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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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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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올해들어 7월말 현재 6천5명 자살

자살의 사전적 의미는 스스로 제 목숨을 끊는 것이다. 이러한 자살과 관련한 말로 자살교사, 사살방조, 자살관여 같은 말이 있고, 접미어로 '죄'라는 말을 쓰면 교사죄, 방조죄, 관여죄가 된다.

이러한 말 중에 교사죄는 자살의 의사가 없는 사람에게 협박, 유혹, 모욕 등의 방법으로 자살을 하게 만든 죄가 된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에 심한 모욕을 받으면 수치심과 좌절감 때문에 죽고 싶은 생각을 가지게 된다.

수치심과 모욕감은 허무감을 만들고, 살고 싶지 않게 만들어서, 자살을 하게 만든다. 최근에 자살이 무슨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그러한 이유가 된다. 지난 11일 경찰청은 금년 7월말로 자살한 사람이 6천 5명이라고 밝혔다.

지난해는 1만3천55명이고, 2001년은 1만2천277명이라고 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자살 동기를 살펴보면 빈곤, 사업실패, 치정, 가정불화, 정신이상, 염세, 허무감 같은 것 때문이다. 그 중에 H기업 J회장 자살은 사회적으로 많은 충격을 주고 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톨스토이는 <부활> <전쟁과 평화> <안나카레니나> 같은 대표작을 썼지만 많은 단편들도 썼다. 그 중에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라는 작품은 아주 특이한 작품으로서 하나님 사상을 중심으로 쓴 작품이다.

이 작품은 서두에서 성경 요한1서(3:14)에 나오는 사랑에 대한 말로 시작한다. 우리는 이미 죽음의 나라에서 생명의 나라로 옮겨간 것을 안다. 그것은 우리를 사랑하기 때문이며,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죽음의 나라에 그대로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구든지 세상의 재물을 가지고 있으면서, 궁핍한 것을 보고도 마음을 닫고 그를 동정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절대자의 사랑이 그 사람 안에 있겠는가, 말로나 혀끝으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실하게 사랑하라는 말을 인용했다.

사람은 누구나 절대자로부터 태어났지만 지금까지 그를 본 사람은 없다. 그러나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면 그는 우리 안에 있고, 그의 사랑이 우리 안에서 완성된다. 그를 사랑하면서 자기 형제를 미워하는 사람은 거짓말쟁이다. 보이는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데, 보이지 않는 절대자를 어떻게 사랑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가난한 구두장이가 아내와 자식을 거느리고 어렵게 살았다. 가진 땅이 없어서 구두수선으로 하루 하루를 연명하고 살았다. 너무 가난해서 낡은 외투 하나를 가지고 아내와 공동으로 입는 처지였다. 그래서 새 외투를 어떻게든지 마련하려고 했지만 돈이 없었다.

어느 날 겨우 만든 돈 3루불을 들고 양피를 사다가 옷을 만들려고 읍내로 갔다. 친구에게 꿔준 몇 푼의 돈을 받아야 살수가 있어서 찾아갔으나 겨우 20꼬뻬이까를 받게 되어 화가 난 주인공은 그 돈으로 술을 먹었다.

그리고 귀가하다가 추운 겨울에 한 교회의 벽에 알몸으로 웅크리고 있는 사람을 발견했다. 하지만 화를 입을까봐 두려워서 그냥 지나치다가 양심에 가책을 받는다. 다시 되돌아가서 자기의 속옷과 외투를 벗어 주고, 나그네가 얼어죽지 않게 해서 자기 집으로 되려온다.

아내에게 심한 모욕을 받지만 참고 나그네를 감싸준다. 아내 역시 처음 생각과 다르게 잘 대해 준다. 그렇게 한식구가 된 '미하일'은 아무런 불평 없이 구두 짓는 일을 배우고 열심히 일했다. 그렇게 일년이 지나가면서 구두 짓는 솜씨가 소문이 나서 주인공의 수입이 늘었다.

