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총성 없는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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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총성 없는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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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한국유치 '만세삼창'과 주변국 시선

 
   
  ^^^▲ 지난 21일(미국 현지시각) 뉴욕 외교협회에서 연설 중 파안대소하는 이명박 대통령
ⓒ AP^^^
 
 

"총성 없는 전쟁이었다. 보통 긴장했던 게 아니다"

지난 26일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유엔총회 참석 및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특별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했다는 말이라고 한다.

G20 한국 개최(내년 11월)를 놓고 최종 결정을 하기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던 심정을 드러낸 말일 것이다. 참으로 수고하셨다고 말해야 하겠다.

총성 없는 전쟁에 이어 승리의 '만세삼창'도 있었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26일 미국에서 귀국하는 아시아나 특별기 내에서 수행원 중 가장 연장자였던 사공일 G20 기획조정위원장의 제안으로 만세를 불렀다고 한다. 그럴 만도 할 만 한 쾌거일 수도 있다. 내년 11월 한국에서 제5차 G20(제4차는 6월 캐나다 개최)정상회의에 대비한 철저한 준비를 대통령이 지시했다고 한다. 당연히 성공적인 개최를 해야 한다.

귀국 특별기 내에서 사공일 위원장은 "1907년 헤이그 평화회의에 파견된 이준 열사가 회의장에도 못 들어가 보고 분사했지만, 100여 년 뒤 우리는 G20을 유치했습니다. 이렇게 기쁜 날 만세라도 불러야 하지 않겠습니까" 라고 제안했다고 한다. 100년만의 역사적 쾌거일 수 있겠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민주당은 28일 "MB는 G20 유치위원장인가?" 라는 질문을 앞세우고 대통령의 '만세삼창'을 부른 것을 두고 "회의 하나 유치했다고 마치 대한민국 외교현안이 모두 다 해결된 듯, 대통령 이하 각료, 수행원들이 만세삼창을 불렀다는데 의아해하지 않을 수 없다"고 힐난했다.

이어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민주당은 G20 유치한 것이 대단한 성과이고 준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면서도 "이명박 대통령의 이번 방미 목표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국제협력을 이끌어 내는 것이 아니라 G20 회의 유치가 목표였나? 이명박 대통령이 G20 유치위원장인가?" 라고 거듭 힐난한 뒤, "만세삼창을 부르기에는 국가적 현안이 너무 많다"고 꼬집기도 했다.

G20 정상회의를 의장국으로서 유치한 것 자체는 대단한 성과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총성 없는 전쟁이니 만세삼창' 이니 하는 말이 언론에 크게 보도돼 역효과가 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문제를 집어보는 것이다.

정부는 하나라도 국민들에게 알리고 모두 함께 선진한국을 향해 나아가고 싶을 것이다. 그건 당연하다. 그런데 국민들의 경제 현실과 의식, 주변국의 시선 등 살펴보아야 할 면면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과거 노무현 정권 때 '동북아 균형자론'을 역설하다가 오히려 주변의 눈살만 찌푸린 경험이 있다. 연속선상의 같은 대한민국의 정권이 바뀌었다 해서 전임 정권의 거의 모든 것을 뒤엎는 현상 속에 국내용 정치를 위해 외교문제를 그것도 '일방통행식'으로 활용하는 방식이 과연 국익을 위해 바람직한가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여기서 한 실례를 들어 보기로 한다.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최근 중국 베이징대학 국제관계학원 초빙교수로 가서 느낀 점을 문정인 칼럼(한겨레. 9월28일자)에서 몇 가지 소회를 적었다.

문 교수의 칼럼에 따르면 중국측 고위 인사들은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두 정상의 전략적 동반자관계의 선언, 그리고 한-중-일 3국 정상회담에서의 긴밀한 협력관계 구축의 재천명에도 불구 한-중관계가 표류하고 있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한-미, 한-미-일 3국 공조만을 강조하는 한국 정부의 불균형 외교와 중국에 대한 역지사지의 배려가 없는 밀어 붙이기식 일방외교 두 가지를 들었다고 한다. 물론 자국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불리하면 그 이상의 말이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중국 측이 느끼는 불만은 바로 '밀어 붙이기식 일방외교와 상대국을 배려하는 역지사지'가 문제가 된다고 본다.

칼럼은 중국측 인사들의 불만은 구체적으로 아래와 같다고 전했다.

"중국이 공들여 만들어 놓은 6자회담을 5자회담 대체로 판을 깨버리는 의도가 무어냐?"

"수교(북한-중국) 60년의 북-중관계가 한국이 원하는 것처럼 쉽게 훼손될 것 같은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결의안은 북한을 6자회담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외교수단이지 한국 정부 일각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북한을 고립, 봉쇄하고 북한 체제 전환을 위한 압력 기제가 아니지 않는가?"

"북핵 문제에서 입지가 극히 제한적인 한국이 6자회담 주요 당사국들과 협의도 없이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 이란 제안을 일방적으로 발표할 수 있는가?"

"최근 한국정부가 미사일방어(MD)체제 가입에 관심을 표명 했다는데 그 저의가 무엇인가?"

이 같은 중국의 불만을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물론 없다. 우리는 우리의 길과 전략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미국과는 달리 한국 정부는 정권이 바뀌자마자 너무 일방적으로 바뀐 정권의 정책을 밀어 붙이니까 연속성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정책 실시에는 신중하고 정교하며 그리고 점진적 변화 속에 설득의 미학이 가미돼야 하지만 한국 정부는 그러한 정교하고 지속적이며 설득이 없는 즉흥적이며 단선적이고 일방적인 외교 전략과 전술이 이뤄지고 있다는 말이 된다.

또 현재 한국 외교는 너무 낙관적이거나 아메바식 외교정책이 몰고 올 파장에 대한 세심한 고려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받고 있다. 혹시 집권세력의 안위만을 그리고 재집권만을 위한 외교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외교도 진실을 바탕으로 해야 제대로 이뤄진다는 상식이 통해야 한다. 외교 발언은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수사적 발언" 혹은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고 누구의 편도 들지 않는 발언" 정도로 흔히 사용되는 것으로 참으로 힘든 기술의 하나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게 상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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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09-09-28 15:26:33
웃어라 웃어 ! 그러면 닫힐 것이다!

ㅋㅋ 2009-09-28 17:50:40
G2, G8이 G20을 내버려 둘까?
핫바지 만들겠지?

기막혀 2009-09-28 18:39:03
똑소리나는 국민에 순진무궁한 청와대?

전쟁에 빛나는 사람 2009-09-28 21:06:16
실력과 능력있는 사람은 언제나 어려움 속에 빛이나는 사람...계속 그 능력을 보여 주세요...외교에 탁월한 능력!!~찬사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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