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깃든 유럽의 종착항港 이스탄불Istanb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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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 깃든 유럽의 종착항港 이스탄불Istanb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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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도시를 가다[15]

^^^▲ '지중해와 흑해의 교차점' 이스탄불 원경
ⓒ 박선협^^^

지중해와 흑해의 교차점

터키의 이스탄불은 흔히 유럽의 종착항으로 불린다. 지중해와 흑해를 연결하는 바다의 교차점으로서, 또는 유서깊은 항도로서 이름높은 이스탄불은 한 때, 비잔티움에 이어 콘스탄티노플로 불렸다.

터키의 국부國父 '케말 아타튀르크가 신흥터키 공화국을 건립하여 그 수도를 앙카라로 정 하기 까지(1923년), 오스만 터키의 수도로서 번영을 누린 곳이다. 뿐만 아니라 이스탄불은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기원 330년 이곳을 동東로마 제국의 수도로 정하여 이른바 콘스탄티노플로 불리게 된 뒤부터 약 1천 1백년 동안 유럽 강대 세력의 동양에 대한 요새도시로서, 그리고 십자군의 전진 기지로서 자주 이용되었던 곳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역사적인 배경을 가진 옛 도읍 이스탄불에는 지금도 지난날의 복잡다단했던 철권정치의 뒤안길과 영고성쇠榮枯盛衰를 상징하는 숱한 유적들이 잘 보존되어 있어서 많은 관광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역사와 전설의 고향

그 대표적인 것으로서 우선 오랫동안 콘스탄티노플의 상징으로 불려오던 세인트 소피아 사원을 비롯해서 술탄 아메트Sultan Ahmed 회교사원 (일명 푸른 모스크), 유명한 토프카피 Topkapi 궁전과 그 부설 보물 실, 그리고 초대 대통령 케말 아타튀르크의 호화스런 저택이었던 돌마바케 궁전Dolmabahce Palace등을 들 수 있다.

^^^▲ 센트 소피아 성당
ⓒ 박선협^^^

세인트 소피아 사원은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기원 360년대에 동로마제국의 심벌로 세운 기독교회당이다. 그 주변에는 외적의 침략을 막기 위해 튼튼한 성벽이 둘러싸여 있다. 1천 1백 여년이란 장구한 세월 동안 로마제국의 온갖 영화와 번영의 터전으로서 줄기차게 유지 되어왔다.

그 동안 1391년부터 1422년까지 정복자이며, 오스만 터키의 지배자인 모하메트 2세는 많은 군졸을 이끌고 여섯 번이나 이 콘스탄티노풀을 포위, 공격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그러나 1453년 5월29일 드디어 이를 기습, 점령하는데 성공했다.

이리하여 콘스탄티노플은 다시금 아시안의 손에 들어와 15세기이래 오스만 터키의 명실상부한 수도로서 그 위신과 체면을 자랑해 온 터이다. 그리고 콘스탄티노풀의 대표적 심벌처럼 섬겨져 왔던 세인트 소피아 사원은 모하메트 2세에 의해 기독교 사원에서 회교사원으로 탈바꿈하게 됐던 것이다.

오늘의 이스탄불이란 도시이름의 유래는 '이스탄= 이슬람'과 '불=많다'는 뜻이 합쳐서 결국 '이슬람교도가 많은 도읍'임을 뜻한 데서 비롯된다. 유럽과 아시아를 품안에 끼고있는 이 아름다운 항도는 5백 개의 모스크(그 일부분은 기원 6세기 때 건립된 것)를 비롯해서 고대古代바자아, 고색이 창연한 비잔틴 성벽 등 각종 유물 때문에 무려 7천년의 기나긴 역사와 문화를 이곳을 찾는 이로 하여금 아름드리로 실감케 만든다.

유명한 노아의 대 홍수를 가로막을 수 있었다는 아라랏 고산高山이 여기 있는가 하면, 이집트의 프톨레마이오수 왕조 최후의 여왕이요, 역사상 절세의 미모와 미성美聲으로 알려진 크레오파트라가 애인 안토니우스와 상봉한 장소인 타르시스가 있고, 트로이 전쟁을 촉발시킨 미녀 '헬렌'의 탄생지인 트로이(카나카레)가 여기 있다.

알렉산더대왕이 그의 칼로 매듭을 잘랐다는 고듐(앙카라 근처), 버어진메리의 최후의 안식처였던 에페수스Ephesus, 한니발이 자결한 부르사Burusa등 숱한 일화와 전설을 남긴 역사적인 고장이 바로 이곳이며, 세인트폴이 태어나서 죽은 곳도 또한 터키이다.

