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곧 상처임을 알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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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곧 상처임을 알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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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보는 세상 87>나종영 "노랑붓꽃"

 
   
  ^^^▲ 노랑붓꽃은 아니지만...
ⓒ 붓꽃/우리꽃 자생화^^^
 
 

나는 상처를 사랑했네

작은 풀이파리만한 사랑 하나 받고 싶었을까 나는
상처가 되고 싶었네

노란 꽃잎을 어루만지는 손길에
병든 몸이 뜨거워지고,
나는 사랑이 곧 상처임을 알았네

지난 봄 한철 햇살 아래 기다림에 몸부림치는
네 모습이 진정 내 모습임을

노랑붓꽃 피어 있는 물가에 서서
내 몸이 가늘게 떨리는 것을

나는 사랑했으므로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내 안에 있음을,
나는 상처를 사랑하면서 알았네.

사랑...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대체 사랑이 무엇이길레 그토록 많은 문필가들이 사랑이란 주제 속에서는 그리 자유롭지 못하는 걸까요. 대체 사랑이 무엇이길레 그토록 수많은 사람들이 울고 불고 하다가 마침내 목숨까지 거는 것일까요. 대체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사랑이란 불길처럼 그렇게 활활 타오르다가 문득 푸시시 푸시시 꺼져가는 것일까요. 어느날 문득 내 곁을 스쳐 지나가는 달콤한 산들바람 같은 것이 사랑일까요. 사랑이란 저 푸르른 하늘을 떠돌다 어느 순간 푸르른 하늘이 되고 마는 뭉게구름 같은 것일까요. 세차게 몰려왔다가 하얀 거품처럼 톡톡 터지는 것이 사랑일까요.

나도 한때 그 누군가를 몹시도 사랑했던 적이 있습니다. 몹시도, 정도가 아니라 목숨을 걸 정도로 사랑했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한 순간도 보지 못하면 이내 가슴이 까맣게 타기 시작했습니다. 차라리 사랑하는 그 사람을 조그만 인형으로 만들어 호주머니에 넣어 다니고 싶었습니다. 보고 싶을 땐 언제든지 꺼내 볼 수 있도록.

시인은 말합니다. 사랑을 위해 "나는 상처를 사랑했"노라고. "작은 풀이파리만한 사랑 하나 받고 싶"어 사랑하는 님의 "상처가 되고 싶었"다고. 그리하여 사랑하는 님께서 나를 어루만지는 가벼운 손길에도 이내 "병든 몸이 뜨거워지"면서 "나는 사랑이 곧 상처임을 알았"노라고.

그 상처는 "지난 봄 한철 햇살 아래 기다림에 몸부림치는/네 모습이 진정 내 모습임을" 깨달았을 때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그리하여 "노랑붓꽃 피어 있는 물가에 서서/내 몸이 가늘게 떨리는 것을" 보고 느꼈노라고. 그 순간부터 "나는 사랑했으므로 이 세상의 모든 것이/내 안에 있음을,/나는 상처를 사랑하면서 알았"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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