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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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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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 보도는 독도를 빼앗기느냐 마느냐 중대한 문제

 
   
  ▲ 이명박 대통령과 일본 후쿠다 총리  
 

일본 주요 일간지인 요미우리가 2008년 7월 9일 일본에서 한일정상회담이 열린 후 7월 15일자에 "정상회담에서 후쿠다 총리가 '다케시마(竹島·독도)를 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통고하자 이명박 대통령이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는 말은 인터넷 공간에서 삽시간에 유행어가 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이 핵을 포기할지 결정해야 할 시기가 다가왔다"고 말한 데 대해 김정일은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는 식의 패러디 물이 등장하는 모양이다.

조중동은 이 발언을 문제 삼지 않고 보도조차 별로 하지 않고 있지만 인터넷 매체들과 군소매체들에서는 열기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3월 18일, 드디어 자유선진당의 박선영 대변인이 나섰다. MB의 독도발언과 관련한 주장들에 대해 청와대가 법적대응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요미우리의 '독도괴담'에 대해 청와대는 이렇게 해명했다. "일본 외부성 차관이 이미 아니라고 인정한 일이며 더 이상 대꾸할 가치가 없다. 어째서 청와대 말은 믿어주지 않고 요미우리 보도만 믿으려 하느냐, 이는 사대주의의 발로이며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침묵하는 것이다" 이런 청와대의 주장에 대해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심한 불신감을 아래와 같이 표현했다.

정곡 찌르는 자유선진당의 박선영 대변인 발언

"국제적으로도 정정보도 청구 얼마든지 가능하고 손해배상도 할 수 있다. 우리 예전에 <뉴스위크> 상대로 했었다. 이명박 대통령께서 그런 말씀을 하지 않으셨으리라고 믿고 싶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만일 대통령께서 그런 말씀을 하셨다면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안 하셨는데 일본 언론이 그렇게 보도를 했다면 청와대가 이와 같은 대응을 해서는 안 된다."

"만일 이것을 미온적으로 대처해서 그대로 넘어가게 되면 나중에 국제재판소에 갔을 경우, 독도 문제에 대해서 우리나라의 국가 원수인 대통령까지도 그것을 기정사실로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물증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그러면 현대 자료로서는 우리에게는 가슴을 치고, 뼈 아플 그런 결과로 우리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그래서 대통령께서 만일 그런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면 지금처럼 그냥 '사실 아니다' 이 정도가 아니라, 정정보도도 청구도 하고, 손해배상 청구도 하고 해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요미우리> 신문이 거짓 보도한 것을 각인시켜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요미우리> 신문이 첫 재판에서 자기네들은 진실을 보도했을 뿐이고 <아사히> 신문도 유사한 내용을 보도했다, 또 다른 신문도 표현은 조금 다르지만 동일한 내용을 보도했다라고 준비서면을 냈다. 그런 걸 보면 우리 청와대가 지금같이 대응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또는 세계의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대통령이 그런 발언을 했겠구나, 또는 했을 수도 있다, 또는 했는 것 같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거다. 그건 대단히 불행한 일이다"

요미우리에 비하면 사소한 보도를 한 경북일보에 대해서는 추상 같았는데!

경북일보는 3월 1일자 3면 <靑 "세종시 관련 대구·경북 언론 논조 불만 많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동관 수석이 세종시 문제에 대한 TK지역 언론의 논조에 불만을 표하면서 'TK X들' 이라는 저속한 표현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이동관은 3월 3일 경북일보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는 한편, 5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사건이 이렇게 확대되자 경북일보는 3월 17일 무릎을 꿇었다. "확인 결과, 이 수석이 사석에서 세종시 문제에 대한 대구·경북지역 언론의 논조가 다소 지나치다고 언급한 말이 전달 과정에서 와전된 것으로 밝혀졌다. 전언에 대해 정확한 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채 보도함으로써 이 수석의 명예가 훼손된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

지난 3월 9일에는 하루 전인 3월 8일 재정부 장관이 주도한 기자 간담회 직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가 재정부 외신대변인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하여 그 기자에게 공보서비스를 중단하는 단호한 조처를 내렸다.

이렇듯 단호한 조처를 취할 수 있는 청와대와 정부가 어째서 요미우리 신문에 대해서는 비굴하게 보일만큼 단호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일까 하는 의문들이 일고 있다. 보도 내용의 성격을 따져보면 요미우리의 보도내용과 경북일보의 보도내용은 그 차원이 천지 차이로 다르고 그 파괴력이 천지차이로 다르다.

경북일보의 보도는 이동관 한 사람의 발언이 이랬느냐 저랬느냐 에 대한 사소한 것이지만, 요미우리의 보도내용은 독도를 빼앗기느냐 마느냐에 대한 중차대한 문제다. 그렇다면 요미우리에 대해서는 경북일보에 비해 수억만 배의 단호한 조치를 취했어야 마땅해 보인다. 박선영 대변인의 말 대로 청와대는 이래서는 안 되는 중대한 사안인 것이다.

일본 외무성 차관의 해명이 진실 밝히는 잣대 아니다

청와대는 일본 외무성 차관의 말을 인용하여 '일본정부가 사실보도가 아니라 했다. 정상회담이 열렸던 7월 9일에는 그런 결정이 나오지 않았다 하더라'는 주장을 펴지만 일본 외무성 차관의 발언은 진실 여부를 가릴 수 있는 완전한 잣대가 될 수 없다.

우리는 일본정부의 기본 입장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일본정부는 요미우리 등의 기사가 사실이라 해도 외교 관계와 일본의 이익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한국의 대통령이 그런 말을 했다'는 취지의 진실을 말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외무성 차관은 일본의 최고 정보기관과 수상 사이에 공유한 초 특급비밀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기 때문에 외무성차관의 외교수사적 발언을 진실을 판가름하는 잣대로 사용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국정원에 근무해보아서 이런 환경을 매우 잘 안다. 결론적으로 일본 외무성 차관의 말 하나만 인용한 청와대의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한 것이다.

윤이상에 대해서도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 했다

윤이상의 고향인 통영시와 윤이상평화재단이 과거에 제작·전시한 윤이상의 흉상이 윤이상의 생전 모습과 다르다는 지적을 받고, 평양 윤이상 박물관에 전시된 흉상 복제품의 반입을 이명박 정부의 승인 하에 추진해왔다.

그 동상은 2009년 6월 4일 인천항에 도착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2009년 5월 25일 북한 핵실험 이후 반입을 일시 보류하는 쪽으로 방침을 바꿨다.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는 뜻이었다.

그리고 그 흉상은 9개월 동안 인천항 물류창고에 보관돼 오다가 2010년 3월 4일부로 이명박 정부에 의해 햇볕을 보게 됐다.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는 팬터마임(무언극)이 사실로 증명된 것이다.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는 유행어는 2008년 7월 15일의 요미우리 케이스가 처음이었고, 북괴가 만든 윤이상 동상을 9개월간 기다리게 했다가 2010년 3월 4일 반입시켰던 케이스가 두 번째 것이었다.

만일 윤이상의 흉상이 인천 창고에 보관돼 있을 때 많은 국민들과 언론들이 나서서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 그런 의미가 아니냐?" 하면서 흉상 반입에 대해 문제를 크게 제기했다면 청와대는 무어라고 해명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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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박사 2010-03-18 23:53:23
이런 글을 쓰는것이 애국입니다.
다른일은 애들에게나 맏겨두시고.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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