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뻬(もんぺ)란 일본의 산에 사는 여인들이 입는 바지의 일종인 야먀바가바(やまばかま-山袴)에서 나온 말이다. 이 바지는 일본의 나가노현(ながのけん-長野県)의 기소(きそ-木曽)지방 산중을 중심으로 중부지방의 농촌에서 노동할 때 입던 바지형태의 옷이다.
하가마(はかま-袴)란 일본인이 겉에 입는 아랫도리옷으로 허리에서 발목까지 덮으며 넉넉하게 주름이 잡혀 있고 바지처럼 가랑이진 것이 보통이나 스커트 모양의 것도 있다.
여기서는 주어인 하가마(はかま-袴)앞에 야마(やま-山)라는 전치사가 붙어 야먀바가마(やまばかま-山袴)라고 발음한다.
그러한 옷이 제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며 일본여성의 비상시복(非常時服)으로 채택되어 치마를 벗고 몸뻬를 입기 시작했다. 이때 여학생도 한복치마나 학생복의 스커트를 벗어던지고 몸뻬로 갈아입었다.
당시 모든 여성은 비상시복인 몸뻬로 갈아입지 않고 일반치마를 입으면 비국민(非國民) 취급을 받았다.
일본인들은 그런대로 따라주어 전시체제를 갖추었으나 한복을 입은 한국 여성이 문제였는데 당시 형편으로는 세끼 밥 먹기조차 힘든 때라 경제적 부담 때문에 몸뻬로 갈아입는다는 것은 언감생심 생각도 못했다.
일본은 전쟁발발일인 12월8일을 기념하기위하여 매월8일을 방공훈련일로 정하여 전국적으로 방공훈련을 실시했으며 번화가의 밀집지역에서는 수시로 방공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훈련장에는 항상 왜경(倭警)과 어용기관인 경방단(警防團)이 메가폰을 불어대며 훈련 통제를 했는데 훈련은 불끄기 진화훈련과 방공호로 피신하는 대피훈련을 주로 실시했다.
훈련에는 주변의 주민은 물론 통행인도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했으며 이때 남자의 복장은 전투복에 전투모를 쓰고 정강이에는 반드시 각반(脚絆)을 착용해야 했으며 여자의 복장은 간소복 저고리에 몸뻬를 입어야했다.
아마 각반이란 얘기를 젊은이들은 처음 들어볼 것이다. 각반이란 걸음을 걸을 때 아랫도리를 가뜬하게 하려고 발목에서부터 무릎 아래까지 감거나 돌려 싸거나 하는 띠를 말한다.
종류에 따라 헝겊이나 가죽 따위로 만들며 바깥쪽을 끈으로 엮는 것과 말아 붙이는 것도 있으며 서양말로는 게트르(guetre)라고 한다.
훈련에 참여하는 사람의 복장은 엄격한 통제를 받았는데 남자의 경우 각반을 착용치 않은 사람은 바짓가랑이의 정강이를 지푸라기나 새끼줄로 동여 매야했다. 당시는 나일론 끈이 없었기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때 한복을 입은 여인의 경우가 좀 창피스러웠다. 겉에 걸친 치마를 단속곳 속으로 집어넣고 훈련을 했으니 여인의 치부를 들어낸 수모를 겪었다. 이토록 우리 민족을 인간이하로 취급했으니 일본과 가깝고자 해도 가까워지질 않는다.
만약에 복장등 미비로 훈련에 참여치 않으려고 뒷골목으로 피하다 붙들리게 되면 비국민으로 취급 되어 주재소나 파출소에 연행되어 신문을 받고 운 좋으면 시말서를 쓰고 나왔는데 여기에 끌려간 사람은 거의가 한국인 이었다.
해방이 되며 일본에서도 전시복 체제가 사라지며 몸뻬는 산간이나 농어촌으로 밀려나 작업복으로 이용되더니 지금은 모양을 패션화하여 갈음옷인 바지로 입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날 몸뻬 얘기가 방영되며 화면 한구석에 <허드레바지>라는 자막이 나와 다행이었으나 아직도 젊은 층은 몸뻬가 어느 나라 말 인줄도 모르며 가정에서 할머니들이나 입는 일 바지로 생각하고 있을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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