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재능으로 1년에 500파운드를 버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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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의 <혼자만의 방>을 다시 읽고

"여자가 소설을 쓰려면 돈과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한다."

이 말이 가장 인상깊게 남아 있는 버지니아 울프의 <혼자만의 방/박화영 옲김/김혜영 해설>을 다시 읽으면서 오래전에 읽으면서 간과해 버렸거나 미처 보지 못한 것을 새롭게 보는 감동으로 읽었다.책은 같은 책이라도 인생의 한 시기마다 새로운 감동과 발견으로 다가오는 걸 느낀다.

물론 버지니아 울프는 그 시대에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여성들의 재능이 싹트기란 얼마나 어려웠던가에 더 중점을 두고 쓰고 있지만,나는 남자 여자를 떠나 창조적 삶(소설)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의 삶에 부닥치는 문제들을 보며 그 전반적인 것에 중점을 두고 읽었다.

본문에서 울프는 '여러분의 재능으로 1년에 5백파운드를 버시오!'라고 말하고 있다. 글쓰기를 위해서는 경제적 자립이 필수적이란 것을 말하고 있다. 경제적 빈곤과 물질적 고통으로 힘이 들면 그 생활고에 빠져서 상상력이나 창조적 아이디어나 마음놓고 해야하는 충분한 독서와 글쓰기가 이루어지기 힘이 드는 것이다.

창조적 아이디어는 싹을 보이다가도 이내 현실적 힘겨움에 짓눌려서 파리하게 죽어버리고 만다. 스티븐 킹은 <유혹하는 글쓰기>에서 "소설의 아이디어는 그야말로 허공에서 느닷없이 나타나 소설가를 찾아오는 듯하다...그러므로,소설가가 해야 할 일은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막상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그것이 좋은 아이디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고 쓰고 있다.

그러자면,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좋은 아이디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선 시간과 공간 또한 필수적이다. 그는 또 이렇게 말한다. "우선 방이 필요하고,문이 필요하고,그 문을 닫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 아울러 구체적인 목표도 필요하다." 고 쓰고 있다.

문을 닫는다는 것은, 일체의 다른 잡념을 끼어들지 못하게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현실적인 생활고의 고통은 문을 용기있게 닫지 못하게 한다. 아울러 좋은 아이디어가 날개를 마음깟 펼치지 못하도록 한다. 현실적 어려움 속에서도 글을 쓰는 사람은 어쩌면 자기와의 피터지는 혈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울프가 본문에서 썼듯이 '인생은 인생이 아닌 것과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버지니아 울프는 18,9세기의 소수의 여성 작가들의 글쓰기나 환경이 얼마나 열악하고 힘들었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빈곤과 부'가 정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그리고 글쓰기에 또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생각케 한다.

"여자가 조용한 방이나 방음 시설이 된 방은 아니더라도 독방을 갖는다는 것은 부모가 돈이 예외적으로 많다거나,대단한 명문가가 아닌 이상 19세기초 까지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고 쓰고 있다. 여자들은 또 얼마나 가난했던지 [폭풍의 언덕]이나 [제인에어]를 쓸 종이를 하번에 몇장 정도 밖에는 못샀다고 한다.

"지적 자유는 물질적인 것에 의존한다."고 말하는 버지니아 울프는 다행히 문학적인 사상들을 접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랐다. 울프는 레슬러와 줄리아 스티븐의 둘째딸로 태어났는데 그녀의 양친은 모두 두번쩨 결혼이었다.

그 집안에는 레슬리 스티븐의 전처의 딸 로라와 줄리아의 전 남편 자식들인 조지,스텔라,제랄드 덕위스가 있었다. 울프의 자란 가정은 매우 엄격했고,감정은 억제되었으나, 문학적 감성이 싹틀 수 있는 세계였다.

버지니아 울프는 작가였으나,지속적인 비평가 이기도 했다. 500편이 넘는 서평과 에세이를 썼으며, 소설을 쓰기 전부터 [타임즈 문학지면]에 비평을 썼다. 1980년대까지 울프의 명성은 예술적인 시적 산문을 쓰는 작가로 블룸스버리의 어려운 작가로 알려져 있었다.

