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타이완을 향해 ‘제2의 아프가니스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가운데,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이 민주주의 국가로서 자유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천명했다고 네포크타임스가 20일 전했다.
차이잉원 총통은 18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의 존재를 스스로 의미 있게 만들어야 한다”며 “민주와 자유에 대한 견지, 국제사회의 집단 안보와 번영을 위해 타이완은 필수불가결한 존재”라고 밝혔다.
타이완은 중화권에서 유일하게 민주주의 정착에 성공한 국가다. 공산주의 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사회주의 가치 확대와 패권야욕을 노골화한 상황에서 대만 아태 지역 자유진영의 최일선 방어선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일부 언론은 한국과 일본에 의지하고 타이완의 자기방어 노력을 저평가했지만, 이날 차이잉원 총통은 “공동의 가치와 이익을 지닌 파트너와 함께 노력하고 협력해야 한다”면서도 “남의 보호에 의존하는 것은 우리의 선택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차이잉원 총통은 “며칠 후면 8·23 진먼(金門 ·금문)전투 63주년”이라면서 “63년 전, 대만 국민은 자신의 고향을 지키기 위해 군민이 합심해 위협을 물리쳤다. 이 전투의 승리가 (타이완의 결속을 나타내는) 가장 좋은 증거”라고 말했다.
진먼전투는 제2차 국공내전 중이었던 1949년 10월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타이완국이 금문도를 두고 벌인 전투다. 면적이 151.7㎢로 울릉도의 2배 정도인 금문도는 타이완섬과는 200km 정도로 멀지만 중국 본토에서 10km로 가깝다.
차이잉원 총통이 언급한 8·23 진먼전투는 1958년 8월 23일 벌어진 두 번째 전투를 가리킨다. 중국은 10여년 전 패배를 거울삼아 무려 한 달 반가량 47만발의 포탄을 퍼부었으나 결국 섬을 빼앗지는 못했다.
차이잉원 총통은 중국에 유화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일부 내부 여론을 의식한 듯 “가치를 공유하지 않으며, 타이완한 무력 사용을 포기하지 않는 상대방의 일시적인 선의와 베풂은 더더욱 우리의 선택이 아니다”라며 자유민주를 포기하고 중국과 손잡아야 한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이어 “각종 위협과 협박을 직면하는 상황 속에서, 만약 이 세대가 타이완의 안보·자유·민주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포기한다면 다음 세대에 두고두고 미안할 것”이라며 “자유·안보 수호는 타이완 총통으로서의 사명이다. 이는 동시대를 사는 모든 타이완인도 같은 사명이기를 바란다. 함께 노력해주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차이잉원의 메시지에는 미국에 의존하거나 기대하는 언급은 없었다. 대만 스스로 영토를 수호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8·23 진먼전투를 언급한 것도 다른 국가의 지원을 일부 받을 수는 있지만 결국 믿을 것은 자신이라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17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환구시보는 사설에서 “미국이 카불(아프간) 정권을 버린 것은 아시아 일부 지역, 특히 타이완에 충격을 줬다. 이제 타이완도 미국을 믿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됐을 것”이라고 비아냥거렸다.
친미 정부는 몰락한다며 공산주의 중국 대신 자유민주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미국을 선택한 차이잉원 정부를 공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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