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국경 봉쇄를 이어가는 가운데, 국제사회의 백신 지원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은 불가피한 내부 상황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2일 전했다.
1일 통일연구원이 주최한 '2021 북한도시포럼'에서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국제사회와는 다른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이 단순히 폐쇄적인 정책 기조보다는 내부적인 사정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적인 추세에 비해 지나치게 강한 봉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나 북한 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고 발표하고 있는 것, 국제사회와 한국이 지원하는 백신 지원 등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단순히 ‘비정상’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홍 연구위원은 특히 북한이 국제 백신공급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 즉 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지원을 수용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 폐쇄적인 북한 체제의 특성상 백신 수량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사회 갈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 인구를 2천5백만 명 정도로 가정한다면, 코백스가 지금까지 북한에 배정한 680만여 회분은 한 사람에 두 차례씩 접종할 경우 340만 명 정도만 접종받을 수 있는 분량이라는 것이다.
배정에서부터 실제 공급까지 시차를 비롯한 다양한 어려움이 발생하는 현실까지 감안하면 적은 수량의 백신 도입은 북한 내 대다수 주민들에게 감염병에 대한 불안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홍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홍 연구위원은 코로나19 백신의 안정적인 공급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북한으로서는 봉쇄 중심의 비상 방역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김정은이 미국을 향해 장기적인 힘겨루기를 선언한 것도 북한이 전향적으로 외부로부터의 방역 지원을 수용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이 시행하고 있는 강도 높은 폐쇄 정책과 관련해서는, 서구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백신 접종을 통해 코로나19 방역의 성격을 개인 범위로 좁히는 이른바 ‘개인화’ 과정을 거친 것을 감안하면 북한이 아직 국가 및 지역 단위의 방역 체계를 고수하는 것은 불가피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또 백신이 공급되지 않고 있다는 점만 빼면 북한이 비교적 성공적인 방역 성과를 보이고 있는 쿠바 등이 실행한 이른바 사회주의 보건의료 체계와 유사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북한이 실행하고 있는 코로나19 방역 대책 이면에는 사회·경제적인 불가피성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 홍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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