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주최하는 '국민존엄을 선언하고 교만한 대통령의 회개를 촉구하는 비상 시국회의 및 미사'가 30일 오후 7시30분부터 서울광장에서 신부와 수녀, 시민 등 3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오늘의 폭력, 거짓 지켜보며 분노'
사제단은 '대통령의 힘과 교만을 탄식함'이라는 강론에서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참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국민을 상대로 마구 저지르는 오늘의 폭력상과 거짓들을 지켜보며 분노한다"고 밝혔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참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국민을 상대로 마구 저지르는 오늘의 폭력상과 거짓들을 지켜보며 우리는 분노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사제단은 "주권재민을 힘껏 외치는 시민들의 고뇌를 마음에 품고 오로지 기도에 집중하기 위하여 사제들이 오늘까지 이렇다 할 의견표명과 행동 없이 침묵 중에 지냈으나 이제 그런 절제도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몽둥이 방패로 시민들 무참히 폭력'
또한 "국민이 그토록 간절하게 호소했건만 정부가 미국의 압박에 자진 굴복하여 문제의 쇠고기와 위험한 부속물 수입을 전면 허용해버렸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사제단은 "들끓는 국민여론을 제압하기 위하여 몽둥이와 방패로 시민들을 패고 내려찍으며 무참히 폭력을 행사했다"며 "이로써 촛불에 담겼던 간곡한 뜻은 짓밟혔고 우리는 대통령과 정부의 존립근거에 대하여 묻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사제단은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각료들 그리고 한나라당의 교만과 무지를 탄식하면서 그들의 병든 양심을 교회의 이름으로 엄중하게 꾸짖고자 한다"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장관고시 폐기, '전면재협상 선언하라'
이에 앞서 사제단은 "쇠고기 협상의 실패를 인정하고 국민 앞에 겸손하게 사죄를 청하는 뜻으로 장관고시를 폐기하고 쇠고기 전면재협상을 선언하라"고 미국산 쇠고기 장관고시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사제단은 "문제의 핵심은 국민 건강의 안전성과 검역주권"이라며 "일부 언론이 쇠고기 문제를 친미와 반미, 진보와 보수의 이념갈등으로 몰아감으로써 핵심을 왜곡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제단은 또 "과잉 폭력진압을 지시한 어청수 경찰청장을 해임하고, 시위 중 연행된 사람들과 대책회의 구속자들을 전원 석방하라"고 주장했다.
문 신부, '촛불 꺼질래야 꺼질 수 없다'
문정현 신부는 "미국의 축산업자를 돕는 대신 우리의 농촌과 국민 건강권을 죽이는 쇠고기 협상은 애초부터 잘못된 것이어서, 촛불은 꺼질래야 꺼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이 촛불문화제에 올 수 없게 된 건 공권력 때문"이라며 "공권력이 촛불집회의 평화를 깨고 있음이 오늘 열린 촛불문화제를 통해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시국미사와 촛불문화제가 끝난 뒤 사제단은 서울광장에 천막을 설치했다. 이날부터 무기한 단식기도에 들어가는 김인국 신부는 "국민들이 얼마나 위대한지 사제의 눈으로 확인해 존경심으로 여러분 앞에 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회개하라', '어청수 물러나라'
거리행진은 8시50분께 시작됐다. 사제단 김인국 신부가 미사가 끝난 뒤 가두행진을 선언하며, 시민들에게 '비폭력' 원칙을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사제단 신부들이 대열 맨 앞에 서고 시민들을 그 뒤를 따랐다.
5만여 시민들은 '어둠이 빛을 이겨본 적이 없다, 촛불이 이긴다'라는 현수막을 든 사제단 뒤를 따르며 행진 중간에 '조중동 폐간하라', '이명박 회개하라', '어청수 물러나라', '최시중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쳤다.
김 신부는 사제들이 6월30일부터 단식기도에 들어간다고 선언했다. 이날 사제단 상임위원회 신부 10여명은 시청 앞 서울광장에 천막을 치고,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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