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왜 이미 결정된 국책사업이 다시 도마에 오르나”...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의 공개 요구가 던진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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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왜 이미 결정된 국책사업이 다시 도마에 오르나”...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의 공개 요구가 던진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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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마디 "이미 결론이 난 사안에 다시 물음표가 붙은 이유"
김병철 기자
김병철 기자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국회 소통관은 대개 정치적 수사가 오가는 공간이지만, 24일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이곳에서 던진 발언은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는 언어와는 결이 달랐다. 그는 찬반의 문제를 꺼내지 않았다. 대신 한 가지 상황 자체를 문제 삼았다. 정부가 결정했고, 사법부가 절차적 정당성을 확인한 국책사업이 왜 다시 검토 대상처럼 언급되고 있는가라는 점이다.

이 시장의 발언은 명확했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과 일반산단에 대한 전력·용수 공급은 이미 정부 계획 속에 단계별로 반영돼 있으며, 이 계획이 그대로 이행될 것임을 대통령이 분명히 밝혀 달라는 요청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최근 제기되는 ‘반도체 생산라인 이전’ 논란은 더 이상 이어질 이유가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지방자치단체장이 공개 석상에서 대통령의 정책적 입장 표명을 직접 요구하는 장면은 흔하지 않다. 이례성보다 더 눈길을 끈 것은 발언의 성격이었다. 개인적 평가나 정치적 메시지보다는, 이미 정리된 정책이 다시 흔들리는 듯한 신호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은 삼성전자 생산라인 6기, 인접한 일반산단에는 SK하이닉스 생산라인 4기가 들어설 예정인 대형 사업이다. 정부는 2023년 7월 이 일대를 반도체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했고, 이후 전력수급기본계획과 국가수도기본계획을 통해 기반시설 공급 방안도 단계별로 제시했다. 행정 절차는 이미 진행 중이며, 서울행정법원 역시 정부의 승인 과정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이 시장이 우려를 표한 대목은 국무총리실 산하 일부 기구의 움직임이었다. 국무총리실 시민사회비서관실과 사회대개혁위원회가 부산에서 열 예정인 정책 토론회에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타당성 검토’를 논의 주제로 포함시킨 점이 그것이다. 이미 승인된 국책사업을 다시 검토의 대상으로 올리는 형식이 자칫 혼선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시장은 이 상황을 두고 “불필요한 논란”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표현은 거칠 수 있지만, 그 배경에는 반도체 산업이 가진 시간 압박이 깔려 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일정 지연이 곧 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곧 경쟁력 저하로 연결된다. 글로벌 보조금 경쟁이 치열한 현실에서 정책 불확실성은 투자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날 회견에서 이 시장이 여러 차례 언급한 단어는 ‘신뢰’였다. 정부가 선정하고 승인한 국책사업이 정치적 환경 변화나 내부 논의로 흔들린다면, 그 파장은 특정 지역을 넘어 국가 산업 정책 전반에 미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그는 국회를 찾아 기자회견을 연 이유에 대해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향방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정부를 상대로 공개적인 요청을 하는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나선 배경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번 발언을 정치적 공방의 연장선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사안의 본질을 놓칠 수 있다. 쟁점은 정책에 대한 찬반이 아니라, 이미 결정된 사안을 다시 꺼내는 방식이 시장과 기업, 지역사회에 어떤 신호를 주느냐는 데 있다. 특히 대규모 장기 투자가 전제되는 반도체 산업에서는 불확실성 자체가 가장 큰 리스크로 작용한다.

이상일 시장의 요구는 결국 하나로 수렴된다. 정부가 세운 계획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정책 집행의 일관성을 명확히 해 달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통령과 총리실의 대응이 어떻게 나올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분명한 점은,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을 둘러싼 논의가 더 이상 단순한 지역 현안이 아니라 국가 산업 전략의 신뢰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책은 결정되는 순간보다, 그 결정이 유지되는 과정에서 더 큰 평가를 받는다. 이번 기자회견은 바로 그 지점을 향한 질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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