신과 인간, 자연과 예술이 멋지게 조화를 이루어 지구상에서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장 우아하고 놀라운 광경을 창조했다는 라마르틴Lamartine의 갈파가 생각난다. 수세기전 러시아의 쯔아 니콜라스 황제는 터키 사람을 가리켜 유럽의 병자病者라고 빈정대면서 경멸했다지만, 적어도 오늘의 터키는 이른바 중동의 스위스 구실을 하게 되었으며, 어느 당대세력에도 지배되지 않는 하나의 독립국가로서 주체적으로 활로와 번영을 모색하고 있다고 볼 수있다.

비잔틴 문화의 정화精華

세인트 소피아 사원 바로 옆에 슬레이만 Suleyman이라는 큼직한 모스크가 서 있다. 푸른 빛깔의 타일만으로 지은 건물이라서 푸른 모스크The Blue Mosque라고도 불린다. 그 천장의 높이와 굵직한 원주圓柱는 볼수록 장관이다. 그리고 토프카피 궁전Topkapi Palace은 역시 모하메트 2세가 건립한 웅장한 건물로서, 그 안에는 세계 각지에서 모은 귀중한 보물들은 물론, 각국 원수들이 기증해 온 장식품, 가구, 집기 및 미술품 등이 진열되어 있다.

세 군데로 나눠진 보물 실엔 다이아몬드, 루비, 에메랄드, 진주 등 진귀한 보석들로 가득 차 있으며, 책상, 거울, 등잔, 지팡이, 안경테를 비롯해서, 심지어 밥그릇, 술잔, 접시에 이르기까지 숱한 보배들이 무진장으로 박혀 있을 정도이므로 당시의 중국임금이 술탄에게 선사한 제이드 주전자쯤은 그다지 빛이 나질 않는다.

특히 350Kg의 순금으로 만든 옥좌玉座에는 1천여 개의 조그만 에메랄드가 가득 박혀있는가 하면, 그 가운데는 480캐럿의 큼직한 에메랄드가 찬란한 녹색빛깔을 발하면서 흘러간 그 옛날의 극치에 달했던 세도가의 영화를 말없이 증언해 주고 있다.^

이스탄불은 금각만 金角灣Golden Hom을 사이에 두고 아타튀르크교橋와 갈라타교로 연결되는 신구新舊시가가 마주보고 있다. 보스포러스Bosphorus해협을 경계로 하며, 동양과 서양이 매우 좋은 대조를 이루면서 균형 있게 자리잡은 환상적인 도시다.

고고학자인 로버트 맨트란Robert Mantran은 이스탄불을 다음과 같이 찬양한다. <비잔틴 문화를 바탕으로 하여 일곱 개의 언덕들과 금각만이 보스포러스해협 위에 많은 모스크와 미나레트의 눈부신 빛깔과 함께 찬란하게 투영되는 순간의 장관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 지경이다. 콘스탄티노플이 동로마제국과 세인트소피아 왕녀의 성으로 상징되는 데 대해 오늘의 이스탄불은 오스만 시대의 장대무비壯大無比함이 터키의 온갖 신비, 모스크, 동서양의 맑은 물 등을 혼합하여 멋있게 집대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스탄불은 인류문화와 정신의 요람지로서 하나의 생동하는 근대도시임을 과시하고 있다.

환상 깃든 위스키다르

확실히 이스탄불의 야경夜景은 골든 호온과, 보스포러스 해협 때문에 더욱 아름답다. 무수한 유람선, 화물선, 상선 등이 고요히 떠 있는 보스포러스 해협을 중간에 끼고 서양 쪽에는 즐비한 근대식 건물들과 많은 회교사원의 미나레트들이 변전무상한 역사의 광채를 찬란하게 발산하는가 하면, 건너편의 동양 쪽은 유서 깊은 위스키다르의 고색창연한 모습을 신비롭게 펼쳐주고 있다.

이미 노래를 통해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진 이 위스키다르는 터키 최고最古도시의 하나인데, 여기서 이스탄불까지는 반시간마다 한번씩 정기연락선이 내왕하고 있다. 위스키다르는 터키의 역사가 깊이 스며있고, 낭만이 깃든 곳이지만, 또한 그만큼 쓸쓸하고, 적막하고 퇴색해 보이기도 한다. 이 고장 사람들은 대부분이 가난한 어민漁民들로서 초라한 슬럼가를 형성하고 있다.

