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

이제 더 이상 밀릴 곳이 없다. 비켜갈 곳도 누구를 기댈 처지도 아니다. 하향곡선을 그리던 인기는 끝내 바닥세를 치고 있고, 멀리서 들려오는 국민들의 퇴진 목소리는 점차 파장이 커지고 있다.

정말 대통령하기 힘들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푸념을 이명박 대통령도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다. 자다가도 수입쇠고기 소리만 들리면 벌떡 일어나 잠못 이룬날이 얼마나 많겠는가. 자업자득이니 이 정도의 고통은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하다가도 불쌍한 생각에 연민의 정까지 느껴진다.

이 상태로 가면 나라는 거들이 날 판이다. 사지가 꽁꽁 묶인 나라는 곳곳에서 삐거덕 거린다. 제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지금 나라는 위기의 순간에 서 있다.

그렇다고 뾰족한 해답이 없다. 말도 먹혀들지 않는다. 때리면 때릴수록 더 튄다. 이러한 일련의 모든 사태는 국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걸었던 기대감이 너무도 한순간에 와르르 허물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이 대통령을 보좌하는 주변인물 들에게서 목숨을 내걸고 나라를 지켜보겠다는 장수도 없다. 국민들 눈에는 그저 눈치나 보고 출세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사람들로만 보인다. 우리가 그렇게 욕을 하고 있는 전두환 정권 시절이 더 그립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으니, 이 정권이 제대로 된 정권인가 말이다.

어디 그뿐인가 이명박을 한 없이 치켜세우며 속까지 다 내줬던 조-중-동이 180도 돌변해 그를 대변하기 보다는 국민의 목소리가 커지자 슬그머니 국민편에 기대 이명막 정권에 매질을 가하고 있다.

치켜 세울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대통령이 안 돼야 할 사람이 된 것처럼 메스를 들이대고 있으니 국민들도 어안이 벙벙하다. 그러나 이번에는 국민 스스로가 혼탁한 여론을 조장하는 일부 언론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왜 나라꼴이 이 지경이 됐는가. 그것은 이명박과 조-중-동이 짬봉이 돼 청계천의 녹슨 훈장에 국민이 원치 않는 금도금을 한 것도 모자라 눈부신 광을 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명박의 자만과 독선에 기름을 부었고, 어린시절의 연탄배달과 풀빵철학에 아집과 고집의 싹을 키우는 급성 촉매제가 됐다.

되집어 보면 지금의 사태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내걸었던 대운하가 시발점이 됐다. 국민의 70% 이상이 싫다는데도 끈질기게 청계천 훈장을 앞세워 한 발 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국민의 실망감은 한 없이 높아졌고 이는 곧 이명박 인기의 하향곡선으로 이어졌다. 그래도 몰랐다.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그들 스스로가 국민의 목소리를 철저하게 차단했기 때문이다.

이것도 모자라 이명박은 정의와 정직을 팽개쳤다. 정의와 정직을 지키기 위해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패배를 공식 선언하고 그를 도왔던 박근혜 후보를 철저하게 따돌렸으며, 그 결과는 4,9총선에서 친박계열 인사들의 대숙청으로 이어졌다. 국민들은 또 한 번 실망했다.

선거의 결과를 떠나 국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정의와 정직보다는 자신의 보위를 위한 지난 정권의 구태를 답습하는 실망스런 모습을 보고 만 것이다.

결국 이런 결과는 고-소-영, 강-부-자 인사들로 청와대와 내각을 짜는 큰 실수를 범했으며, 이것 조차 잘못을 지적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아랑곳 하지않고 그들을 철저하게 감싸안았다. 국민들은 또 살망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의 목소리를 아예 들을 생각도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다 보니 문제가 있는 인사들까지 스스로 물러나기 보다는 내가 무슨 죄가 있느냐며 버티기 까지 하다가 결국 이명박 정권 도덕성 실추라는 쓰나미를 맞고 말았다.

국민들은 화가 났다. 성난 민심은 곧바로 수입쇠고기로 이어졌다. 가슴이 답답했던 국민들의 동요는 들끓기 시작했다. 이러함에도 자세를 낮추겠다는 이명박 정권은 역대 어느 정권보다 목을 치켜세웠고 국민들에게 미끼를 던지듯 철저하게 무시하는 배짱까지 보였다.

꼴보기가 싫은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길거리로 나섰다. 꽉 막힌 가슴속의 엉어리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그 목소리는 걷잡을 수 없는 태풍으로 변신해 이명박 정원의 심장에 비수가 돼 박혔다. 호미로 막을 일을 포크레인으로 못막는 현실에 이명박 정권은 안절부절이다. 국민에게 석고대죄하고 처단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정직한 속내를 보여줘야 한다.

지금이라도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면 대통령직을 내놓는 한이 있더라도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통상압력이, 국가간 신뢰가, 후폭풍이 하면서 국민들의 목소리를 잠재우려 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더 큰 화를 자초하게 된다.

왜 국민들은 물러서지 않는가. 그것은 이명박 정권에서는 정직과 정의, 진실과 사실을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부도덕성의 승리는 일순간이지만 정직과 정의의 승리는 끝이 없다. 하루빨리 이명박 정권은 정직과 정의부터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권 5년 내내 고통의 나날을 보내야 한다. 반드시 명심할 일이고 그를 보좌하는 인사들 또한 정직과 정의 앞에서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아닌 것은 "안됩니다"라고 해야한다.

장자의 천지편에는 '지혜로운 사람은 세상의 일에도 머리를 써야 할 때와 어리석음을 활용해야 할 때가 있음을 안다'는 우화가 있다. 이는 '진정한 명궁은 과녁을 정조준 해야 할 때와 오조준을 해야 할 때를 분별하는 지혜가 있다'는 교훈을 일러주고 있다.

이를 좀더 세밀하게 분석하면 '머리가 좋아 제 재주만 믿고 천하를 다스리려는 자는 반드시 천하를 혼란하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어리석음이 빛을 볼 때까지의 묵묵한 기다림도 군주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덕목임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한 순간을 벗어나기 위해 꼼수로 대응해서는 안된다. 현재가 아무리 고달프더라도 더 진실해지고 더 정직해져야만 돌아섰던 민심이 되돌아 온다. 이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100일만에 퇴임 100일을 앞둔 대통령의 쓰라린 고통을 겪은 만큼 반드시 가슴 속에 깊이 새겨둘 문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