어느 날 한 신사가 제일 좋은 가죽을 들고 와서 일년동안 찢어지지 않는 장화를 지으라고 한다. 만약 그 장화가 일년 안에 찢어지면 감옥에 처넣겠다고 했다. 하지만 미하일은 엉뚱하게도 장화를 만들지 않고, 죽은 자가 신는 슬리퍼를 지었다. 깜짝 놀란 주인공은 이제 죽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의외로 구두를 찾으러온 심부름꾼은 그 신사가 구두를 주문하고 돌아가는 길에 죽어서, 안주인께서 장화 대신에 슬리퍼를 만들어 오라고 했다는 말을 한다. 주인공은 그것을 미리 안 것에 대해 놀라워하며,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미하일은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여전히 열심히 일만하며 수년이 다시 지나갔다. 그러든 어느 날 한 여인이 두 딸을 데리고, 봄 신을 맞추려고 찾아 왔는데, 그 중에 하나가 절름발이었다.

자기가 낳지도 않았고 불구인 그 딸을 사랑으로 키우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웬일인지 미하일은 그 모녀를 오랫동안 처다 보았다. 그리고 나서 자기를 용서해 달라고 하면서, 이제 떠나겠다고 해서 주인공은 그에게 이유를 물었다.

제가 벌을 받은 것은 절대자의 말씀을 거역했기 때문이다. 나는 천사였는데 어느 날 절대자가 한 여자에게서 영혼을 빼앗도록 명령해서, 인간세계에 와보니 그 여인은 쌍둥이 딸을 낳았으나 젖을 줄 기력도 없이 쇠약했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저는 아이에게 젖을 주었다. 하지만 남편도 죽었고 형제들이 없어서 아이들을 키울 수가 없었기 때문에 영혼을 빼앗지 않았다. 절대자의 말을 거역하고 하늘나라로 돌아갔으나 다시 내려가 산모의 혼을 거두라고 말했다.

인간의 내부에는 무엇이 있는가

절대자는 세 가지를 인간 세상에서 알면 돌아오라고 했다. 인간의 내부에는 무엇이 있는가,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의 세 가지라고 말했다. 그래서 다시 인간 세상으로 내려와 산모의 혼을 데려갔다.

그 과정에서 여자의 시신이 침상 위에 떨어지면서, 한 아이를 덮쳐서, 한쪽 다리를 못쓰게 한 것이다. 그런 실수를 하고 하늘나라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갑자기 거센 바람이 휘몰아쳐서 날개가 부러졌다.

그래서 그 여자의 영혼만 하늘나라로 가고, 저만 지상에 떨어져 길바닥에 쓸어졌다. 그때서야 주인공은 그가 천사였으며, 절름발이 여자아이가 그의 실수로 그렇게 되었으며, 그 아이를 다른 여자가 사랑으로 키우고 있었던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작품에서처럼 모든 사람이 자신을 살피는 마음에 의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절대자와 이웃의 사랑이라는 것 때문에 살게 된다. 다시 말해 매사를 내 스스로 만들고 이루는 것이 아니라, 지나가던 사람과 그 아내의 사랑이 나를 불쌍히 여기고, 사랑해 주기 때문에 살게 되는 것이다.

사랑은 절대자로부터 나오며 그를 경외하고 실천하는 것만이 참 사랑이며, 사랑은 말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과 행동으로 하여야 한다. 보이는 사람과 형제들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보이지 않는 절대자를 어떻게 사랑할 수 있는지를 묻고 있다.

자살을 하는 것 역시 사랑의 결핍이다. 이기심은 사랑의 부족으로부터 오고 과욕이 사람을 망친다. 사람이 사는 동안에 자기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무모한자들이 그것을 아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요즘 지도자들이 모든 것에 욕심을 내고, 사랑이 없어서 자신을 망치고 있다고 생각된다.

톨스토이는 이 작품을 통해서 우리에게 그러한 점을 알려주고 있다. 그의 말처럼 누구든지 절대자를 믿고 자신의 눈높이를 최대로 낮추며, 이웃을 사랑하고 가장 보편적인 방법으로 살아갈 때, 거기에 행복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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