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 ||
정신이 나가지 않은 멀쩡한 사람이 행동파 애국운동 세력이나 對北강경론자를 향해서 '극우'라고 부를 때가 있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좌익이 아니고 스스로도 보수라고 여기는 이들이다.
그런데 왜 좌익들이 정통보수 세력을 욕보이기 위해서 만든 極右라는 용어를 쓰는 것일까?
첫째는 지난 10년간 좌파정권과 좌파매체, 그리고 좌경적 세력으로부터 극우라는 말을 워낙 많이 듣다가 보니 자동적으로 그런 용어가 튀어나오는 것이다. 極右의 入力量이 많으니 자동적으로 出力이 되는 모양새이다.
둘째는 極右에 대한 오해이다. 極右는 체제를 지키기 위하여 불법적, 폭력적 행동을 하는 세력이다. 일본에서 천황을 비판하는 시장을 저격하거나 연설중인 사회당 당수를 칼로 찔러 죽이는 사람이 極右 단체 소속이다.
이런 극우세력이 한국에도 있었다. 해방 직후의 좌우대결 시기에 나타났다. 좌익들이 불법파업을 일으키고, 대구폭동을 선동하여 경찰관 가족들을 무참하게 살해하는 것을 보고 극우단체들이 대응 폭력을 행사했다. 金斗漢 조직, 서북청년단 같은 세력이다.
李承晩 정권하에서도 어용화한 극우세력이 야당탄압에 동원되었다. 1987년 6.29 선언 이후 이런 극우세력은 없어졌다. 1998년 이후엔 국민행동본부 같은 이른바 아스팔트 우파가 등장했으나 이들은 집회를 모범적으로 한다.
이들은 폭력과는 거리가 먼 기성세대이다. 법을 잘 지키고 헤어질 때는 청소까지 한다. 이들을 극우라고 부르는 이들이 많다. 이는 자신의 父母나, 경로당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極右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일종의 패륜이고 불효이다.
셋째는 김정일 정권을 공격하고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지켜야 한다고 외치는 이들을 주로 極右라고 부른다는 점이다.
김정일을 몰아내고 북한동포들을 구출해야 한다, 엔테베 작전을 해서라도 국군포로를 데리고 와야 한다, 북한정권이 끝까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으면 우리도 대응개발을 검토해야 한다, 북한을 권력실체로서는 인정하더라도 국가로 인정해선 안된다 등등의 이야기를 하면 당장 '극우적 시각'이란 말이 나온다.
국가가 당연히 해야 할 행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을 '극우적'이라고 부른다.
'북한의 핵무기를 없애기 위해선 전쟁불사의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말은 너무나 당연한 논리인데도 '전쟁불사'란 말을 했다고 '극우'라는 평을 듣는다. '북한의 핵무기를 없애기 위해선 어떤 경우에도 武力을 선택해선 안된다'는 말은 유치하기 짝이 없는 논리인데도 좌파정권의 대통령부터 이런 말도 안되는 말을 말이라고 쏟아붓는다.
'북한의 핵무기를 없애기 위해선 어떤 경우에도 武力을 선택해선 안된다'는 말은 북한군이 쳐들어오더라도 전쟁을 해선 안된다는 말과 같은, 바보 천치나 할 말이다. 무력의 뒷받침이 없는 압력에 김정일이 굴복할 리가 없다.
전쟁을 각오하면 전쟁을 막을 수 있고, 전쟁을 회피하면 전쟁이 일어난다. 역사의 교훈이다.
넷째, 보수인사가 '극우'란 말을 쓸 때는 "나는 저런 사람과 다른 온건하고 합리적인 사람이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경우가 많다.
사회가 좌경화하니 이런 식으로 좌파들에게 추파를 던지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보수가 아니다. 기회주의자들이다.
보수인사들이 존재하지도 않은 '극우' 운운하는 것은 이들의 수준 낮은 의식을 보여준다. 主權국가 국민들이 생존을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할 말을 하는데 그런 말을 하는 것을 무슨 죄 짓는 일이나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한국인들이 빠지기 쉬운 사대주의 전통이나 식민지 근성과 관련이 있다.
자존심이 없는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행동을 수치스럽게, 또는 미안하게 생각한다. 전형적인 노예근성이다. 이런 사람들에겐 자신의 생존과 존엄성을 지키는 정당방위도 누군가의 허락을 받고 하는 일이 된다.
문제는 '행동파 애국세력'을 '극우'라고 부르는 이들이 지금 한나라당의 중심부에 많이 포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 조갑제닷컴 趙甲濟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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