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지난 11일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 협력’이라는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을 열었다. 납치 문제 담당상을 겸임하는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북한에 의한 납치 문제 해결은 일본의 주권과 일본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련된 문제이자 기시다 후미오 총리 내각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고 VOA가 14일 전했다.
마쓰노 장관은 “일본과 북한 사이의 불신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일본이 주도적으로 북한의 최고지도자와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기시다 총리는 김정은을 전제조건 없이 만나려 한다”고 밝혔다.
또 일본은 2002년 북일 평양선언에 따라 현안을 해결하고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며 외교관계 정상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쓰노 장관은 납치 피해자 가족들이 고령이 되면서 더 이상 낭비할 시간이 없다며, 해결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피해자들의 하루라도 이른 귀국을 실현하기 위해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전력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1977년 북한에 의해 납치된 요코타 메구미 씨의 남동생 타쿠야 씨는 이날 회의에서 가족들의 한결같은 요구는 “모든 납치 피해자들이 즉각 귀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국제사회와 계속 협력하고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납치피해자가족회의 신임 회장으로 임명된 요코타 씨는 회장이 세 번이나 바뀔 때까지 납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데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요코타 씨는 “일본 정부에 대한 분노가 생긴다”며 “일본 정부가 왜 납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지 의문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요코타 씨는 김정은에게 메시지를 보낸다며 “모든 일본인 납북자들이 귀환한다면 일본과 북한은 밝은 미래와 평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용감한 결정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루마니아인 납북자 도이나 붐베아 씨의 남동생 가브리엘 붐베아 씨도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붐베아 씨는 1978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납치돼 북한에서 1997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북했다가 일본인 아내와 함께 일본에 정착했던 미군 탈영병 출신의 로버트 젠킨스 씨 등에 따르면, 붐베아 씨는 북한 공작원들에게 외국어를 가르쳤으며 미군 탈영병 제임스 드레스녹 씨와 결혼해 자녀를 가졌다.
가브리엘 붐베아 씨는 평양에 살고 있는 조카들이 얼마나 억압된 삶을 살고 있을 지 우려한다고 밝혔다.
붐베아 씨는 조카들인 리카르도와 가브리엘에게 자신이 어머니 쪽으로는 마지막 살아있는 가족이라며, 그들을 항상 생각하고 사랑한다는 점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태국인 납북자 아노차 판초이 씨의 가족도 영상 메시지를 보내 구명을 호소했다.
아노차 씨의 조카 반종 판초이 씨는 “고모가 돌아오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고모가 실제로 북한에 의해 납치됐는지, 북한에 살고 있는 지 확인하고 싶다는 것이다. 또 고모가 돌아오지 못하더라도 북한에 있었다는 증거만 있어도 괜찮다며, 살아오지 못한다면 유해만이라도 돌려받고 싶다고 말했다.
아노차 판초이 씨는 1978년 마카오에서 실종돼 북한으로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심포지엄에 보낸 영상에서 일본을 비롯한 각국의 납북 피해자 가족들은 너무나 오랜 기간 고통을 받았다며, 이제는 사건을 종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납북 일본인 피해자는 17명이며 이들 가운데 5명은 2002년에 귀환했다.
그러나 북한은 일본인 납치 피해자가 13명뿐이라며, 5명은 일본으로 돌아갔고 8명은 사망해 납치 문제는 이미 종결된 사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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