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제관계협력부는 12일(현지시간) 남아공이 러시아에 대해 비밀리에 무기 제공한 정보가 있다고 발언한 루번 브리지티 남아공 주재 미국 대사를 불러 불쾌감을 전달했다고 현지 뉴스24 등이 보도했다.

루번 브리지티 대사는 이날 남아공 행정수도 프리토리아에서 현지 언론매체 기자들만 초청해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고 한다. 남아공은 다른 나라로의 무기 수출에 대해 엄격한 절차를 마련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브리지티 대사는 “지난해 12월 6∼8일 케이프타운 사이먼 타운 해군기지에 정박했던 러시아 화물선에 주목하고 있다. 이 러시아 선박은 러시아로 돌아가기 전 분명히 무기와 탄약을 실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미국 정부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남아공이 중립을 지키기를 바란다”며, 대놓고 남아공을 비판했다.

CNN은 “남아공 주재 미국 대사가 주재국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브리지티 대사는 트위터를 통해 “날레디 판도르 남아공 국제관계협력부 장관과 협의했다며, 내 발언으로 생긴 잘못된 인상을 바로잡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남아공의 대통령실은 “레이디R이라는 이름의 러시아 선박이 남아공에 정박했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며, 현재까지 러시아에 대한 무기 공급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전혀 없었다”면서 “남아공 정부는 독립적인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히고. “그럼에도 미국 대사가 이 문제에 대한 양국의 이해와 협력에 역효과를 내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 것은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유감을 나타냈다.

한편, 미 국무부는 블링컨 국무장관이 12일 판도르와 양자관계를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고 발표했다. 브리지티의 발언도 의제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