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 하루가 다르게 발달한다면, 핸드폰이야말로 '님들' 덕분에 한시간이 멀다하고 새로운 제품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수출 전선에서 선전을 펼치고 있다니, 그리고 내수 진작에도 도움을 준다니 깊은 감사를 표하는 바입니다.

정말 하루가 다르게 변한다기 보다는 한시간이 멀다하고 바뀌어가는 핸드폰 소식을 접하면서 저의 '플립'식 전화기는 주머니 속 깊은 곳에서 진동모드로 대기중입니다.

핸드폰에 카메라 기능, MP3기능, 손전등 기능, 위치추적 기능, 전자수첩 기능 등 그야말로 핸드폰이 휴대용 컴퓨터 기능으로 이양되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습니다. 그런 변화와 발전에는 전적으로 동감합니다만 혹시나 하는 조바심에 이런 글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물론 기억하시겠지만 예전의 삐삐(pager)를 기억하시는지요. 불티나게 가입자수가 증가했다가 점점 더 나은 기능과 디자인으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다가 결국 점점 작아지다가 없어진 '우리의 삐삐'. 혹시나 현재의 핸드폰이 그런 최후를 맞이하지 않을까하는 의구심은 지나친 짐작이겠지만, 지나친 변화는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이전 모델 사용자에게는 허탈감을 증가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게됩니다.

할아버지가 쓰시던 시계를 물려받은 손자의 손목에 걸쳐있는 100년도 넘은 시계의 가치는 현재의 내노라하는 시계의 가치가 침범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아버지가 쓰던 핸드폰을 계속해서 쓰자는 얘기는 아닙니다. 이른바 '명품'으로 불리는 핸드폰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요즘은 뜸하지만 그래도 많이 사용하고 있는 한 회사(Motorola) 핸드폰(Star-Tac)의 경우 아직도 그 사용자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핸드폰은 전화기라는 인식하에 정말 필요한 기능과 전화기 고유의 송수신 기능 안정성을 담보로 없어지지 않고 있는, 이른바 대물림하는 핸드폰의 명품으로 자리잡은 듯한 인상입니다.

핸드폰에 카메라, MP3, 라디오, TV, 손전등, 전자수첩, 오락기 등 모든 기능이 추가되면서 핸드폰 고유의 기능이 더욱 부가되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지만 지나치게 외양위주, 부가기능 위주로의 발전은 앞서 언급한 '삐삐'의 전처를 밟을 우려와 더불어 진정한 '명품 핸드폰'의 부재라는 두가지 곤경에 처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자체적으로 '가장 오래된 핸드폰 경연대회' 등 오래되고 지속적으로 사랑 받는 '스테디 셀링 핸드폰의 발굴'이 중요하리라 생각합니다. 이제 핸드폰은 사치품도 아니고 시계와 같이 선물로서 주고받을 수 있는 품목에 지나지 않습니다. 발빠른 변화에 발맞추기와 더불어 고집있는 핸드폰이 한국에서도 생산되어 세계 시장에 이름을 날렸으면 합니다. 핸드폰 제조 회사에서는 유념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