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고속도로를 이용하려면 톨게이트(tollgate )라는 곳에 통행료를 지불하고 진입하였다. 그래서 이곳을 말의 뜻도 모르며 톨게이트라 불렀다. 나중에 알고 보니 통행료를 징수하는 곳이란 뜻이었다.
언제부터인가 이곳의 명칭이 요금소(料金所)로 바뀌었는데 어쩐지 듣기에도 부르기도 어색하여 머리를 갸우뚱했다. 신사복에 갓을 씌우고 짚신을 신긴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개운치가 않았다.
전국의 많은 고속도로에는 나 들목 마다 요금소가 설치되어있고 명절 때 귀성객의 의 동향을 이곳에서 살피며 현황을 생방송으로 중계한다. ‘00 요금소에서 알려드립니다...’라며 말이다.
그런데 요금소란 말은 국적불명의 말이다. 우리말 사전에도 일본어사전에도 없는 신조어이다. 요금이란 말은 ‘료우낀(料金-りょうきん)이라 해서 원조는 일본이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전기요금, 관영요금, 관허요금 등의 용어는 전부가 일본의 것을 빌려다 쓰는 말이다.
필자는 언젠가 일본여행길에서 요금소란 명칭을 찾았다. 일본의 고속도로 요금징수소와 주차장의 주차요금징수소마다 한 결 같이 요금소란 명칭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것은 사전에도 실려 있지 않은 최신의 신조어였는데 우리나라에서 어느새 날쌔게 들여다 사용했는지 말문이 막혔다.
하기야 이런 말이 요금소 뿐이랴 만은 우리의 것과 남의 것은 구분 할 줄 알아야하며 남의 것이 좋아 보인다고 함부로 손댔다가는 큰 낭패를 본다는 것쯤은 미리 생각해두어야 한다.
얼마 전까지 우리가 사용하던 토목(土木) 기술용어 중 노견(路肩)이란 말이 있었다. 이는 분명 일본말이다. 일본말로 로가다(ろかた-路肩) 또는 로겐(ろけん- 路肩)이라 하였는데 그 뜻은 글자그대로 길의 가장자리 즉 어깨의 모양을 뜻하는 말이었는데 일제시대부터 사용하던 것을 그대로 받아드려 사용해 온 것이다.
90년대 초 이를 ‘길 어깨‘로 직역하여 한글의 날 행사에서 우리말로 바꿨다고 자랑을 했었다. 이때 Y대학 모 교수가 반기를 들고 나서며 ’갓길’이란 순수 우리말을 두고 하필이면 ‘길 어깨’가 뭐냐고 한동안 신문을 통한 논전을 벌였었다. 그 후부터 갓길이란 용어가 정착됐다.
진리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고 바로 옆에 있다. 위만 쳐다 볼 것이 아니고 아래도 옆도 뒤돌아 볼 줄도 알아야한다. 요금소를 순수 우리말로 바꿀 수는 없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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