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식조차 안심하고 먹을 수 없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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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식조차 안심하고 먹을 수 없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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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멜라민 파동으로 웰빙소리는 이제 헛소리로 들린다

^^^ⓒ 백용인 기자^^^
‘보릿고개’로 하루에 세끼 식사를 먹지 못해서 허덕이던 시절이 있었다.

묵은 곡식이 떨어졌지만 보리가 아직 여물지 않아서, 농가의 식생활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게 되는 음력 4-5월경을 이르던 말이다.

다른 말로 춘궁기라고도 했던 이 말은 대부분의 농민들이 추수 때 걷은 농작물로, 소작료와 사채이자를 탕감하고 나면 남는 것이 없어서, 초여름 보리수확 때까지 견뎌야 했다.

식량이 모자라서 풀뿌리나 나무껍질로 끼니를 때우기도 했다. 유랑민처럼 떠돌아다니기도 했지만, 근래에 와서 경제성장과 함께 농민들의 소득이 늘어나고, 생활환경도 나아짐에 따라서 보릿고개라는 말이 없어졌다. 이러한 보릿고개가 있었다는 말이 그렇게 오래된 이야기가 아니다.

5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연례행사처럼 찾아오는 보릿고개 때문에 농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나이가 든 사람들은 지금도 보릿고개라는 말만 들어도 몸서리를 친다. 하지만 이제 그런 일을 까맣게 잊고 살았다.

한술 더 떠서 풍요 속에서 윌빙well-being 음식을 찾아서 먹었다.

웰빙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식품은 물론 주택, 전자제품, 금융상품, 여행상품 등에 이르기까지 ‘웰빙’이라는 말이 들어가지 않는 광고를 찾아보기가 드물다.

심지어 취업 전선에도 웰빙 관련 직업이 유망 직종으로 떠오르는, 이른바 웰빙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래서 웰빙족이 생겼다. 이러한 웰빙 족은 몸과 마음의 건강을 중시하기 때문에 패스트푸드보다 유기농식품을 선호하고 건강을 위해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웰빙 음식이라면 돈도 아끼지 않고 쓴다.

김치, 젓갈, 녹차 밭, 대나무 숲, 황토, 온천, 고로쇠 등 남도의 음식, 특산물, 관광지 등이 웰빙 상품으로 인기가 급상승하였다. 하지만 이제 그런 말은 호사스러운 말이 되었다.

이제 헛소리로 들리게 되었다. 먹는 즐거움을 찾기보다는 무엇을 안심하고 먹을까가 더 걱정이 되는 세상으로 변했다.

지금 믿고 먹을 것이 없다. 대개의 음식재료들이 국산은 없고, 거의가 중국산이며, 출처가 불분명한 것들이 많다. 더욱이 이번 중국의 멜라민 파동처럼 위험물질을 가미한 것들도 판을 친다.

매스컴의 보도에 의하면 식당에서 우리가 흔히 먹는 육개장, 추어탕, 설렁탕, 우거지탕 등이 제조업체에서 생산하여 파는 반가공제품(레토르트)을 사다가 팔고 있었다.

국산 재료로 만든 음식물은 찾아보기조차 힘들었다. 가격이 싸다는 것으로 이제 먹어야 한다는 등식은 성립되지 않는다. 반대로 비싸다고 좋은 음식이고, 먹을 만한 것도 아니다.

중국인들이 식품에 멜라민을 첨가한 상품을 만들어 세계시장에 팔았다. 그것을 모르고 사서 먹은 우리는 먹는 음식물 이상의 상처를 입었다. 그 여파로 모든 음식을 불신하는 풍조가 생겨났다.

이제 집에서 만들어 먹는 가정식조차 안심할 수가 없게 되었다. 그 재료 자체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외쳐대던 무슨 웰빙 하는 소리는 이제 귀전에도 들리지 않는다.

세상이 변해도 아주 이상하게 변했다. 이제 우리는 서로 불신하고 사는 세상의 극치를 만끽하며 살고 있다.

시대를 막론하고 역사적으로 보아도 서로 믿지 못하는 세상은 상생하지 못하고 망했다.

국가가 망하지 않으려면 먹는 음식물부터 올바른 것을 먹도록, 바로 잡는 일부터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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