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P연합" 1997년 대선전 그때의 최대 이슈는 바로 이것이었다. 각종 설문조사에서 이회창의 득표율이 1위를 고수하자 DJ진영에서 들고 나온 카드였다.
그들은 민주와 반민주의 대결이란 구호 아래 DJP연합을 계획했다. 정치권의 공방은 뜨거웠다. 한나라당은 즉각 "DJP 연합과 내각제는 야합"이라고 공격하고 나섰고, DJ진영에서는 "DJP연합은 선진국형 정치"라고 맞받아쳤다.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있었기는 하지만 DJP연합은 성사되었고 결과적으로 집권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집권에 성공한 DJP연합은 감투 나누기로 DJ 대통령, JP 국무총리 체제를 취했다. 내각제 약속은 물론 지켜지지 않았다. 이는 누가 뭐래도 이미 예상되었던 일이다. 의원 꿔주기 등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자 애를 써봤지만, 결국은 꿔준 의원은 다시 '연어'처럼 회귀하고 그들은 각자의 길을 갈 수밖에 없었다.
2002년 대선전. DJ 적자임을 내세우는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통합21의 정몽준 후보에게 단일화 협상을 제의했다. 지금 상태로 본다면 협상은 난항이 예상된다. 시일도 촉박하고 두 진영의 기본 이념이나 접근 방식 또한 첨예하게 다르다. 그렇기는 해도 후보 단일화는 어쨌건 이번 대선의 최대 이슈가 될 것이 틀림없다.
이번에 그들이 단일화의 변으로 들고나온 것은 '진보와 보수의 대결'이다. 그러나 여기엔 의문이 먼저 든다. 그렇다면 민주당과 국민통합21의 연합이 진보라는 말인가? 딴은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것은 아마도 딱 DJP연합만큼의 진보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민주나 진보는 허울일 뿐이고, 실제로 남는 것은 반이회창 연대일 뿐이다. 결국 대선용 연합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정당의 최종 목표는 당연히 정권창출에 있다. 지금까지 이 목표를 위해 열심히, 정말 열심히들 달려왔다. 이 목표를 위해서라면 당의 정체성 따위는 상관이 없었다. 당성에 반하는 인물도 영입대상이었고, 당성에 상관없이 연합정부도 구성했다. 대선을 전후하여 당적을 옮겨다니는 이른바 '철새 정치인'은 이런 정치의 부산물이다.
'철새 정치인'은 항상 있어왔고, 또한 늘 비판받아 왔다. 올해 역시 그들은 당적을 옮겼고 언론과 네티즌은 그들을 '배신자'로 맹렬히 비난했다. 그러나 철새 정치인은 그렇게들 비판하면서 '철새 당'은 왜 비판하지를 않는 걸까? 지켜지지 않는 원칙은 마찬가지인데도 말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정당이 어떤 소신으로 일관된 정책을 추진해나가겠는가? 선거철만 되면 '연합'이라는 이름의 '야합'을 위해 어김없이 또 정책을 바꿀텐데 말이다.
2002년 대선정국. 1997년의 그때의 정치상황과 달라진 게 별로 없다. 그러므로 오는 12월에 우리는 '미워도 다시한번' 그들을 만나야 한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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