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소설의 날」에 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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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소설의 날」에 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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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신명이 나지 않는다. 글을 쓰는 쪽도, 읽는 쪽도, 정부도 마찬가지

금년 11월 3일은 소설가의 날이다.

한국 소설가 협회는 이 행사의 의미성과 중요성을 부각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소설책을 읽지 않는다. 왜 그럴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사람들이 동영상물에서 재미를 찾고 있어서다. 그래서 게임방이 성황을 이루고 가산을 탕진하는 일도 생긴다.

바다이야기가 한 동안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었던 것처럼 세상이 아주 잘못 돌아가고 있다.

D대학에서 조사한 통계 자료에서 의하면 대학생들이 한 달에 제대로 된, 책 한권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오늘의 대학생들은 무엇을 하면서 학창시절을 보내는가. 주로 인터넷, 게임. 동영상물에 매달려 있어서 책을 읽지 않는다.

글을 쓰는 입장에서 보면 한심스러워서 말이 제대로 안 나온다. 한편의 단편 소설을 쓰기 위해서 한 달여를 매달리지만, 잘나가는 작가가 받는 원고료가 몇 십 만원에 불과하다. 그것을 받고 한 달을 살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보면 전업 작가의 삶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를 가늠하게 된다.

금융권에 대출을 받기 위해서 직업란에 작가라고 쓰면 무직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소설쓰기는 부업으로, 혹은 할 일없는 사람이 하는 일처럼 해야 하는 작태가 지금의 현실이다.

그래서 글을 쓰는 사람도 신명이 안 나고, 읽는 독자도 없으니, 이제 소설은 이 땅에서 점차 살라질 것 같다. 하지만 더 한심한 것은, 지금의 현실이 그렇다고 해도, 누구하나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것이다.

글을 쓰는 쪽도, 글을 읽는 쪽도, 그것을 지켜보는 정부쪽도 모두가 마찬가지다.

소설의 날을 맞이하여 소설가들은 단합된 마음과 열린 마음을 보여 주었으면 한다.

지금 소설가들에게는 역사적인 소명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다. 지금 우리 사회는 말초적 감각만 만족시키며 사는 것을, 지상 최고의 덕으로 삼는 것 같아 보이게 살고 있다.

이런 세상일수록 인생의 고뇌와 깊이를 담은, 순수문학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그 핵이 소설이다. 소설은 인생의 고뇌와 깊이를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이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소설을 읽고, 주인공과 함께 고뇌하며, 인생의 깊이를 생각하고 하나가 된다. 주인공과 함께 삶에 대한 간접체험을 하고, 새로운 자아를 터득해 나가며, 행복한 삶을 살게 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소설을 쓰지만, 문학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문학을 이끌어가는 사람들마저도 떼를 지어 패거리를 만들고, 상업화에 물들어서 문학의 창작성과 순수성을 잃어가고 있다.

독자들도 세상이 경박하게 돌아가서, 제대로 된 소설을 읽지 않으려고 한다. 소설가들 역시 힘이 들고 맥이 빠져서, 소설을 쓰려고 하지 않는다.

어렵게 소설을 써도 누가 읽어주지 않는다. 하지만 공기나 태양의 중요성을 알듯이 언젠가는 소설문학의 중요성을 알게 될 날이 올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면 소설의 날만큼 중요한 날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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