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기 입은 막고 밖의 일은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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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기 입은 막고 밖의 일은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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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쩌민-3가지 금언령 vs 후진타오-개혁 계속해야

 
   
  ^^^▲ 후진타오와 장쩌민
ⓒ 사진/Xinhuanet.com^^^
 
 

중국-40년만에 공수부대 확충-대만 독립선포 등 돌발사태 대비, 밀항 여성 강제로 바다에 던져, 중국-탐관오리 색출 위해 '암행어사' 파견, 중국-북한 붕괴대비 계획 입안, 중국-북한을 위험대상으로 인식 등.

위에서 말한 내용들은 최근 중국 관련 언론 기사 제목들이다. 세계무역기구 가입, 2008년 하계 올림픽 개최 등 중국이 숨가쁘게 밖을 향해 뛰고 있다. 소위 내치는 종전대로, 외치는 개방적으로 국가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지금 베이징에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의 의장국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대외적으로 그들을 내세우고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외국에서 보는 중국은 이제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국가로 비춰지고 있다. 그만큼 중국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한국보다도 훨씬 많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 해당 국가 공무원들의 의식 개조에 심혈을 기울여 원 스톱(one-stop)방식의 외국인 투자 상담소를 운영하고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주는 등 세심하고 불편함 없이 한국의 전매특허(?)인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가고 있다. 한국은 수사적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고 하지만 실상은 각종 규제법으로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분명히 다르다.

그동안 변함없이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유치해 엄청난 발전을 가져오고 있는 중국도 국내 정치에 대해서는 큰 변화가 없는 것 같다. 변존(變存), 즉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하면서 존재한다. 물리학에서도 같은 이론이다. 따라서 중국이라 해서 변화하지 않은 게 아니다.

말해서는 안 될 3가지 주제

최근 중국은 3가지에 대한 금언령(禁言令)을 내렸다. 정치개력, 헌법 개정, 천안문 사태라는 3가지 문제에 대해서는 일체 발설하지 못하도록 입을 막았다.

중국 공산당은 상술한 3가지 주제에 대한 모든 토론회라든가 모든 학술적 보고회 및 관련 문제 출판 등을 일체 중단하도록 했다. 즉 "말해서는 안되는 3가지"를 지식인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 하달했다. 이에 따라서 중국의 각종 언론 매체들로 이 문제에 대해서는 입도 빵끗하지 못하게 됐다.

이와 같은 금언령에 따라 8월 들어 중국의 보안 요원들이 각종 집회나 회의장 또는 학술 대회 등에 배치돼 3가지 금지 주제에 대한 발설여부를 정밀하게 추적하고 만일 조금이라도 발설할 경우에 즉각 중지시키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제 중국은 내부 개혁에 대한 어떠한 발의도 할 수 없게 되었으며 중국 공산당은 위풍당당 계속 그들의 위세를 떨치게 됐다.

일례로 지난 6월 19-20일에 칭다오시에서 열린 회의가 있었는데 보안요원들로부터 참석자들은 비판을 받아야 했다. 말해서는 안될 3가지에 대해 일부 발설을 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고 한다.

또 다른 얘기지만 대학과 정부기관에서 온 영향력 있는 학자들이 1989년에 발생한 천안문 민주화 운동 진압에 관한 내부 토론에서 중국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의 재평가를 요구했다. 내부 토론자들은 당시 천안문 광장에서 민주화 운동을 하던 학생들에게 공개적인 발포가 옳은 일이었다고 주장하는 중국 공산당의 말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다.

특히 천안문사태 진압 이후 힘을 더욱 발휘한 장쩌민 전 주석과 관련된 부분에 대한 발언은 중국 공산당에게는 대단히 우려되는 대목으로 가만히 않아서 볼 수만 없다는 것이다. 그와 같은 말을 하는 것은 장쩌민의 합법성에 손상을 끼치는 일이기 때문에 더욱 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장쩌민, 중국의 3번째 아버지 되고 싶다?

중국 공산당 창설자 마우쩌뚱, 점진적 개혁 개방으로 요즈음의 중국이 있게 한 실용주의 노선자 덩샤오핑은 지금도 수많은 중국인들에게 떠받들어 지고 있다.

말해서는 안될 3가지 문제에 대한 금언령은 장쩌민과 그의 후계자 후진타오 주석 사이에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는 투쟁의 하나로 보는 시각이 나타나고 있다. 만일 이러한 시각이 바른 것이라면 중국 공산당의 전통적 권력 투쟁의 하나일 것이고 그것은 장쩌민 전 주석의 정치권력의 누수를 막아보자는 뜻에서 금언령이 출발 됐을 것이다.

대조적으로 후진타오의 입장에서는 개혁적 입장에 선 지지자들의 친구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후진타오는 76세의 장쩌민 밑에서 10년 이상을 기다려오다 금년 3월에 주석자리에 앉게 된 인물이다. 그럼에도 후진타오는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임위원회 내에서 장쩌민을 신봉하는 사람들로 둘러싸여 앉아 있는 상황이다.

