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풍계리 핵실험장 관리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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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풍계리 핵실험장 관리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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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IAEA 사무차장 ”추가 핵실험장 확보 배제 못 해"

북한이 영구 폐쇄했다고 공언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유지관리’ 흔적이 계속 포착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VOA가 24일 전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미국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여전히 점검하면서 유지 중이라고 분석했다.

1, 2차 북 핵 위기 당시 영변 핵 시설 사찰을 주도했고 20여 차례 방북했던 하이노넨 연구원은 지난 며칠 동안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소재 핵실험장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차량 통행과 제설 작업 동향이 포착됐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특히 “1년 전 눈 덮인 풍계리 핵실험장 위성사진을 비롯한 최근 몇 년 간 현장 모습과 2019년 이전 촬영된 사진을 비교할 때 유지관리 움직임에 변함이 없다”며 “다만 새로운 건설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특정 건물을 양호한 상태로 유지하고 1년 전 겨울철 사진에도 차량이 지나간 자국이 나타나는 것을 보면, 마치 방치된 것처럼 보이는 풍계리 핵실험장이 어떤 면에서는 유지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모니터링 이상의 움직임으로, (실제로 폐기됐다면) 이렇게 지속적인 작업은 필요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들끓는 건 아니지만, 최근까지도 건물 입구에 눈을 치운 흔적이 보이고 지붕에 있던 눈이 녹은 것을 볼 때 상당수 건물이 사용되고 있다”고 관측했다.

북한은 지난 2018년 미국, 한국과의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자 그해 5월 외신기자들을 초청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는 모습을 전 세계에 공개했습니다. 당시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이 영구 폐기됐다고 주장했고, 이어진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서도 이런 내용을 미국 측에 재확인했다.

미 국무부는 당시 풍계리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 방식으로 폐기하겠다는 북한의 발표가 나오자 즉각 이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북한이 조사와 검증을 할 수 있는 외부 전문가들을 초청하지 않은 채 외신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폭파를 강행하자 사찰 필요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풍계리 폭파’를 선전했던 북한이 이후에도 핵실험장을 계속 ‘관리’하는 이유에 대해 “방사성 물질 누출 여부를 계속 모니터해야 할 필요성도 있겠지만, 나중에 핵실험 결정을 내릴 때를 대비해 핵시설을 유지하는 것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폭파’ 방식으로 폐쇄한 것으로 알려진 풍계리 핵실험장의 “파괴되지 않은 일부 갱도를 (추가 핵실험에) 이용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풍계리 핵실험장 재사용에 필요한 절차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한 번도 사용되지 않은 갱도들이 있고, 현재 상태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무너진 갱도 입구를 재건하는 대신 새로운 입구를 뚫어 훼손되지 않은 이들 갱도로 연결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풍계리 만탑산 일대엔 4개의 핵실험용 갱도가 있으며, 이 가운데 1번 갱도는 1차 핵실험 뒤 폐쇄됐고, 2번 갱도에서 2~6차 핵실험이 이뤄졌다. 3~4번 갱도는 2번보다 크기가 큰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사용되지 않은 채로 관리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작년과 올해 현장에서 대규모 굴착 공사가 없었던 점을 고려할 때, 북한이 기존 갱도를 사용하고자 한다면 새로운 입구를 만들 것으로 보이며, 그런 수순을 밟을 경우 위성에 포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2018년 5월 외신기자들을 초청해 전 세계에 공개했던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가 ‘눈속임’에 불과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분석인데, 하이노넨 연구원은 “어느 정도 폭파했느냐가 문제”라며 “당시 갱도 가장 안쪽까지 전체를 폭파한 건 일단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갱도 내부에 여전히 열려있는 공간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북한은 이곳까지 연결할 새 입구만 뚫으면 되는 것이고, 위성이 포착할 수 있는 이 공사는 착공 뒤 적어도 석 달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매우 강력했던 지난번 핵실험 여파로 주변의 바위와 산의 구조가 훼손됐을 가능성이 큰 만큼, 추가 핵실험을 하기 위해선 매우 주의해야 한다”며, “따라서 당장 무언가를 급히 하려는 조짐은 없지만, 북한은 꽤 오랫동안 풍계리 핵실험장을 모니터링하면서 양호한 상태로 유지해 왔다”고 평가했다.

특히 “훼손 정도와 중국과의 거리를 고려할 때 이곳에서 추가 핵실험을 할 경우 중국이 불만을 표출할 수 있는 데다,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잡혀 있어 핵실험을 곧바로 실행에 옮기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북한 입장에서는 중국에서 가깝고 6차 핵실험으로 크게 훼손된 풍계리 핵실험장이 아니라 다른 장소를 물색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3의 장소에) 새 핵실험장 건설엔 시간이 걸리겠지만,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직후부터 이미 공사에 착수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0년 어느 시점 북한의 누군가가 핵 억지력을 유지하기 위해 핵물질 추가 생산을 결정했을 것이고 실제로 농축 시설 증축 움직임이 있었다”며 “이런 결정을 했다면, 핵실험장을 추가로 건설할 필요성 또한 느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같은 설명은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에서 지난해 2월~7월 기간 방사화학실험실과 화력발전소 등 부속 건물이 가동되고, 8월 말부터는 5MW급 원자로와 그 주변 건물에서도 증기가 피어 오르고 배수로 방수가 이뤄지는 등 재가동 정황이 잇따라 포착된 것을 가리키는 것이다. 아울러 영변 시설에서 무기급 고농축 우라늄 생산 때 이용하는 우라늄농축공장 증축 공사가 진행된 사실이 올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된 것을 상기시키고 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이런 움직임에 더해 “최근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단거리미사일 발사가 이어지는 것을 볼 때 새 핵실험장 건설을 고려하는 것은 더욱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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