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취임식에서 빛난 이명박표 실용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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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취임식에서 빛난 이명박표 실용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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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한복판에 버려진 4만5천명의 국민들

^^^▲ 취임 선서를 하는 이명박 대통령^^^
17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식이 2월 25일 오전 11시에 국회의사당에서 45000명의 내외 귀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히 열렸다.

초대를 받지 못한 약 1000명의 국민들은 국회의사당 밖에 몰려 대형스크린을 보며 취임식을 축하했다.

이날 수은주는 영하 10도로 곤두박질쳤다. 그래도 대통령 취임식 참석이라는 것으로 참석자들은 대개가 넥타이를 맨 정장차림이었다.

매서운 한파는 강바람까지 동원되어 여의도 한 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통령 취임식장을 싸늘하게 만들었다.

취임식 행사에 총 26억원이 소요되었단다. 취임 행사는 이명박 대통령의 입장으로 시작되었고 대통령의 퇴장으로 행사가 마쳐졌다. 아침 9시 30분까지 입장하라는 통보에 아침을 거르고 참석했을 참석자들도 상당했으리라. 그러나 참석한 국민들은 그 추운날에 커피 한 잔 대접 받지 못했다. 겨우 싸구려 목도리 하나씩을 받았는데 그것으로 추위를 견뎌내지 못했다. 참석자들 중에는 하도 떨어서 감기몸살까지 걸린 참석자들도 많았다.

재산 많기로 소문난 대통령의 취임식인데 그 추운 날에 커피 한 잔도 대접해 줄 수 없었단 말인가. 해도 해도 너무했다. 있는 사람이 더 무섭다는 말이 구구절절 실감이 났다. 누구를 초청하던지 초청인은 식사 한끼는 대접하는 것이 상식으로 되어 있다. 더구나 대통령이 취임되는 잔치의 자리가 아니던가. 적어도 초청장에는 식사대접은 하지 못하니 양지하여 주시기 바란다는 안내 정도는 되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4만5천명 가운데에는 해외동포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빛나는 애국심으로 자신이 비행기 값을 들여 참석했다고 하자. 행사를 마친 시간이 정오를 넘긴 시간인데 점심 한끼 대접해 줄 수 없었던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고 난 후에 몸살을 앓기 시작하여 벌써 며칠을 고생했는지 모른다. 4만5천명의 참석자들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 대통령의 취임식사에서도 참여자들에 대한 배려 따위의 내용은 없었다. 뭐를 하겠다 뭐를 하겠다 등등 많은 내용의 말 중에서도 잠시 후면 여의도 한 복판에 떨궈질 4만5천명에 대한 배려와 걱정의 말은 들어있지 않았다. 하다못해 결혼식장에 참석을 해도 식사에 대한 안내와 고맙다는 인사는 반드시 나온다.

대통령이 주장하는 어떻게 하겠다 저렇게 되겠다 등은 한참 후에 나타날 일이고, 취임식에 참석한 참석자들의 당장 시급한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실용주의라면 더 들어서 무엇하겠나. 당장에 춥고 배고픈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하는 데, 먼 장래의 이야기는 사탕발림이 아닌가.

상식을 깬 취임사를 뒤로 하고 거창한 퇴장과 함께 청와대로 입성하는 대통령의 장한 모습에 대한 관심 보다는 당장에 뼈골까지 파고 들어 오는 추위와 건강에 대한 염려가 더 컸다.

대통령만 되면 다 끝이 나는 것이 아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롯하여 엊그제 퇴임한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모든 대통령들이 차라리 대통령이 되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사람들이었다.

적어도 자신의 삶에 대한 보람을 가지고 있던 대로의 삶을 유지하면서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되었을 것이며 역사의 심판대에 서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제외하면 야당 지도자로서 국민들에게 존경을 받았던 분들이다. 대통령을 지냈기 때문에 평생 놀고 먹어도 된다는 보장 하나는 확실히 받아 놓았다. 그러나 기왕에 받았던 전 국민적인 존경심을 잃은 것과 어찌 비교가 되겠는가.

르호보암의 시대가 종결되었다. 곧 바로 사울왕의 시대로 시작되고 있다. 사울왕이야 말로 실용주의자 였다.

사실 이명박 대통령의 실용주의는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확정되고 난 후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한나라당의 정식 후보가 되고 난 뒤에, 한나라당의 네티즌 논객들을 세미나 형태로 초대한 적이 있었다. 저녁 시간에 초대를 했는데 선거법 문제 때문에 식사 대접을 못하니 자신의 돈을 주고 도시락을 사 먹으라고 했다.

도시락은 이미 상당량 주문이 되어 있었고 돈을 주면 도시락을 그 자리에서 팔았다. 세미나 내용은 추부길 교수의 운하야 놀자를 동영상으로 제작한 내용이었다.

한나라당의 네티즌 논객은 인터넷 포털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논객들이며 이력서를 작성해 보낸 후에 심사되어 선발되었다. 적어도 기자 이상의 신분이 있어야 한나라당의 논객이 될 수 있었다. 이중에는 교수들도 허다하고 논설위원들도 있다. 인기 포털 등에서도 필력을 인정 받는 논객들이 좌파세상을 바꾸자는 일념하에 전국에서 뜻을 모아 주었던 필객들이다.

이런 양반들을 모아 놓고 추부길 교수가 운하야 놀자를 강의하려고 했다. 대다수의 논객들은 이미 경선 중에 드러난 경부운하론의 실체에 대해 알만큼 알고 있었고 꽤 많은 논객들이 필을 들어 비판하고 있는 중이었다.

마케팅 전문가인 추부길 교수가 토목, 건축, 환경분야에 대해 얼마나 전문가인지는 모르겠으나 가설과 추측에 불과한 “운하야 놀자”라는 책을 하나 써 놓고 그것으로 경부운하론을 교육시키겠다고 덤벼드니 추부길 교수의 접근도 민망했거니와 논객들을 함부로 대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접근방식도 심각하기에는 마찬가지였다.

대중의 가슴 속에 감동을 주며 또렷하게 남아 있는 지도자는 무엇 혁혁한 공적이 있는 지도자가 아니다. 누가 우민한 대중을 진실로 사랑해 주었느냐 하는 것만 남는다. 국민을 인격적으로 대우해 주고 인정해준 지도자만 도장처럼 가슴에 남게 되어 있다.

마케팅 전략으로 서민들과 함께 순대국을 먹고 함께 부대끼는 모습을 그려내는 것까지는 성공했는지 모르나, 국민은 진실로 그러한지 끝까지 추적하고 들여다 보게 되어 있다.

여의도 벌판에 버려졌던 4만5천명의 국민 중에 얼마나 많은 분들이 축제의 기쁨을 누렸는지는 모르나 잔치의 기쁨은 누릴 수 없었다. 이명박 대통령과 측근의 중대한 실수이다. 취임 초부터 이런 식으로 나와서는 안 될 일이었다.

국민의 지지도가 떨어지는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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