하기야 케말 아타튀르크 전성시대의 터키에서는 모든 목조건물들을 두드려 부수고, 화려한 대리석 일색으로 했었는데, 유독 위스키다르만은 그 이전에 지은 목조건물을 그대로 남겨놓아, 옛 도읍의 낡은 모습을 두드러지게 나타내고 있을 따름인 것이다.

여기서 캄리카Camlica 언덕을 올라서면 이스탄불의 전경을 한눈에 굽어 볼 수 있다. 다아다넬츠 해협을 거쳐 지중해로 통하는 마르마라해海와 흑해를 잇는 보스포러스 해협을 끼고있는 터키 최대의 항도 이스탄불의 그림과 같은 정경은 두고두고 잊을 수 없다.

트로이와 애나톨리아의 유적들

이스탄불뿐만 아니라, 고대사회의 온갖 유적을 더듬을 수 있는 곳은 얼마든지 있다. 앙카라의 거대한 박물관에서 히타이트시대의 향취를 냄새맡은 다음, 트로이로 발길을 옮긴다면 희랍시대에서 비잔틴시대로 이행하는 과정에서의 수세기에 걸친 각종 문화 유산들 - 고대시장, 사원 , 목욕탕, 도서관, 극장 등을 볼 수 있다. 에페수스에서는 소아시아의 고도답게 다분히 아시아적인 문물을 관람하게 된다.

좌우간 12개의 이질문명이 희랍과 로마시대의 그것을 포함해서 애나톨리아에 토착화했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다. 무려 7천년 동안, 인류의 값진 유산들이 터키 땅에 산재해 있고, 성서에 나오는 100여개의 지명이 바로 이 터키 안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 특유의 양요리羊料理인 케밥Kebab에다 토산주 라쿠를 들면서 유럽과 아시아와의 태고 太古관계르 견주어 보는 것도 흥미 있는 일이다. 또 지중해와 흑해연안의 한적한 피서지에서 유명한 터키탕湯으로 몸을 푼 다음, 물 담배水煙를 피우면서 영웅의 흥망성쇠와 전변轉變하는 역사의 쌍전벽해 속에 흐르는 심층을 조망해 보는 것 또한 흥미만점의 일이다

유럽 내왕 길에 세 번이나 터키에 들른 기자는 다시금 위스키다르의 적막함과 이스탄불의 환상적인 야경, 그리고 보스포러스 바닷가의 목노집, 필리츠Filiz에서의 생선요리 맛 등을 회상하게 된다. 또한 '일마그 노게이'라는 터키 안내양의 친절하고 익죠이틱한 서비스를 잊지 못한다.

몽고혈통을 지닌 노게이 양은 그 역시 아시아인인 때문에 그런지 이스탄불의 아시아 쪽을 기자에게 구경시켜 줄 땐 서양보다 아시아에 더욱 많은 관심을 쏟으면서 소상히 설명하는 것이었다. 그와 필리츠 목노집의 주인 부부, 그리고 기자는 라쿠의 취기가 기분좋게 도는 가운데 '위스키다르'의 노래를 목청껏 합창하기도 했다. 유쾌한 이국異國의 밤이었다.

에뜨랑제란 항시 즐거워야 한다. 밤거리에 나오면 이스탄불 타입의 코스모폴리타니즘은 얼마든지 있다. 특히 나이트클럽에서의 터키의 민속춤은 구경할만하고 때로는 터키, 그리스, 레바논 등, 여러지역의 노래와 춤을 혼합해서 보여준다.

아랍 무희의 너무나도 율동적인 허리춤은 정말 놀라 넋을 빼앗길 것만 같은 황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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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자 2003-09-08 17:54:36
선협님!!

부럽습니다..적잖은 나이에도 인생을 멋지게 산다는 것~~
제가 많이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어린 나이에 이런 말이 실례일지 몰라도..죄성~

세계 방방곡곡을 다니시면서 느끼는 그 풍만함과 여유로움!!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르지만 ...부럽기만 하네요..

저 언제 한번 기회가 되면 선협님 가이드 따라 가까운 곳이라도 한번 가봤으면 좋겠네요..

항상 삶의 픙요로움과 일상에서 느끼는 권태로움을 벗어나게 해주시는 글 감사드립니다..앞으로도 더 좋은 곳..더 넓은 곳..더 새로운 곳을 소개해주세요...

맘만이라도 넓은 세상에 있길..

박선협 2003-09-11 18:27:47
박기자에겐 더 좋은 기회가 찾아 올 것입니다. 시민기자 "정모"로 가까운 Iokyo Free Tour 부터 한변 해 볼까요?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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