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물과 기름' 섞일까
스크롤 이동 상태바
민주, '물과 기름' 섞일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당대회 논의한 당무회의에서 박수 두 차례나

^^^▲ '물과 기름'이 함께 하고 있는 형국의 민주당사당내 갈등도 '통합'하지 못하는 현실이기에 당사를 덮고 있는 "정치개혁 국민통합 민주당이 앞장섭니다"라는 슬로건이 더욱 돋보인다.
ⓒ 뉴스타운^^^
사사건건 대립에 대립을 거듭해온 민주당 신주류와 구주류가 향후 당 진로에 있어, 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지 관심을 끌고 있다. 지금껏 물과 기름과도 같은 양측이 하나로 융화되기는 불가능해 보였지만, 7일 당무위원회의에서 일말의 가능성을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박수가 터져, 끝없이 계속돼 온 평행선에 변화도 예상된다. 여기에 그동안 당의 진로에 대해 거의 뒷짐을 지고 있던 한화갑 전대표가 전면에 나서 양쪽간 합의 도출에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신주류 역시 계속적인 양보를 통해 구주류와 타협점을 찾아 나서고 있어, 합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미 신주류는 지난 1일 △민주당 해체 불가 △이념정당 지향 불가 △인적 청산 불가 등 '3불가론'을 내세워 구주류와의 전면 대결을 피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이상수 사무총장은 이날 구주류가 원하는 대로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날 뜻을 시사하기도 했다.

정말 간만에 화기애애한 당무회의

이날 당무회의에 대해 신주류와 구주류, 그리고 중도파까지 대체로 만족하는 분위기이다. 박수가 두 차례나 나온 것이 이러한 분위기를 방증한다. 문석호 대변인은 "오늘 당무회의는 과거와는 달리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고 흡족해 했다.

문 대변인은 "정대철 대표가 '전당대회 준비위원회 구성에 관한 건'과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조정대화기구 구성에 관한 건'을 공식 통과시켰을 때와 회의를 산회할 때 박수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날 당무회의 시작은 난항이 예상됐다. 회의 직전 일부 부위원장들이 김원기 고문을 비난하며 소란을 피웠고, 당직자들이 이를 제지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일부 부위원장들은 김 고문에게 "개혁의 대상이 개혁의 선구자인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며 "모든 당의 분란이 김 고문 때문에 일어났다"고 강력 비난했다.

이후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양쪽의 굳은 얼굴은 펴지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조정대화기구·준비위원회 구성, 공식 추인

이날 당무회의는 지난 6일 최고위원·상임고문연석회의에서 결의한대로 전당대회 안건 결정과 대의원수 조정 등 주요 쟁점사항을 논의할 조정대화기구 구성을 공식 추인했다. 또한 전당대회 준비위원회도 신·구주류가 각각 8명씩 추천해 구성키로 의결했다.

이로써 정대철 대표(위원장)와 박상천·정균환·이협·김태랑·이용희 최고위원, 그리고 김원기·최명헌·김근태·조순형 고문으로 구성된 조정대화기구는 전당대회에 올릴 의안의 만장일치 합의 도출을 위해, 오는 9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 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조정대화기구 인선과 관련 한화갑 전대표와 김상현 고문에 대한 추가 인선 제안이 있었다. 그러나 한 전대표와 김 고문은 "조정대화기구로 누가 참여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실질적인 결실을 거두는 게 중요하다"며 "인적 구성 문제로 지지부진해 보이는 것은 좋지 않다"고 고사했다.

또한 이날 회의는 그동안 이상수 총장의 위원장직 역임을 문제로 전혀 진척이 없던 준비위원회 구성도 의결했다. 당무회의는 정통모임과 신당추진파가 각각 8명씩 추천해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으며, 양측이 추천한 8명 중에는 부위원장 1명씩과 여성 20% 이상을 포함하도록 했다.

