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 김정은이 3년 연속 신년사를 생략한 것은 김정은의 불안감을 반영한다고 진단했다고 VOA가 4일 전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김정은이 3년 연속 신년사를 생략한 것을 주목하면서, 김정은이 상세한 내용을 밝히길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이는 북한 정권이 국내 경제 상황을 상당히 민감하게 여기는 데서 비롯됐다며, 북한 상황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갇혀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랜드 연구소의 수 김 정책 분석관은 김정은이 신년사를 또다시 생략한 것은 침울한 북한 내부 분위기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연말에 열린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결정서에서 미국이나 한국이 언급되지 않은 것도 북한이 현 상황에서는 대외적으로 크게 관여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북한 경제 상태가 진퇴양난에 놓여 있다면서 김정은은 북한이 지금처럼 폐쇄된 상태에서 적어도 1년은 더 버텨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대유행과 무역, 경제적 상황이 새해에도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메릴랜드대 교수는 전원회의 이후 발표된 내용에서 두드러진 점은 농업 지역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평양의 엘리트 계층을 중심으로 한 정책을 내놓았다면, 이번에는 평양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 주민들을 독려하는 정책이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번 정책에서 뚜렷한 경제 개혁의 의지를 찾을 수는 없었다고 브라운 교수는 말했다.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김정은이 경제적 발전을 이뤄내는 것을 자신의 업적으로 내세우고 싶어하지만, 지금은 ‘자력갱생’을 강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어떤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는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면서 미국과의 경제 제재 논의에서 돌파구를 찾지 않는 한 경제적으로 비관적인 상황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스 국장은 북한이 노동당 전원회의의 결정서에서 미국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미국과 아무 일도 진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과의 대화에 진전을 이뤄내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주요 책임인데, 국내 문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굳이 그 점을 강조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트로이 스탠거론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국장은 북한 정권이 전원회의에서 대외 전략보다 국내 사안에 초점을 맞춘 것이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이 현재로서는 미국이나 한국과 협상하는데 별다른 관심을 가질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특히 현 상태에서 핵 협상을 시작할 경우 미국과 한국 모두 북한이 위기 한가운데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상태에서 협상에 들어간다는 점을 북한의 고민으로 꼽았다. 이는 불리한 위치에서 협상에 임하는 것으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실험을 한 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협상했을 때와 대조되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이번 전당대회 결정서에서 핵무기와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군사력을 강화하고 현대화하겠다는 의지는 내비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북한이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에 처했어도 똑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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