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까지 대기업들이 유·무형 자산을 취득하는데 사용한 투자액은 총 124조 4,05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7.3%, 2019년 같은 시점에 비해 11% 각각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IT전기전자가 작년 대비 투자액이 12조원 이상 늘며 증가폭이 가장 컸다. 상사와 유통, 식음료, 제약 등 업종도 투자액을 1000억원 이상 늘리며 상위권으로 집계됐다. 반면 석유화학과 자동차·부품, 조선·기계·설비, 철강 등 이른바 ‘중후장대’ 업종은 같은 기간 투자액이 줄었다.
17일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중 올해 3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336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9~2021년 연도별 투자 실적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올해 3분기 누적 투자금액은 124조 4,056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누적 115조 9,413억원에 비해 7.3%(8조 4,643억원) 증가했다.
이들 기업은 코로나19가 시작된 지난해 3분기까지도 투자액을 전년 동기 대비 3.4%(3조 8,639억원) 늘린 바 있다. 지난해와 비교한 올해 투자 증가율은 이보다도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업종별로 보면 지난해에 비해 투자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IT전기전자 업종이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투자액이 56조 7,112억원으로 작년 동기 44조 6,977억원 대비 12조135억원(26.9%) 증가했다. 전체 21개 업종 중 투자액 증가폭이 10조원 이상인 곳은 IT전기전자가 유일하다.
상사와 유통, 식음료, 제약, 서비스, 증권 등 6개 업종도 지난해 대비 투자액을 1,000억원 이상 늘리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증가액은 상사가 3,670억원, 유통이 3,571억원, 식음료 2,568억원, 제약 2,486억원, 서비스 2,231억원, 증권 1,281억원 순이다.
반면 9개 업종은 같은 기간 투자액이 줄며 코로나19 영향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석유화학 업종의 투자액 감소폭이 2조488억원으로 가장 컸고 자동차·부품(-8,211억원), 공기업(-7,792억원), 조선·기계·설비(-5,506억원), 철강(-4,275억원) 순이었다. 투자액 감소폭 상위 5개 업종 중 공기업을 제외하면 모두 ‘중후장대’ 업종이었다.
기업별로 보면 삼성전자의 투자액 증가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3분기까지 유형자산과 무형자산 취득에 총 28조 8,704억원을 투자한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까지 이보다 8조932억원(28%) 늘어난 36조 9,635억원을 투자했다.
이어 SK하이닉스(2조 3,941억원↑), 삼성SDI(4,134억원↑), LG전자(4,055억원↑), KT(3,794억원↑) 순으로 투자액 증가 폭이 컸다. 투자액 증가 상위 5개 업종 중 KT(통신)를 제외하면 모두 IT전기전자 업종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다만 지난해 대비 투자액이 감소한 기업도 전체의 절반 수준(48.5%)인 163곳에 달했다.
GS칼텍스의 투자액이 지난해 3분기 누적 1조 2,249억원에서 올해 3분기 누적 5,866억원으로 6,384억원(-52.1%)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SK텔레콤(-5,174억원)과 현대자동차(-3,614억원), 한국수력원자력(-3,455억원), 기아(-3,305억원)도 전년 대비 투자액이 3,000억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대기업 중 대규모 합병 또는 분할을 진행한 곳을 제외한 301개 기업은 올해 들어 지난해 코로나19로 움츠러들었던 고용 창출에도 힘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체 고용 인원수는 115만 5,061명으로 2019년 말 115만 4,445명 대비 616명(0.05%)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올해 3분기 기준 전체 고용 수는 116만 253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5,192명(0.45%) 늘었다.
고용 형태별로 보면 정규직이 지난해 3분기 108만 4,416명에서 올해 3분기 108만 6,328명으로 1,912명(0.18%) 증가했고, 비정규직(기간제 근로자)이 7만 645명에서 7만 3,925명으로 3,280명(4.64%)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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