양보에 양보 거듭하는 신주류
-'3불가론' 이어 사무총장 '사퇴' 의사 밝혀

이번 전당대회 준비에 있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신주류는 계속해서 구주류와의 간격을 좁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구주류를 자극해 전당대회 자체를 무산시키지 않겠다는 노력이다.

신주류는 지난 1일 △민주당 해체 불가 △이념정당 지향 불가 △인적 청산 불가 등 '3불가론'을 밝혔다. 이는 사실상 신주류가 그때까지 주장해온 통합신당 개념에서 상당폭 물러난 것으로서, 구주류가 주장해온 '리모델링'에 가까운 파격적인 변화였다.

이렇게 구주류를 달래고(?) 있는 신주류는 구주류가 요구하는 이상수 사무총장의 사퇴도 받아들일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상수 총장은 이날 당무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 의안이 확정되고 전당대회 개최가 확실해 질 때 당의 화합과 단결을 위해 사무총장직을 용퇴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또 당무회의에서도 같은 발언을 했다. 전당대회 확정을 위해 신주류가 양보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양보하고 있는 것이다.

한화갑 전대표, '통합민주당' 주장

한편 한화갑 전대표는 이날 향후 민주당의 진로로 '통합민주당'을 내세웠다. 한 전대표가 주장한 '통합민주당'은 신주류가 주장하는 통합신당과 상당한 차이가 있고, 구주류의 리모델링과도 거리를 두고 있다.

한 전대표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신주류측이 '당해체·인적청산·이념정당 불가'라는 3원칙을 내놓은 것은 스스로 신당을 포기한 것"이라며 "소모적인 신당논의를 포기하고 우리당의 정통성과 역사성을 모아 민주당이라는 그릇에 담는 통합민주당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주류의 신당과의 분명한 차별성을 드러낸 한 전대표는 "내 주장은 리모델링과는 다르다"고 말해 구주류의 입장과도 달리했다. 신주류와 구주류가 주장하는 당의 진로의 중간점을 지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 전대표는 또 전당대회 무용론도 들고 나왔다. 한 전대표는 "전당대회를 열어 어느 방식으로 당을 할 것인지를 물어보는 것은 불필요하다"며 "정대철 대표가 조정대화기구를 구성한 만큼 그곳에서 이번 논의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전당대회 없이 당의 진로를 결정하자는 것으로 풀이된다. 즉 조정대화기구에서 신주류와 구주류, 그리고 중도파가 만장일치로 당의 진로를 결정하고 그것을 따르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민주당은 혹시 모를 불상사 없이 당의 진로를 찾을 수 있다.

한 전대표는 이날 오랜만에 당무회의에 참석하는 등 그동안 관망세를 벗어나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자세를 보였다. 그는 "필요하면,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주류와 구주류의 끝없는 대치 상황을 더 이상 바라만 보고 있지 않겠다는 것이다.

잘 될까-미봉책으로 끝날 가능성 높아

신주류가 기존의 입장에서 계속해서 물러나는 모습을 보이고, 호남의 좌장격인 한화갑 전대표가 신·구 분란에 적극 개입할 뜻을 밝힘에 따라 민주당의 분열 봉합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지난해 대통령후보 경선 때부터 1년 이상 반목해온 신·구주류가 갈등을 해소하고 대타협을 이룰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결국 여기서 밀리는 쪽은 향후 당내 헤게모니에서 완전히 밀린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양보가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

또한 서로 어정쩡한 수준에서 양보를 하고 타협을 해도 그것은 미봉책에 그칠 확률이 높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통합신당쪽으로 의견이 모아지지 않을 경우, 민주당 밖의 범개혁세력들의 요구를 외면할 수 없는 신주류로서는 언제고 이 문제를 또 들고나올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완벽한 해결은 요원해 보인다.

'물과 기름'은 한 병 속에 담을 수는 있어도 섞일 수는 없는 존재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