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호철이 겪은 <남·북한 반세기>
소설가 이호철이 겪은 <남·북한 반세기>
  • 김동권 논설위원
  • 승인 2003.07.18 0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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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 위한 부두노동을 시작으로 문단에 데뷔 큰 족적 이뤄

 
   
  ^^^▲ 소설가 이호철이 겪은 <남·북한 반세기> 표지
ⓒ 도서출판 이소북^^^
 
 

이 책은 지난 반세기 넘어, 타력에 의해 막혔던 우리 남북의 사람살이가, 21세기가 열린 현금에 와서 실제로 어떤 모양새를 지니고 있는지, 우선 한 눈에 딱부러지게, 보아내기부터 하자는 저자의 주장이 강하게 담고 있으며, 분단작가 이호철이 우리들이 그동안 많이 거론해온 통일문제에 접근하는 접근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통일, 통일, 하고 관념적으로 목에 어깨에 힘주고 소리소리 질러봤자 아무 소용없다며, 오늘날 우리 한반도 문제를 거론하는 양태들과 언설들이 너무 천편일률적이고, 용어들, 개념들, 논의들 자체가 너무너무 무거워 이 땅을 살아가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 살갖에 자세히 와 닿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또한 남북 통일이라는 우리의 역사(役事) 는 서푼어치 머리로 기획을 세울 수는 있는 것이 아니라 남과 북의 개인들의 사사로운 만남들이 빈번히 이루어지며 형편 형편만큼 오르내리는 사람이 많아지고, 서로 만나서 만나는 만큼 정이 들고 한솥밥 먹는 사람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통일의 기운이 무르익을대로 무르익어 자연스럽게 찾아온다는 것이다.

1부는 저자의 두 번에 걸친 북한 방문기가 실려있다. 50년 전, 열 아홉에 떠나왔던 고향 땅을 머리가 허연 칠순이 되어 찾아간 저자는 사사로운 감정을 자제하고 북에서 만난 일반 민중들은 형편형편 만큼 이해하면서도 그 지도층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2부에서는 대담, 에세이, 피난일기가 실렸다. 대담은 저자의 통일관이랄 수 있는 '한 살림 통일론'의 요체가 잘드러나 있다. 지식인들에 의해 관념화된 민중들이 아닌 진짜 생짜 민중들의 삶을 직절하게 되돌아보는 것이 통일의 시발점이라는 저자의 주장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에세이는 한반도 통일문제에 대한 저자의 폭넓은 생각이 담겨있다. 피난일기는 1·4 후퇴직후 부산 피난민 시절의 일기로 지금 봐도 그때의 정경들을 손에 잡힐 듯이 묘사하고 있다.

3부는 소설 두 편을 실었는데 분단의 단초가 된 6·25 전쟁중의 이념화 된 민중이 아니라 생긴 그대로 민중을 다루었다. 생짜 민중, 진짜 민중은 잘난 척하는 지식인들이 이념화된 민중이 아니라 분단을 겪으면서 전쟁도 겪고 가난도 겪고 가족과 헤어지고 그것 때문에 고생하고 온갖 슬픔을 당하는 일반 백성들이며 이런 생짜 민중들의 실제적인 모습을 생생히 살아 있게 묘사한 작품으로 전쟁 중 복잡한 사람들의 속내를 잘 드러내고 있다.

저자는 통일의 무거운 담론의 무게에서 벗어나, 통일이란 것을 일단은 아주 쉽게 적절하게 누구나가 정신이 번쩍 들게, 장작 빠개듯이 빠개서 보여 준 책이라고 자부하며, 이 책만큼은 남북의 어린이부터 6천만 누구나가 꼭히 읽어야 하고 읽히고 싶다고 호소한다.

 

 
   
  ^^^▲ 소설가 이호철(2003년 2월 28일)김동권^^^  
 

소설가 이호철은 1932년 함경도 원산에서 출생하여, 고교시절인 1950년 한국전쟁 발발로 인민군에 동원되어 국군의 포로가 되었다가 풀려나 그해 12월에 월남하였다. 1955년 『문학예술』에 「탈향」이 이듬해에 「나상(裸像)」이 추천되어 문단에 나왔다.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대산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과 대한민국 예술원상을 받았고,1985년 자유실천문인협의회 대표를 역임했으며, 1992년 예술원 회원으로 피선되었다.

소설집 <나상> <이단자><산타령 친족타령> 장편소설 "소시민><남풍북풍> <까레이 우라> 연작소설 <남녘사람 북녁사람> 산문집 <문단골 사람들> <세기말의 사상기행> <한살림 통일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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