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벽을 넘어 하나로, 꿈을 펼쳐 미래로'라는 슬로건 아래 열린 2003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가 한반도기 물결과 6만 관중들의 뜨거운 함성을 시작으로 열린 폐회식은 ‘하나가 되는 꿈’을 지향하는 U대회 정신을 표현하고 짧은 만남, 오랜 이별을 아쉬워하는 석별의 정을 함께 나누는 한국적인 정서가 담긴 축제로 2년 후 터키 이즈미르에서의 재회를 다짐한 폐회식은 서서히 어둠이 내린 저녁 7시부터 대구유니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마스코트 드리미가 폐회식을 알리면서 시작됐다.

"2005년 터키 이즈미르에서 만나요." 2003 하계 U-대회 대단원의 막 내려

조해녕 대회 조직위원장(대구시장)의 환송사에 이어 조지 킬리안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회장이 폐회를 공식 선언했다. 이어 FISU기가 차기 개최지인 터키 이즈미르의 하메트 프리쉬키나 시장에게 건네지면서 그동안 달구벌을 환하게 밝혔던 성화가 짙은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하나가 되는 꿈’(Dream for Unity)을 향한 젊음의 잔치는 2005년을 가슴속에 새기며 조용히 마지막 이별을 고했다.

전세계 174개국의 젊은이들이 참가해 '하나가 되는 꿈(Dream for Unity)'을 기원하며 젊음을 마음껏 발산했던 이번 대회는 한때 불참을 통보했던 북한이 우여곡절 끝에 참가하고 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은 이라크 등도 동참함으로써 '벽을 넘어 하나로, 꿈을 펼쳐 미래로'라는 대회 슬로건에 걸맞게 지구촌 대학생들이 우정과 화합을 다졌다.

특히,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시작된 개회식 남.북 공동입장이 지난 해 부산아시안게임과 올해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에 이어 이 대회에서도 명맥이 이어짐으로써 내년 아테네올림픽에서의 남북 동시입장과 단일팀 구성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2003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대한민국 금25 종합3위, 북조선 9위

대한민국은 31일 낮 12시 현재 금25 은11 동15개를 따내 2위 러시아(금26 은21 동34)를 따라잡지는 못했지만 종합 3위가 확정됐다. 중국은 금41 은27 동13개로 2회연속 종합우승을 달성했다.

북측은 여자축구에서 일본을 3대0으로 꺾어 사상 처음으로 전경기 무실점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땄고, 여자 체조 도마에서도 김영실이 금메달을 보태 금3 은7 동3개로 종합 9위에 올랐다.

북측 선수-응원단 1일 평양행, 언제 또 다시 보려나... 평양에서 꼭 보자

북측 선수단과 응원단이 1일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평양으로 돌아간다. 북한 선수단은 오전 10시, 응원단은 오후 5시 고려항공편을 이용해 귀환할 예정이며, 응원단은 출발에 앞서 대회 조직위원장인 조해녕 대구시장이 주최하는 환송식에 참석할 계획이다.

아리랑응원단 자원봉사자 정연성씨(23·경운대)는 “북한노래인 ‘잘가시라~다시 만나요’를 부를땐 목이 메어 눈물이 다 났다”며 “북한이 초대만 해준다면 평양 능라도경기장에서 마음껏 응원전을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아리랑응원단들이 꼽는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지난 24일 북한과 프랑스의 여자축구 경기가 열린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있었던 일. 양쪽 응원단을 사이에 두고 철조망이 쳐있었고 안전요원의 제지로 어려울 것 같았던 초대형 한반도기를 양쪽이 주고받은 일이다. 관중들은 ‘넘겨라, 받아라’는 함성을 지르며 한반도기를 주고 받으며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