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한 수준이며 전문가들은 7-8월을 중대 고비로 보고 있다고 VOA가 10일 전했다.
북한 김정은은 6월 15일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식량난을 공식 시인했다. 김정은이 집권후 식량난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장마당에서 1kg에 4천원 하던 쌀 가격이 7천원대로 오른 시점이었다.
북한농업 전문가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동북아연구원장은 김정은의 발언은 그만큼 식량난이 심각하다는 뜻으로, 올해 북한은 최악의 식량난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와 탈북민들에 따르면 북한 전역에서는 이미 식량난으로 갖가지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식량난이 가장 심각한 지역은 함경남북도와 양강도, 자강도, 강원도로 알려졌다.
이들 지역은 산이 많은 곳으로 그동안 주로 중국과의 공식, 비공식 무역으로 식량을 조달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1월 북-중 국경이 봉쇄되고 17개월 이상 밀가루를 비롯한 식량이 들어오지 않아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다고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는 말했다.
탈북민 출신인 조충희 굿파머스 소장은 황해북도의 제철소에는 배급이 끊어져 출근을 못하는 노동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식량난은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쌀과 옥수수 (강냉이)가격이 오르자 북한 당국은 장마당 단속을 강화했다. 안전원들은 가격을 통제하는 것은 물론 ‘메뚜기’라고 부르는 길거리 가판과 노점을 금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상인들과 안전원 사이에 욕설과 싸움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고 ‘아시아 프레스'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식량난을 곡물 공급과 구매력 하락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보고 있다.
우선 북한의 농경지는 190만 ha로 여기에서 매년 390-460만t 정도의 쌀과 옥수수(강냉이)를 생산해 왔다. 그런데 지난해의 경우 봄 가뭄과 비료 부족, 그리고 태풍과 수해 등으로 전년도에 비해 24만t 감소한 440만t에 그쳤다.
반면 식량 수요는 일정하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 (WFP)과 식량농업기구 (FAO)는 북한의 인구를 2천500여만 명으로 잡고 연간 식량 수요량을 575만t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식량 필요량 575만t에서 생산량 440만t을 빼면 부족량이 135만t이다. 이는 북한이 자체적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규모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식량난의 또다른 이유는 장마당 기능 마비와 주민들의 구매력 하락과 관련이 있다고,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말했다.
북한의 배급제도는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사실상 붕괴됐다. 현재 배급을 타는 사람들은 당 간부나 보위부, 안전원같은 힘있는 사람들이다. 일반 주민들 대부분은 개인장사를 하거나 각자 돈을 벌어 장마당에서 쌀과 옥수수를 사먹는다.
북한은 이미 지난해 가을 수확한 쌀과 옥수수를 대부분 소비했다. 6월에는 이모작 작물인 감자와 밀, 보리 등이 나온다.
그러나 감자는 6월부터 한 달 정도 소비하면 끝이다. 따라서 앞으로 두 달을 버텨야 하는데 버틸 식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자체적으로 식량난을 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언제, 어떤 경로로 국제사회에 식량 지원을 요청할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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