그녀의 비평은 비평가인 아버지 레슬리 스티븐과 블룸스버리 그룹 남자 친구들을 이기기 위해 안간힘을 썼으며, 그들과 다른 글을 써서 독자들,특히 여성들에게 읽히려고 노력했다. 울프는 남성과 여성은 다른 방법으로 글을 쓴다고 주장 했는데 여성들이 남성들과 다른 작품을 쓰는것은 남성과 심리적으로 달라서가 아니라,여성의 사회적 경험이 다르기 때문 이라고 했다.

"여러분의 재능으로 1년에 500파운드를 버시오"라고 울프는 말했듯이,창조적 글쓰기에서 물질은 무시될 수 없는 것임을 말해주고 이다. '지적 자유는 물질적인 것에 의존 한다'고 말하는 울프는 본문에 '아서 퀼러 카우치경의 글을 인용해서 쓰고 있다.

"지난 백여 년 동안의 위대한 시인들은 누구였는가? 워저워드,바이런,셀리,랜더,키츠,테니슨,브라우닝,애널드,모리스,로세티,스윈번 이상이다. 이 가운데 키츠,브라우닝,로세티를 제외한 나머지는 대학 출신이었으며,이 3명 중 키츠는 그의 전성기 때 젊은 나이로 죽었는데 그만이 상대적으로 부유하지 못했다. 잔인하게 들릴지 몰라도 이건 슬픈 사실이다.

시적 재능은 임의대로 타고나고 가난한 자나 부유한 자에게 공평하게 타고 난다는 이론은 진실과 무관하다. 이는 그들이 어떻게든 영국에서 받을 수 있는 가장 훌륭한 교육을 받을 재정적 능력을 갖췄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머지 세명 중 브라우닝은 여러분도 알다시피 부자였다. 러스킨의 아버지가 사업이 번창하기 못했더라면 [현대 화가들]을 집필 할 수 없었듯이, 브라우닝이 부자가 아니었다면 [사울]이나 [반지와 책]을 못썼을 것이다.

로세티는 소액의 고정 수입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림도 그렸다. 키츠 밖에는 남지 않았다. 아트로포스(운명의 여신)가 존 클레어(영국 노동자시인)를 정신병원에서 죽게하고,제임스 톰슨(스코틀랜드 태생의 시인)을 마약 중독에 죽게 하였듯이 그녀는 키츠를 젊은 나이에 죽게했다.

이건 무서운 사실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불명예스러운 일이겠지만, 가난한 시인은 예나 지금이나 국가의 어떤 구조적 잘못으로 하여 지난 200년동안 티끌만한 기회도 가질 수 없었다...영국에서 태어나는 가난한 아이는 아테네에 사는 노예의 아들만큼도 위대한 글을 잉태시킬 수 있는 지적 자유를 누릴 길이 없다."

현대 사회에서도 이 글은 같은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현실과 이상의 지독한 괴리를 좁혀가면서 글쓰기에 전념하는 수많은 사람들, 또한 제대로 재능의 꽃을 피우지 못하고 사라져간 많은 사람들...

울프는 또한 다른 여성 작가들의 예를 들고 있는데 사포나 무라사키부인, 에밀리브론테 등 과거의 위대한 인물들을 회상해 볼 때, 그들이 모두 상속인임과 동시에 창작가였고 여성이 자연스럽게 글을 쓰는 습관을 갖게 되었기 때문에 그들이 존재하게 되었다'고 말하면서 이런 활동은 시를 위한 준비로서도 귀중한 것이라고 쓰고 있다.

버지니아 울프는 '돈과 자기만의 방'을 강조하고 있다.오늘날에도 이 말은 여전히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좁혀가면서 글쓰기에 전념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 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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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짱 2003-09-02 16:52:22
처음보는 기자분이시네요. 어디사세요?

이명화 2003-09-03 15:18:26
부산에 삽니다.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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