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다각적 물밑접촉 vs 강경일변도의 MB정책 대조
^^^▲ 미국인 두 여기자 로라 링(왼쪽)과 유나 리가 평양 공항에서 전세기를 타기위해 걸어가고 있다. ⓒ AP^^^ | ||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클린턴 전 대통령과의 회담 이후 특별사면 형식을 빌려 두 여기자가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로스앤젤레스(LA)로 가도록 해 탑승해 팽팽한 긴장관계의 북-미간 대화 가능성을 열었다.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대표로 있는 캘리포니아의 ‘커런트 티브이(Current TV)’소속의 미국인 두 여기자인 한국계 유나 리와 중국계 로라 링이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미국으로 향했다고 매트 맥케나(Matt McKenna)대변인이 밝혔다고 에이피(AP)통신이 5일 보도했다.
APTN화면은 짧은 소매의 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두 여기자는 건강한 모습으로 비행기 트랩을 올라가면서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인사차 나온 인사들에게 손을 흔드는 모습을 보여줬다.
두 여기자의 북한 출발은 4개월 이상 북한에 억류에서 벗어나는 환희의 순간으로 미국의 의회, 민간 및 정부의 치밀하고도 다각적인 접촉의 산물로 한국의 일방적 대북 압박 정책으로 인한 개성공단 체류 중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유모씨의 경우와는 많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두 여기자는 지난 3월 17일 탈북자 관련 취재차 북한 국경 침범이라는 혐의로 북한 당국에 의해 억류돼오다 최고재판소로부터 12년 노동교화형을 받고 평양의 초대소(Guest house)에 머물다 5일 새벽 전격적으로 석방됐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달 북한에 북한법에 따라 특별 사면으로 그들을 석방해 줄 것을 요구하며 사실상 대북한 사과를 했으며, 북한의 체면세우기와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한 제재방침과 배치되지 않도록 클린턴 전 대통령을 특사로 보내면서 미국의 실질적 성과를 얻는 전략을 구사했다.
5일 두 여기자 석방을 놓고 북한 매체들은 “인도주의와 평화사랑정책”이라고 특징 지웠다.
이번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역사적이고 전격적인 평양 방문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이례적인 회담을 갖고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북한 언론들은 보도했다. 또 클린턴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전했다고 북한 매체는 전했다. 김정일이 지난 해 8월 뇌졸중으로 건강 이상이 있은 이후 서방국가의 최고위층 인사를 만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언론의 광범위하고 포괄적 대화 보도에 대해 미국 백악관 로버트 깁스 대변인은 인도주의적인 문제인 두 여기자 석방과 대북 제재는 별개의 것이며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은 순수한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라며 기존의 미국 정책은 변화 된 것이 없음을 천명했다.
북한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대대적으로 평양 방문을 환영했다. 지난 2000년 본인이 직접 북한 방문을 시도했던 클린턴 전 대통령을 특사로 방북해달라는 요청을 미국에 사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클린턴 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전향적이고 개방적인 인식과 정책을 가졌던 인물인데다 외교정책을 좌우하는 오바마 대통령과의 민주당이라는 동일 정책 정당 소속의 인물임과 동시에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정책 자문역할 및 미국 외교정책의 수장인 아내인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남편이라는 특수한 지위가 미국의 실리, 북한의 체면 세우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인식됐다.
이번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은 지난 1994년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과 유사한 점이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1994년 미국은 핵시설이 있는 영변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하겠다는 계획이 있을 정도로 심각한 핵 위기에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해 고 김일성과의 회담을 통해 위기를 모면했다는 사실에 이번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도 그 연장선상에서 앞으로 북미관계의 진전 상황을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클린턴의 방북은 미국의 대북정책을 지금까지의 압박에서 대화 쪽으로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데 큰 이견이 없어 보인다. 미국의 6자회담 틀 안에서의 대북 대화냐 아니면 또 다른 형태의 대북대화냐의 방법론은 다를지라도 이번 클린턴 방북을 통해 미국-북한간 대화는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금까지 대북문제 해법에 미국과 이명박 정부간에는 압박이라는 공통점을 가져왔으나 진작부터 미국의 대북한 정책변화는 예고돼 있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은 초지일관 압박 정책만 고수해왔으나 이제부터라도 미국의 대북한 정책 전환 속도와 내용에 어긋나지 않도록 긍정적, 적극적 대응책이 필요한 때이다. 보수층의 눈치만 보다가 빠른 속도의 국제사회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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