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가 쏘아 올린 평양 무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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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가 쏘아 올린 평양 무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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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우리 군이 평양 상공에서 무인기로 살포했다고 주장하며 공개한 전단지/조선중앙방송

최근 3일, 9일, 10일 세 차례나 평양 상공에서 대북 전단을 살포한 정체불명의 무인기가 남북 간 민감한 이슈로 떠올랐다. 급기야 대통령실이 나서 입장을 밝혔지만, 그 정체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12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북한이 문제를 제기했다고 우리가 확인해주는 것 자체가 북한이 원하는 대로 말려드는 것”이라 말했다. 확인을 거부한 것이다. 이는 전날 합동참모본부가 우리 측 소행이라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라고 밝힌 것과 같은 입장이다.

과연 누가 쏘아 올린 무인기일까.

먼저 북한의 자작극일 거라는 주장도 있지만, 가능성이 아주 낮아 보인다. 그러잖아도 대북 전단지에 대한 스트레스가 강한 북한으로서는 자작극을 꾸밀 동기가 부족하며, 얻을 이득이 스트레스에 비해 크지 않다. 일부에서는 중국 정보기관의 소행일 거라는 관측도 나왔으나, 이 역시 근거나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대북 압박 수단이 많은 중국은 심리전을 펼칠 이유가 없다.

만약 북한 당국이 무인기의 잔해나 실물 이미지를 공개한다면 간단하게 밝혀질 일이다. 그러나 지금으로선 몇 가지 가능성을 말할 수 있는 추론의 영역에 있다. 우선 강력하게 추정할 수 있는 팩트는 하나밖에 없다. ‘확인해줄 수 없다’라는 우리 측 멘트이다. 이는 우리 군에 의해 쏘아진 무인기가 아닐 개연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그렇다면 왜 우리 정부는 “우리는 아니다”라고 부인하지 않는 걸까. 이런 의문이 남는다. 여기서 우리는 만약 국가정보원이 보낸 거라면 우리 정부가 보낸 셈이 된다는 점을 상정해야 한다. 따라서 그 가능성도 매우 낮다는 생각이 든다. 정밀 인공위성이 떠도는 이 시대에 국정원이 무인기로 평양 상공에서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공작이 많지 않다.

가장 높은 가능성은 북한 내부의 반체제 단체들이 쏘아 올린 무인기일 경우라고 본다. 전단지 살포 기능을 장착한 고급형 무인기를 자체 조립하더라도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 정도면 가능하다. 따라서 개인이나 단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물론 한국 내 대북 단체와의 연계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무인기가 살포한 ‘삐라(전단지)’ 역시 대북 단체일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그런데 우리 정부와는 무슨 상관이길래? 이런 의문이 들 수 있다. 지금의 국정원으로서는 그 가능성을 낮게 보지만, 과거 같으면 이런 사건에 국정원 개입이 거의 필수적이었다. 현재로서도 배제하기 어려운 가능성이다. 국정원 외에도 정부의 지원을 받는 관변단체 등이 개입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결론적으로 북한 내부 또는 압록강 국경지대에서 활동하는 대북 인권단체 등의 개입 가능성이 가장 커 보인다. 그렇다면 이 무인기가 지닌 의미는 뭘까.

우선 주목할 점은 12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이 사건을 1면에 대대적으로 보도한 사실이다. 이 점에서 대북 인권단체의 소행이라면 대대적으로 성공한 프로젝트로 보인다. 사실상 무인기로 전단지를 살포하는 것은 풍선에 매달아 보내는 전단지와는 차원이 다른 일종의 공격행위라는 점에 북한은 주목했을 것이다.

풍선은 살포 타깃을 특정하기 어렵지만 무인기는 가능하다. 원격 조정이 용이한 비행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기에 전단지가 아닌 폭탄을 탑재한다면 문제가 달라진다. 지금 북한 당국와 대통령실 사이에 무인기의 기종에 대해 군수용이냐 민수용이냐를 두고 논란이 생긴 점도 무인기의 출처와 함께 성능의 문제를 따지는 것이다. 군수용 고급형 무인기라면 활용도가 확연히 달라진다.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보면 고급형 무인기 쪽에 무게가 실린다.

앞으로 북한 상공에 이 같은 무인기가 자주 출현할 것이다. 우리 민간단체의 대북 풍선 날리기로부터 시작해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 대북 확성기 방송으로 옮겨붙어 급기야 평양 상공의 무인기 사건으로 남북 간 선전전이 전개되고 있다.

지금 북한은 체제 유지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북한 내 반체제 단체가 띄운 무인기라면 그 의미는 매우 크다. 북한을 향한 새로운 공격 수단으로 등장한 무인기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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