9명의 정치국 상임위원 중에서 5명이 장쩌민 충성파들이다. 장쩌민은 후진타오에게 권력을 이양하면서도 중국 인민군대를 장악하는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자리를 아직 차지하고 있다. 그밖에 장쩌민 사람들이 각료는 물론 기타 주요 요직에 두루 포진하고 있다.

과거 중국공산당은 철저한 통제국가였으며 아직도 정치적으로는 크게 변한 것이 없다. 조용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어떻게 하든 조용하게 해 치적(治積)을 쌓아야 했다. 다양한 목소리는 통제 시스템을 넘어뜨릴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틀어막아야 했고, 또 그렇게 해서 정권을 유지해왔다.

지금까지 개혁 개방을 촉발시켜 많은 업적을 축적한 장쩌민 입장에서는 마우쩌뚱, 덩샤오핑과 같은 대열에 끼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중국의 3번째 아버지가 되고 싶은 것이다.

지난해 11월 중국 광동지방에서 세계 최초로 발생한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에 대한 대책 방식도 장쩌민과 후진타오는 달랐다. 사스가 발생하자 중국은 대외적으로 쉬쉬했다. 그러면서도 자체적으로 적극적이고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자 사스 문제가 국제화 되어버렸다.

사스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가능한 발성하지 않고 문제가 해결되도록 내버려두고 있다가 어느 정도 문제 해결이 될 듯 싶으면 그때 나서서 자기들이 엄청난 노력으로 문제 해결을 했다고 자랑하며 또 하나의 공적을 쌓으려 했는지도 모른다.
 

 
   
  ^^^▲ 후진타오와 장쩌민
ⓒ 사진/Xinhuanet.com^^^
 
 

후진타오 개혁 마인드 유지 가능한가

그러나 후진타오는 달랐다. 그는 개혁적 인물로 평가되고 있는 사람이다. 금년 4월까지는 장쩌민 신봉자들은 사스 문제를 공개하면 오히려 위기를 불러 올 수 있다는 전통적인 전술을 주장했지만 사스가 세계 문제화되자 후진타오 대처 방식이 먹혀들기 시작했다.

후진타오와 윈자바오 총리는 팀워크를 발휘해 세계보건기구(WHO)와 협력 적극적으로 사스 문제에 접근했다. 그리고 장쩌민 충성파 보건부장을 해고시키고 베이징 시장도 새로 임명하는 등 후진타오 자신의 색깔을 내기 시작한 것이다.

베이징의 정치 분석가들은 사스 처리 문제에서 성공을 거둔 후진타오는 자기 입지를 견고하게 다지는 계기가 됐고 중국의 새로운 지도자로 발돋움했다고 말한다. 보도에 따르면, 실질적으로 사스를 잠재우는데 성공을 거둔 후진타오와 윈자바오는 중국 전역을 통해서 그 인기가 수직 상승했다.

그리고 후진타오는 중국공사당 정권이 휴양지 베이다이허에서의 매년 여름 회의를 하면서 당 간부들의 해외 여행 전송지 역할을 한 전통적인 하계회의를 안 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점수를 땄다고 전해진다.

후진타오 체제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나타난 한 사례가 또 있다. 지난 7월25일 중국 노동자 총 연합회 수장을 직접 선거를 통해 선출하기도 했다. 전에 없던 획기적인 일이다. 나아가 완리, 치아오 쉬, 덩 리준을 포함 5명의 당 원로들이 장쩌민에게 서신을 보내 모든 현직에서 물러 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식인들도 천안문 사태에 대한 기존의 정부 입장을 바꾸라고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말해서는 안될 3가지 항목에 대해서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러한 조용하지만 치열한 권력 투쟁이 언론 매체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는 충돌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한 징조이다. 지난 2개월 동안 6쪽 짜리 정기 간행물인 중국 공산당 기관지는 정치개혁을 옹호하고 나섰다. 7월초 당의 이론 출판물도 공산당 내 민주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8월 3일자 당 기관지는 88년에 제기된 이래 처음으로 정치국 상임위원회는 정부 각 부처의 업무에 간섭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기사를 쓰기도 했다.

이에 반해 장쩌민 신봉자들은 여러 형태의 제목을 뽑아가며 다양한 출판물을 발행 금언령 확산에 힘을 쏟고 있다고 한다. 동시에 중국 언론의 재편을 촉구하면서 증가하는 언론의 힘을 차단하려 애쓰고 있다고 한다. 후진타오 측은 헌법은 모든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로워한다고 말하면서 직접적으로 장쩌민을 향해 비난을 하자 보안 요원들은 수주일 이나 그를 추적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후진타오와 장쩌민 간의 권력 투쟁에서 누가 승리를 거둘 것인지, 그 결과에 따라 중국의 미래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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