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동, 가을(秋) 향기
삼청동, 가을(秋) 향기
  • 김기영
  • 승인 2007.11.11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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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락 소리나는 낙엽을 밟으며

^^^ⓒ 김기영 기자^^^
엄마는 제게 말을 하시곤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루고 있는 것은, 따스한 정과 따뜻한 말이라고. 아빠는 제게 버릇처럼 선물하시곤 합니다. 가을의 낙엽과 향내음이 풍기는 솔잎 그리고 따뜻한 정과 사랑을. 사다리를 타고 지붕 위로 올라가 엄마가 하신 말씀, 아빠가 주는 선물 가만히 들여다보면 마음이 괜스레 따뜻해지곤 합니다.

문을 열면 마당 한가득 빼곡히 얼굴을 내민 많은 나무와 꽃들, 나무와 꽃들은 엄마의 준비물입니다. 나뭇잎을 따고, 꽃잎을 찾잔에 띄워, 직장에서 땀을 흘린 아빠께 전하는 따스한 차 속에 담긴 우리 가족만의 작은 의사소통이니까요.

^^^ⓒ 김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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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하늘을 뒤로 젖히고 고개들면 커다란 산이 자리 잡고 있죠. 그 속에 옹달샘 하나가 있답니다. 옹달샘에서 흘러내리는 맑고 깨끗한 물은 아빠만의 어려운 숙제입니다. 저는 그렇게 찻잔 하나에 담긴 많은 의미와 사랑을 배워 나갑니다. 저조차 감당하기 힘든 많은 시련들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따뜻하고 맑은 찻잔 하나에 담긴 아름다운 사랑이 있어서가 아닐까요.

앞마당을 달빛과 별빛으로 가득 채웠던 아름답고 은은한 그때의 향내음과 가족의 사랑. 그 많은 추억과 사랑의 그림자를 딛고, 나는 한 걸음 한 걸음 세상으로 발을 내딛습니다.

^^^ⓒ 김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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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매혹되면 뿌리칠 수 없는 은은한 향과 독특한 맛을 가진 찻잔에 담긴 아름다운 의미처럼, 저도 추억을 딛고 나가면 언젠가 찻잔의 향기처럼 많은 이들에게 사랑과 추억을 선물할 줄 아는 사람이 될 수 있겠죠.

찻잔의 여유로움 속에서 천천히 기다리는 법을 배웠습니다. 은은한 향기를 선물하던 찻잔의 향기 속에서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법을 배웠습니다.

녹색의 물 속은 길고도 험한 여행이지만, 찻잔에서 배운 사랑이 있기에 은은한 향기와 함께 잠에 취해 봅니다. - 설록의 노래 '찻잔에서 배운 것' -

^^^ⓒ 김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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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동에도 가을이 왔습니다. 색색깔의 낙엽이 운치 있게 삼청동 골목 이곳 저곳을 물들였습니다. 수북히 쌓인 낙엽을 발로 조심스럽게 밟으니,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바스락 바스락....

그 소리가 귓가에 퍼지며 나그네에게 따뜻한 녹차 한 잔이 그립지 않냐고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는 것 같습니다.

^^^ⓒ 김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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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햇살이 삼청동 단풍 거리를 비추며, 단풍 색깔을 더욱 진하고 아름답게 보여줍니다. 거리에 고인 물 위에 떨어진 단풍 잎이 그림자를 만들고, 바람 결에 두둥실 움직입니다. 그 모습을 한 참 동안 바라보던 나그네의 마음도 어느 새 단풍 잎과 동화 되며, 시간이 멈춥니다.

그리고 세상에서 볼 수 없는, 세상에서 들을 수 없는 무릉도원으로 날개를 달고 날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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