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크리터리> 사랑의 어설픈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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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크리터리> 사랑의 어설픈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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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들이 다른 점

성을 추구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그러나, 한국에서 성에 대한 인식은 '바람직'하다고 해야 하는 것인지, '바람직하지 못'한 것이라고 해야 하는지 구분이 잘 되지는 않지만, 아뭏든 한국에서의 성에 대한 고정관념은 정석을 벗어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한다.

<거짓말>도 그런 의미에서 여러번 심의를 거치지 않았는가. 이미 알 사람은 다 알겠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영화 중에서 <오의 이야기>도 역시 한국의 고정적 성관념에서 많이 벗어난 영화다.

조금 돌려서 얘기했지만, 쉽게 말해 때리거나 맞는 데에서 성적쾌감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예수'가 못에 박혀 돌아가셨듯이 자신의 죄를 고통을 통해서 오히려 치유한다는 뭐 그런 맥락이라고 보면 되겠다.

한국에서 터부시되는 이러한 성적행위는 사실은 알고보면, 공식적이지는 않지만 비공식적으로 '공공연'하게 대대적으로 유행해왔다. 그런데, 섹스가 은밀하게 진행되듯이 이러한 변태놀음도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을 뿐이다. 지금도 이런 류의 동호회는 곳곳에서 성행하지만, '음란성'이라는 이유로 자주 폐쇄되고 또 금방 다시 소생하기도 한다.

결국, 추구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지 '섹스'든 'SM'이든 다같은 성적쾌락을 추구하는 것은 같은 것은 아닌가. 요즘 방송위에서 많이 지적하고 있는 방송의 문제점은 여기에 있다. <세크리터리>의 주인공들이 펼쳐가는 'SM' 놀음은 적어도 그들 서로에게 최소한의 인간적 예의는 지키는 데에서 인간미가 느껴진다. 그러나, 방송에서는 '괴롭힘'이나 '즐김'은 있을지언정 서로간에 대한 애정이나 인간미를 느낄 수는 없다. 방송은 1회용일 뿐이다.

2. 삐걱거림

그녀는 뛰어난 타이프 실력으로 그레이의 비서가 되지만, 긴장을 할 때마다 자해를 하는 묘한 버릇이 있다. 그녀는 자학을 함으로서 마음의 안정을 찾고 다시 일에 몰두할 수가 있다. 그런 리를 목격한 그레이. 리가 오타를 칠 때마다 벌을 주는데, 그레이의 그런 행동은 리를 오히려 똑똑한 비서로 만들어 버린다.

그런 사랑이라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라면 그들은 분명 사랑을 이루어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이 삐걱거리게 되는 것은 리가 일부러 오타를 내게 되는 순간. 사랑은 인위적이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주는 이 장면. 그리고, 그들의 삐걱거리는 관계.

3. 사랑의 어설픈 완성

남들과 다른 삶을 산다는 것은 고달픈 일이다. 그것이 사회에 해를 끼치는 것이 아닌데도,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이유로 떳떳이 드러내지 못하는 것은 더욱 더 힘든 일이다. 많이 완화되긴 했지만 동성연애도 그런 시선들에서 자유롭지 못하긴 마찬가지다. 리와 그레이가 만난 것은 그래서 어쩌면 다행인지도 모른다.

누구나가 자신에게 맞는 짝이 있다. 라고 영화는 이야기하는 듯 하다. 누구에게나 변태적인 면이 조금씩은 있다고, 결혼한 어떤 형이 말했다. 사회의 인식은 어떤 식으로 바뀌어가고 있는지? <세크리터리>가 어쩌면 변태라고 불리우는 'SM'에 대한 인식을 조금은 바꾸어 버릴지도 모르겠다. 저렇게 살아도 행복할 수 있다면, 저것은 분명 정상적인 가정이 아닌가, 라고. 폭력과 유희의 차이점. 그 차이만 분명히 인식할 수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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