의적으로 일처리를 함으로써 생겨나는 필연적인 귀결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래도 부시는 살아있다

현재 민주당뿐만이 아니라 공화당조차도 백악관에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국민들에게 지금 이라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또 이라크 문제를 다룰 정책은 있는지를 진실되게 말하라고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백악관 텔레비전 생중계 연설에서 "이 문제는 시간이 걸리고 희생이 요구되는 일"이며 "우리는 대 테러전에서 이 필수적인 승리를 거두고 자유를 증진시키며 미국을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필요한 일을 할 것이며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지출할 것"이라고 말하며 절대로 대 테러전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했다.

부시는 현재 이라크 주둔 미군은 13만 명이며 외국 병력이 더 필요하다고 말하고. 영국과 폴란드가 이끄는 두개의 다국적 군대가 미군과 같이 주둔하고 있다며 미군 사령관들은 제3의 다국적군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현재 이라크 주둔 미군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현지 군고위 관계자들은 말했었다. 그래서 부시행정부도 그렇게 믿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서 막대한 대 테러전 비용을 요구하고 동맹국들의 협조를 구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은 달리 말해서 소위 미 매파들의 오류를 간접적으로 시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온건파인 콜린 파워 국무장관에게 부시의 힘이 옮겨가는 듯한 상황으로 볼 수도 있다. 그렇다고 강경파들이 부시 힘의 이동을 가만히 보고만 있을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할 시점이다.

부시 대통령은 "유럽, 일본, 중동국가들 모두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에서 성공함으로써 혜택을 받을 것이며 그들은 그 성공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두 나라에서의 성공에 기여하지 않으면 어디 두고 보자는 것인지 그 진의는 분명하지 않다.

부시, 진정 변하는가

지금 미국경제는 불황이며 세금 삭감 정책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은 여전히 높다. 미국 국민들의 관심은 9.11테러 직후부터 얼마 전까지 대 테러전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부시를 지지했다. 그러나 여론은 바뀌어가고 있다. 최우선 관심사는 경제적인 문제이다. 관심사가 경제로 바꾸어지면서 부시 인기도는 수직강하하고 있다.

그래도 부시 대통령은 아직은 상당한 지지도를 유지하고는 있다. 최근 타임과 시엔엔 여론조사를 보면 약 63%의 미국인들은 이라크 전쟁은 올바른 일이었다고 믿고 있으며 71%는 주요 전쟁이 종식된 이후 지금까지 잘해왔다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라크에서의 미국의 임무는 성공적이라고 했지만 지난 달 같은 여론조사 결과에 비해 7%P 하락한 수치이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많이 떨어졌다. 타임/시엔엔 조사는 지지도가 52%로 나타났으나 조그비 인터내셔널 여론조사에서는 부시에 대한 긍정적 반응이 45%, 부정적 반응이 54%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9.11테러. 지난해 아프가니스탄 및 금년의 이라크 공격으로 역설적으로 미국인들의 높은 지지를 받아 왔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민주당의 대선을 향한 부시에 대한 공격, 경제 불황, 높은 실업률, 부시의 진실성 의심, 동맹국들의 비협조, 이라크 재건에 막대한 자금 소요, 미국인의 예상 밖의 희생, 이라크 문제 해결에 대한 비전 부재 등으로 지금까지의 부시 행보로는 도저히 앞이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과연 이러한 현실 인식이 진정한 의미의 현실 인식인지 아니면 전략적 인식인지 북핵 문제 해결, 이라크문제 향후 처리,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중동평화 해결 문제 등 금년 내 부시의 일처리 방향이 그의 인식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 줄 수 있을 것 같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