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전화가 있다.
밥 전화도 있고
술 전화도 있고
골프 전화도 있고
노래방 전화도 있고
모텔 전화도 있다.
내가 젤 좋아하는 전화는
등산 전화인데
받기도 하고 주기도 한다.
시간하고 장소만 정해지면
그때부터 휘파람을 분다.
소풍날짜 기다리듯
두둥실 떠 있고
마음만은 벌써 정상이다.
등산백에
김밥 한 줄 은박지로 포장하고
보온병에 커피믹스 털어 넣고
소주 한 병 끼워 넣어 둔다.
알록달록 고어텍스 점프로 멋을 내고
어제 씻어 둔 등산화 줄을 여미고
한 손에는 스틱도 들고
호연지기 기다리는 버스종점으로 간다.
아직은 내 평생에
산 좋아하는 친구는
몸도 마음도 다 건강 하더라.
못된 사람 하나도 없더라.
친구야 우리 내일 산에 가자.
어제도 거기에 있었고
오늘도 거기에 있고
내일도 모래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언제나 우리에게
정직과 진실.
겸손과 검소.
때로는 강인과 엄격을 가르친다.
그러나 궁극에는
영원한 안식을 주는
엄마의 품 속,
산과 숲으로 함께 가자.
이래서 나는 등산전화가 젤로 좋다.
뉴스타운
뉴스타운TV 구독 및 시청료 후원하기
뉴스타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