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지친 150만 도시인아! 떠날 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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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 지친 150만 도시인아! 떠날 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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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도시에서 떠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수십 가지지만 작은 만남부터

 
   
  ^^^▲ 빗속 집회 - 비 오는 날은 집회도 힘들어그래도 집회는 계속된다. 사진은 지난 19일에 있은 양대노총의 빗속 시위 모습
ⓒ 사진/뉴스타운 고병현 기자^^^
 
 

참 날씨 종잡을 수 없군요. 사람 무척 힘들게 합니다. 장마 끝나면 햇볕 좀 보려고 벼르고 있었더니만 이게 뭔가요? 8월 들어서 빤한 날이 없으니 말입니다. 이러다가 사람마저 병들겠습니다. 벼나 제대로 익을까요?
정말 왜 그런지 모르겠군요. ‘미친년 오줌싸듯’ 쉴새없이 퍼 부어대니 도시에 사는 저도 이젠 지쳐갑니다. 아이들도 어쩔 줄 몰라하고 있어요. 자꾸 집 밖으로 나가자고 하나 비가 이리 내리니 도리가 있겠습니까.

농촌 사는 사람도 말이 아닐 겁니다. 공교롭게 두 번 다녀온 휴가 때 본 들녘은 온전하지가 않더이다. 고향 들녘 떠나오면서 걱정이 태산이었답니다. 무슨 비가 이리 내리는 건지. 최근 7~8년 사이엔 때를 모르고 내리니 도리가 없을 겁니다.

예전엔 비도 아름답게 내렸잖아요. 구름이 갑자기 몰려오면 하던 일 그만두고 집으로 달음박질하면 몇 방울 맞고 말았고, 잠깐만 피해 있으면 그쳤지 않습니까. 소나기 2~30분 내리고 이내 그치면 다시 논매고, 꼴 베고, 물고기 잡아 즐기던 예측 가능한 비였어요. 일곱 색 무지개 창연한 끝자락을 따라가 보면 샘이 있었습니다. 소설에도 나오잖아요.

그 땐 언제 그랬냐는 듯, 사람 비웃기라도 하듯 오락가락 하긴 했었지요. ‘호랑이 장가가듯’ 금방 해가 떠서 사람 기분 좋게도 했습니다. 전혀 올 것 같지 않던 맑은 하늘 더위에 지친 여우가 꼬리 한 번 살짝 물에 적셔 휘저은 듯 마른하늘에 물방울 똑똑 떨어졌던 때가 있었습니다. 심술꾸러기들의 장난질에 해가 번쩍 뜨면 매미 소리 요란했지요.

물이 철철 흘러도 바닥을 뒤지면 아직 물기 스며들지 않고 마른 기분이었죠. 곧 고추 내다 널 수 있었으니 그 때가 살기는 좋았었던 것 같습니다. 여유 있으면 논에 가서 물꼬를 보고 왔습니다.

하여튼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옐리뇨’라는 괴물 때문인지 지구촌 곳곳이 난리가 아닙니다. 지구 서쪽에선 폭염에 더워서 죽는다는군요. 한쪽은 비 피해가 심각합니다.

8월 이후론 간혹 소나기나 올망정, 맑고 화창해서 가을을 재촉하니 산에 오르기도 좋았는데 96년부턴가 해마다 8월만 되면 하루 100밀리고 2~300밀리가 한꺼번에 쏟아져 내리니 생활이 될 턱이 있겠습니까?

그 이후론 일기 예보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3~40밀리 내린다고 예보하다가 혼쭐난 뒤로 30에서 최고 200밀리 온다고 하지 않던가요? 이젠 기상청 관계자도 두 손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겁니다.. 누구라고 종잡을 수 있겠어요?

이런 이상 기후의 원인으로 지구 온난화가 때문이라고 하고 지구 사막화가 급속도로 진행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 생각이 좀 달라요. 물론 전혀 연관이 없는 건 아니겠지만 1차적인 원인은 산업화로 인한 급속한 도시화의 진전이라고 보고 있단 말입니다.

사람이 적당히 흩어져 살면 불을 때도 열기가 고루 분산이 되어 이내 잘 식을 수도 있겠다 싶어요. 하지만 얼마 되지 않은 좁은 땅에 2,500만 명이 몰려 사는 우리나라 수도권을 보면 제 말이 이해가 갈 것이라 믿습니다.

성질머리 더러운 양들처럼 여름에 붙어서 사니 여름엔 에어컨 팡팡 돌려야 하고, 겨울엔 상대를 멀리하니 보일러를 마구 돌려대는 이치입니다. 이러니 하늬바람 살랑살랑 불어야 할 때 비가 이리 내리지 않고 배기겠습니까?

전 환경에 관심이 많지만 환경 제일주의자는 결코 아니랍니다. 문명의 이기를 적절히 즐기자는 게 내 생각입니다. 그럼에도 환경문제를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앞서는 요즘입니다. 지금 내가 앉아 있는 이 방에도 무수히 비가 들이치고 있습니다. 방안에 꼼짝없이 갇혀 있는 신세는 처량하기까지 하군요.

도시에서 직장 생활을 하든, 농촌에 남아 농사를 짓고 있든 간에 한번 생각해봅시다. 결국 고향을 버리고 먹을 것 찾아 서울, 부산, 인천, 대구, 울산, 마산, 대전, 광주로 몰려들었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 아닐까요?

그래서 저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잡다한 문제를 야기하는 것은 ‘나 자신이 도시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는 결론에 이른 겁니다. 그러면 답은 간단합니다. 사정 이야기 하다보면 오히려 복잡해지니 단순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결국 자연의 무지막지한 힘에 당하고 마는 건 누군가하면 사람이니 덤빌 생각일랑 말고 자연과 친해보자는 거지요.

욕심 줄이고 수도권 인구 100만 명 정도, 지방 대도시 합쳐서 50만 명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는 범국민 운동을 벌여야 되는 것 아닌가요? 전 이 생각을 최근 몇 년 동안 끊임없이 제기하고 그걸 현실화 할 방법을 고민하며 살고 있습니다.

비가 심하게 오니 괜한 이야기를 했구만요. 하도 답답해서 하는 말씀입니다. 출구가 보이지 않아 꺼낸 이야깁니다. 도시를 떠나 희망을 개척해야 하는 이유를 갖다 붙이면 수십 수백 가지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만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제 스스로는 서울에 살 맘을 접은 지 꽤 됐습니다. 1~2년 내에 고향이든 아무 시골로 가서 내 꿈을 일궈 나갈 생각이거든요. 동의하고 동참할 생각이 있는 분끼리 한 번 볼까요?

그렇다고 이젠 일단의 초라한 패배자의 길을 걷고 있는 듯한 ‘귀농(歸農)’이라는 말로 설명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혼자서 어려우면 같이 할 친구를 찾고, 친구 몇 명이서 해결하기 어려우면 반향을 일으키도록 열심히 뛰어서 사회적 흐름을 만들어 농촌에서도 성공하는 삶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당당하게요.

지금 까지 이렇게 올곧게 살아 온 분이라면 충분히 해 낼 수 있습니다. 제게도 몇 가지 방안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개인적인 차원이고 늘 부족하다는 맘뿐입니다. 그렇다고 마냥 내동댕이쳐지고 싶지는 않습니다. 150만의 3,40대 생활인이 움직이면 우리 사회도 바뀌지 않을까 싶습니다.

방금도 비가 많이 와 우리 집엔 하수가 역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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