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상훈기자= 부산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에 그친 한국축구 아시안게임대표팀의 박항서 감독이 취임 3개월만에 경질됐다.
대한축구협회는 18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술위원회를 열고 대표팀의 아시안게임 경기 내용을 검토한 끝에 박 감독을 경질키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김진국 기술위원장은 회의가 끝난 뒤 "아시안게임 결과를 분석하고 기술위 내부의견을 모은 결과 박 감독의 지도자 경험 및 선수 장악력 부족, 전술 운영 미숙 등이 지적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박 감독에게 2004년 올림픽의 지휘봉을 맡길 수 없다고 판단, 경질을 결정했다"고 해임 이유를 설명했다. 또 김 위원장은 "이번 대회에서 거둔 불만족스런 결과 외에도 협회가 감독에게엄중 경고하는 사상 초유의 불미스런 사태가 발생했던 점도 경질의 한 원인"이라고덧붙였다.
기술위는 또 후임 감독 영입 및 올림픽 대표팀과 성인대표팀의 통합 운영 등에대해 의견을 교환, 차기 감독으로는 우선적으로 국내 감독을 추천하되 희망자가 없을 경우 외국인 감독을 영입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기술위는 외국인 감독을 영입할 경우의 후보자 문제와 대표팀 운영 방법 등은위원들이 최적의 안을 마련해 앞으로 열흘 안에 다시 회의를 열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아시안게임 보다는 올림픽이 중요하며 박 감독 스스로도 평가를받겠다는 약속을 해 경질을 결정했다"며 "차기 기술위에서는 후임 감독과 대표팀 운영 체계 등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끝) 2002/10/18 19:37
석달만에 막 내린 박항서호
(서울=연합뉴스) 김상훈기자 = 2002 월드컵 4강 신화를 이어 부산아시안게임 우승을 목표로 내걸고 취임한 박항서 감독이 뜻을 이루지 못한 채 하선했다.
지난 8월 초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아시안게임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뒤 박항서 감독이 내세운 목표는 히딩크 감독의 팀 운영체제를 이어가 아시아 최강의 전력을 유지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에서는 준결승전에서 이란에게 패해 동메달에 그쳤고 기술위는 박 감독에 대해 경험 및 선수 장악력 부족, 전술 운영 미숙 등의 이유를 들어 단죄했다. 박 감독이 스스로 '아시안게임 후 평가를 받겠다'고 약속한 만큼 아시안게임 우승을 일구지 못한 결과로만 놓고 보자면 그의 경질은 아주 당연하다.
그러나 박 감독이 히딩크의 벤치 착석 및 계약 문제에 대해 입장을 표명했을 당시 협회는 '엄중경고'를 하면서도 임기는 2004 올림픽까지로 못박았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협회의 결정도 근시안적이었다는 비난을 피할 수는 없다.
더욱이 협회가 불과 한달 남짓한 대회 준비기간도 실패의 원인으로 인정하고 있는 상황을 놓고 보면 지난달 초 남북통일축구를 앞두고 벌어진 박 감독과 축구협회와의 불협화음이 이번 경질에 더 크게 작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
김진국 기술위원장 역시 '불협화음도 박 감독 경질에 작용했다'고 밝혀 '본보기성' 칼질의 성격도 내포하고 있음을 당당히 밝혔다. 결국 협회는 '올림픽 성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박 감독을 경질했고 후임으로우선적으로 국내 감독을 추천하겠다'고 밝혔지만 본보기식 경질을 통해 스스로 자신의 입지를 좁혀가는 자충수를 두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특히 히딩크 감독과의 기술고문직 계약서에 '감독 영입 우선협상권' 조항을 명시해 가뜩이나 '국내 지도자는 임시직'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상태에서 본보기식 경질을 지켜본 국내 감독 가운데 과연 누가 대표팀을 맡겠다고 나설 지 의문이다. meolakim@yna.co.kr (끝) 2002/10/18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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