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국산 셰일가스, 에너지원으로서 핵심적 역할 할 듯

미국과 이스라엘이 합동으로 벌인 이란 전쟁이 ‘세계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중국이 예측이라도 한 듯 중국의 에너지 안보와 에너지 자립을 위한 요새를 지난 10년 동안 시진핑의 주도하에 착실히 구축해 왔다.
나아가 도널드 J. 트럼프 미 행정부의 외교 정책이 중국의 에너지 자립을 강화하는 데 미친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표면적으로 보면 트럼프의 베네수엘라와 이란 공격은 중국에 큰 골칫거리를 안겨주었다. 중국은 원유의 80%를 수입하는데, 그중 상당 부분을 이 두 국제적 문제국(베네수엘라와 이란)으로부터 공급받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20일(현지시간) “백악관 전문가들은 ‘트럼프 특유의 천재성’이 발휘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분석하기도 했다.”면서 “트럼프의 주된 목표는 카라카스와 테헤란을 압박하는 것이지만, 의도적으로 중국을 자극하고 경제를 교란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컬럼비아 대학교 글로벌 에너지 정책 센터의 에리카 다운스 교수는 “거창한 계획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국은 여기서 부수적인 피해자일 뿐이다. 하지만 이러한 갈등이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관련하여 다른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것은 금상첨화일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의 진정한 동기가 무엇이든 간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당면한 혼란을 꿰뚫어 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란과의 갈등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연료 공급에 차질이 생겼지만, 이는 중국의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그의 10년 간의 노력이 옳았음을 강력하게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중국은 그 10여년 동안 ‘석탄, 셰일가스 추출, 원자력, 수소, 수력, 태양광, 풍력 등 중국 당국은 에너지 안보와 자립의 요새를 구축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내부 수단’을 동원해 왔다.
중국에서는 2019년과 2024년 사이에 풍력 발전량은 146%, 태양광 발전량은 275%, 원자력 발전량은 32%, 석탄 발전량은 20%, 가스 발전량은 35%, 수력 발전량은 6% 증가했다.
트럼프의 세계 에너지 시스템 개편은 시진핑 주석이 자국 내 에너지와 연료를 최대한 해외 의존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더욱 견고한 방어벽을 구축하도록 자극할 뿐이다. 미국의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의 제인 나카노는 “에너지 안보는 중국 지도자들을 밤잠 못 이루게 하는 골칫거리”라고 말한다.
그녀는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와 이란에 대한 조치가 “중국 지도자들에게 자신들이 옳은 일을 해 왔다는 확신을 주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 국영 TV에서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세계 에너지 발전 동향을 심층적으로 파악하게 되었다”고 말했는데, 이는 호르무즈 해협 위기가 얼마나 큰 피해를 입혔는지에 대한 암시적인 발언이었다. 그는 또 베이징이 “새로운 에너지 안보 전략을 심도 있게 추진함으로써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이것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옥스퍼드 에너지 연구소의 앤더스 호브는 새로운 목표와 정책이 별다른 주목을 받지 않고 서서히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과거 에너지 충격 이후 중국이 뚜렷한 새로운 발표를 하지 않았다며, “정책이 도입되었을 때도 외부에서는 이러한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설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주요 정책 변화가 있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중국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는가?
이란 전쟁은 이전의 에너지 위기와는 달리 정책 방향을 강화하는 양상을 보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따라서 이번 전쟁은 중국이 겪게 될 가장 "중대한" 에너지 위기가 될 수 있다고 호브는 분석한다.
에드 밀리밴드는 이란 위기를 계기로 영국이 재생 에너지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중국에서는 에너지 안보를 위한 경쟁이 다시 활발해지면서 ‘모든 형태의 에너지 분야’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석유 및 가스 분야에서 당국은 중국 자국의 자원을 완전히 탐사하고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할 것이다. 이는 이미 2019년에 시작되었으며, 그 이후로 중국 국영 석유 회사 3곳은 매장량을 20%에서 100%까지 늘렸다. 남중국해의 석유 생산량은 거의 50% 증가했고, 다른 주요 유전의 생산량도 3분의 1가량 증가했다.
30여 년 전 영국 석유(BP)에서 중국 지사에 근무했던 전직 지질학자인 옥스퍼드 에너지 연구소의 필립 앤드류스-스피드는 “그들(중국)은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중국은 적어도 수입 의존도를 제한하는데, 상당히 성공적이었고, 현재 처한 것과 같은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회복력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2025년 중국 국내 천연가스 생산량은 6% 증가한 2,620억 세제곱미터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중국은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 3위의 가스 생산국으로 이란을 추월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관대한 세금 감면과 보조금을 바탕으로 셰일가스 추출(프래킹)을 활성화시키고자 한다. 셰일가스 생산량은 2017년 이후 거의 제로 상태에서 출발하여 매년 약 20%씩 증가해 왔으며, 현재 전체 가스 생산량 증가분의 약 43%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중부 쓰촨성과 내몽골의 오르도스를 중심으로 형성된 중국의 셰일 지질은 미국의 퍼미안 분지보다 더 까다로운 조건을 갖고 있지만, 추정 매장량은 1,100조 입방피트로 미국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중국은 향후 몇 년 동안 러시아로부터 파이프라인을 통해 가스를 더 많이 수입할 가능성이 높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카타르에서 대량으로 수입해 오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은 조용히 줄일 것으로 보인다.
톈진의 LNG 터미널 프로젝트가 취소되었으며, 일부 분석가들은 당국이 가스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다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석탄으로의 회귀를 촉발할 수 있다. 베이징은 어떠한 지침이나 자료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석탄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은 일반적인 견해이다.
* 완벽한 회복력은 불가능하지만...
중국은 석유, 가스 및 관련 원료에 대한 석유화학 산업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석탄 액화 기술 사용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석탄은 중국의 에너지 안보 계획의 핵심 요소인 녹색 에너지 전략의 허점을 덮어주는 역할도 할 것이다.
중국은 엄청난 속도로 ‘풍력과 태양광 발전’을 확대해 왔지만, 이를 모두 감당할 만큼 충분한 전력망 용량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나카노는 “풍력 및 태양광 발전 설비 용량은 5개년 계획 목표치를 앞지르고 있지만, 실제 풍력 및 태양광 에너지 활용은 여전히 부진하다. 그래서 석탄이 여전히 에너지의 왕”이라고 말한다.
중국은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58개의 원자로를 보유하고 있으며, 총 발전 용량은 60기가와트(GWe)이다. 추가로 33개의 원자로가 건설 중이며, 완공 시 35GWe의 발전 용량이 더해질 예정이다.
나카노는 “중국이 야심에 찬 핵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이 모든 원자로를 건설하기에 충분한 해안선이 남아 있지 않고, 내륙에 원자로를 건설하는 데 필요한 냉각수량도 충분하지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높은 목표는 중국이 서두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베이징은 국내 에너지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이란과의 분쟁은 유가 상승과 수출 주도 경제인 중국이 세계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으면서 중국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란과의 전쟁이 중국에 가져다줄 가장 큰 결과는 에너지 안보에 대한 새로운 추진력이 생길 것이라는 점이다. 모든 전선에서 방어벽이 강화되고 있다.
에너지 요새는 결코 절대적일 수는 없을 것이다. 석유와 가스는 여전히 러시아 파이프라인을 통해 들어올 것이고, 호주나 걸프만에서 온 유조선들은 여전히 중국 항구에 정박할 것이다.
나카노는 “경제 규모와 여전히 제조업 중심의 수출 주도형 경제 구조를 고려할 때, 완벽한 회복력은 기대하기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회복력을 높이는 것은 현실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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