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9일(현지시각) 세계에서 15세 이상의 여성 가운데 대체적으로 3명 가운데 1명꼴인 7억 3600만 명이 남편이나 연인으로부터 폭력을 당하거나, 타인으로부터 성폭행을 끔찍하게 당한 적이 있다는 추계를 발표했다.
이 같은 추계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유행이 시작되기 전의 조사에 근거한 수치로,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Tedros Adhanom Ghebreyesus) WHO 사무총장은 “여성에 대한 폭력은 모든 나라에서 볼 수 있는 현상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세계적 대유행(pandemic)으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외출 제한이나 사회적 불안 증대에 따라 가정폭력(DV)이 늘고 있는 상황에 우려를 나타냈다.
조사는 지난 2000~2018년에 실시됐다. 조사에서 15~49세 여성 가운데 남편이나 애인에게서 폭력이나 성폭행을 당한 사람의 비율은 개도국 중에서도 특히 발전이 늦은 후발개발도상국(LDC)에서 37%나 됐다.
지역별로는 호주와 뉴질랜드를 제외한 오세아니아에서 51~39%로 가장 높고, 남아시아에서는 35%. 동아시아는 20%였으며, 남유럽이 16%로 가장 낮았다. 또 일부 국가에서는 여전히 이 수치가 더 높다. 키리바시, 피지, 파푸아뉴기니, 방글라데시, 콩고민주공화국, 아프가니스탄을 포함한 국가 여성의 약 절반이 영향을 받았다.
세계보건기구는 이 같은 여성들에 대한 폭력 등은 사회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수억 명의 여성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긴급한 조치를 필요로 하는 전염병과 같은 세계적인 공중 보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 1612개국을 대상으로 2013년 마지막으로 발표된 데이터를 업데이트한 이번 분석 결과, 폭력을 경험한 대다수의 여성들이 배우자 등에 의한 성적, 또는 육체적 학대를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연애를 해본 15세에서 24세 사이의 여성 4명 중 1명(25%)은 20대 중반이 되었을 때 이미 학대를 경험한다고 영국의 텔레그래프지가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 주도의 분석을 이끈 클라우디아 가르시아-모레노(Claudia García-Moreno) 박사는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높은 비율은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젊은 여성들의 경험이 특히 ‘걱정스럽고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르시아-모레노 박사는 “장기적인 건강상의 영향과 계획되지 않은, 그리고 종종 원치 않는 임신이 있다”면서 “하지만 이 시기는 또한 젊은 여성의 삶에서 건강한 관계를 확립하고 좋은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확립하기 위한 매우 형성적인 시기”라며 그 시기에 높은 비율을 성폭행 등의 경험을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학대가 있었던 가정에서 자라거나 어렸을 때 학대를 당하는 것은 위험 요소”라며 “여성에 대한 폭력도 악순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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