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마감을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숨가쁜 시간을 보내기 일쑤인 기자들이 거칠고 힘든 자신의 일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아마도 '정론직필'(正論直筆)의 자긍심일 것이라 생각된다.
'정론'은 사리나 도리에 합당한 주장이다. 또 '직필'은 무엇에 구애됨이 없이 있는 사실을 그대로 적은 사필(史筆)이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 '정론직필'은 '바르게 논하고 올곧게 씀'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독자들에게 알리는 것, 또 모든 독자들이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할 가치 있는 내용을 보도하는 일이 기자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기자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올바른 보도를 할 수 있게 하는 힘의 원동력은 어디에 있는가 하는 물음에 기자는 주저하지 않고 '신문을 읽는 독자의 올바른 판단'이라고 답하고 싶다.
기자가 사회적 문제점을 비판하고 이를 독자들에게 알리듯이 독자 또한 언론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올곧은 기사를 쓰지 않는 언론을 외면한다면 어느 기자가 감히 왜곡된 보도를 하겠는가.
그렇다면 언론을 대하는 우리 주변의 현실은 어떠한가. 우선 지방자치단체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기자는 자치단체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내용을 보도한 경우가 많이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 해당 자치단체 관계자들의 원성을 들었던 경우가 종종 있었다.
문제점을 지적한 기자를 원망한다는 것은 자치단체가 잘못된 정책에 대해 반성을 하기보다는 이를 은폐하려는 습성에 기인한 것일 게다.
전체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자신들을 칭찬만 해주는 기자를 환대하는 반면 비판적 시각을 가진 기자를 냉대하는 것이 민선자치 시대의 현실이다.
장기간 자치단체를 취재해 오면서 지적할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에 입각한 제대로 된 비판을 단 한번도 하지 않은 기자는 이미 기자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자치단체의 환심을 사기 위한 보도만을 하는 기자는 자치단체의 환영을 받고 있는 반면 잘못된 부분을 꼬집어 비판하는 기자는 외면을 받는 작금의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잘못된 정책을 숨기고 주민들을 호도하는 일부 지방정부의 독선을 견제하는 역할이 기자의 전유물은 아니다. 언론과 지방정부 모두를 비판할 수 있는 독자들의 올바른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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